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주말

지하련 2009. 6. 15. 18:35

한 두 달 전, 삼성동 인터알리아에서 요시토모 나라의 판화를 보면서, '이 사람 참 감각적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일요일 아침, 아트저널 2009년 신년호를 보면서 또 그런 생각을 했다. 마치 피부 세포 하나 하나가 낮은 하늘을 가진 어느 날, 대기 속의 물방울에 젖어, 까끌까끌하게 날이 선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트저널에 실린 어느 갤러리의 요시토모 나라 전시 광고 페이지.


오래, 혼자 살다보니, 이것저것 다 해보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금붕어 돌보기와 화분들이다. 이 방 저 방 한 두개씩 있던 화분들을 현관 입구에다 모아놓았더니, 제법 보기 좋았다. 아무도 없는 낮에는 꽤 쓸쓸하고 답답하겠지만, 퇴근 후 나는 이들을 위해 온 집의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어둔다.




일요일 낮에는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나, 와인을 마셨다. 오랜만에 좋은 와인들을 마셔, 기분이 좋아졌다. 몇 주 뒤, 다시 모여 마실 듯 싶다. 일요일 오후 햇살 아래에서 간단한 치즈 샐러드와 와인 한 두 잔. 사소한 행복을 느끼기에 딱 좋은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