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타인에게 귀 기울이기

지하련 2009. 3. 12. 13:33


얼마 전에 참가했던 컨퍼런스 발표자가 말하길, "사람들 대부분은 타인의 말을 듣지 않는다. 단지 듣는 척만 할 뿐이다. 듣는 척만 할 뿐,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난 뒤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주장할 것인가에만 골몰한다. 그만큼 타인의 말을 귀담아 듣기란 어렵고, 그것을 자신의 생각인양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정말 그런 것일까. 요즘 며칠 좀 어수선한 일에 휘말려 버렸다. 내가 자초한 일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시 그 상황이 오더라도, 나는 똑같이 행동했을 가능성이 99% 이상이다. 

오늘, 내일은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만 하는데, 그게 가능할 지 잘 모르겠다. 그냥 매몰차게 행동해야 되는 것이 방법인지, ... ... 딱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실은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이기도 힘든데, 그 말의 진의를 깨닫고 뭔가 도움을 주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타인들과 함께 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종류의 어떤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표현도 다시 한 번 되집어봐야 되는 건 아닐까.

나도 누군가에겐 타인이듯, 우리 모두 타인일 뿐이다. 현대 사회 속에서 익명성이 꽃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몇 천 년동안의 문명 끄트머리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조차 타인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