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레퀴엠을 듣는 일요일

지하련 2009. 8. 23. 12:50

햇볕정책을 지지하면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려다가 번번히 좌절했던, 배경없는 집안의, 야당 출신의, 상고 졸업의 전직 대통령은 자살하고, 젊은 시절 정치적 탄압이라는 탄압들을 다 받던 사형수 출신으로, 한국사람들이 떼로 수여하면 안 된다고 하던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IMF 구제금융 시기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전직 대통령이 죽고, ...

그러는 동안 남북 대화는 수익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는 기업체의 총수가 넘어가 마치 정부 관계자가 된 양 이야기하고, 전직 대통령의 장례가 좋은 기회가 되어 북의 사람들이 서울로 오고, 그러는 동안 현 정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 

'잃어버린 10년'을 이끌었던 두 명의 대통령이 저 세상으로 가버리고, '잃어버린 10년'에 동의했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 다들 계산하기에 바쁘겠지.

위대한 예술가들의 시기였던 르네상스의 혁명적인 미덕이었던 계산이 이젠 천박한 자본주의의 끔찍한 악덕으로 변해버린 지금....


오늘, 슬픈 일요일, 죽은 사람들은 말이 없고 진실된 가치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란 음악 듣는 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