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내가 은퇴하는 이유 열 가지 - 소렌스탐

지하련 2009. 6. 14. 02:12


서재 방바닥을 정리하다가 찢어놓은, 오래된 신문 조각에서 소렌스탐의 은퇴 기사를 읽는다.

그녀는 작년 5월에 은퇴했다. 은퇴하면서 데이빗 레터먼 쇼에 출연하면서, 내가 은퇴하는 이유 열 가지를 밝혔다. 그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타이거 우즈가 자꾸 내 퍼터를 훔쳐 가는 게 지긋지긋해서"
"그린을 겨냥하는 게 점점 재미없어지고 대신 관중을 겨냥해 샷을 날리는 것에 관심이 많아져서"
"스트레스가 심한 경기에서 티를 땅콩처럼 씹어 먹을 때"
"(캐디가 아니라) 캐디백과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기나긴 (미국) 대선 캠페인 때문에 인생이 지겨워져서"

이런 이유들 중에서 1위는 "요즘 내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내 약혼자의 퍼트뿐"이라는 것이다.

작년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나도 은퇴할 때, 이런 은퇴 이유를 밝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지만, 도리어 소렌스탐의 저 은퇴 이유, 너무 부럽기만 하다.

최고의 자리에 선다는 것도 어려운데, 그 자리에서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자유와 행복을 위해 은퇴한다는 것. 대단하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다. 먼 훗날 나도 이렇게 은퇴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