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이론

현대 프랑스 지성사, H.S.휴즈

지하련 2003. 6. 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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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프랑스 지성사
(부제 : 차단된 통로 : 절마의 시대에 있어서의 사회사상)
H.S.휴즈 지음, 김병익 옮김
문학과 지성사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 <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는 알아도, 이 영화의 원작자인 조르주 베르나노스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실은 브레송보다 더 유명하고 더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한 소설가에 대해선. 이런 편식은 비단 문학에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1960년대 구조주의의 열풍, 또는 그 이후에 대해서만 알고 있을 뿐 이 구조주의 학자들이 젊은 시절에 누구를 만났는가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못해 무식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 학자들에게 사르트르가, 말로가, 생 떽쥐베리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조르주 베르나노스는 ‘프랑소와 모리악과 더불어 양차 대전 중간기에 가장 영향력 큰 두 카톨릭 소설가 중 하나가 되는 탁월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소설 이외에도 그는 일련의 장편 에세이들 - 국민들에게 보내는 호소장 형식으로 엮어진 -을 썼는데 그것들은 이 시대가 생산한 영웅적 이상의 가장 박력있는 표현이 된다.’ 하지만 그는 우파였다. 그는 기사도적 이상, 영웅주의, 애국심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 시대 우파들 중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프랑스어를 구사하였다.

H.S,휴즈의 이 책은 베르나노스를 비롯하여 자끄 마리탱, 가브리엘 마르셀, 뒤 가르, 샤르댕 등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프랑스 지성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알 듯 모를 듯 어려운 단어들로 채워져 있는 구조주의자들의 책을 읽는 것보다 이 책을 읽는 것이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데 보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이 책이 새로 재출간되었다. 개마고원에서. 궁금한 이들은 사서 읽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막다른 길
스튜어트 휴즈 지음, 김병익 옮김/개마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