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메이데이의 출근, 그리고 연휴

지하련 2009. 5. 1. 17:14


천천히 집을 나섰다. 지난 밤 숙취가 풀리지 않아서였고, 노동절이라는 핑계로 다소 여유를 부리고 싶어서였다. 지하철 대신 김포공항에서 삼성동까지 오는 공항버스를 탔다.

역시 연휴의 시작인지라, 88도로는 꽉 막혔고(여의도 구간은 현재 공사 중이라 한 차선을 막아놓아 더 막히고 있다), 강변북로도 사정은 비슷했다. 마치 연휴의 시작이 아닌, 그저 평범한 금요일 오전 같았다.

혼자서, 나이가 이만큼 들고 보니, 긴 연휴가 불편하기만 하다. 같이 술잔을 기울이던 벗들도 결혼을 하든지, 연애를 하든지, 외국으로 나가든지 한 탓에, 누군가를 불러 술 한 잔 마신다는 것도 불편한 일이 되었다.

어디 혼자 여행이라도 가고 싶은데, 마땅한 곳이 있을까 싶다.

오전에 한강 변을 지나는데, 하늘을 나는 브이자로 나는 새떼가 보기 좋았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상쾌했다. 내 마음도, 내 일상도, 이런 봄날을 닮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