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요리와 일상

지하련 2010. 3. 28. 23:28

요리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내 작은 소망 리스트들 중 하나는 일요일 오전 가족보다 먼저 일어나 주말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신선한 과일과 야채로 샐러드를 만들고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든든한 일요일 아침 식사로, 행복한 일요일을 보낼 수 있는 육체의 준비.

 

그러나 21세기 초 서울, 나는 그 무수한 나 홀로 집안들 중의 하나로, 이젠 혼자 밥 지어 먹는 것마저도 힘들어 굶거나 식당에서 아무렇게나 먹기 일쑤다. 나를 위해서 요리하는 것만큼 궁상맞은 짓도 없다. 요리란 참 근사하고 아름다우며 행복한 행위인데, 나를 위해 뭔가 만들고 있노라면 참 서글픈 생각이 앞선다. 나에게 그런 요리의 기회가 자주 찾아오길 기대할 뿐이다.
 

몇 장의 사진을 올린다.


테터앤미디어에서 명함을 보내주었다. 근사한 명함이다. 그런데 과연 이 명함은 언제 어디에서 줘야할 지. (늘어나는 명함. 이로서 내 명함은 4개가 되었다. ㅡ_ㅡ;) 


버섯수프다. 빨간 꽃잎과 베이지색 수프가 어우린 색감이 꽤 매력적이었다. 특히 잘게 채 썰어넣은 버섯이 입안에 느껴질 때의 느낌은 흥미로웠으며 다채로움을 선사했다. 


등심스테이크다. 이렇게 구워져 나올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나이프가 움직이는데, 고기가 그대로 잘려져나갔다. 겉으로 단단해 보였는데, 입 안에 들어가자 녹는 느낌이었다. 쉐프는 이 고기를 어느 온도에 얼마나 두어야 하는가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후식으로 나온 디저트다. 레몬을 띄운 홍차와 함께 했다. 
(위 요리들은 삼청동 플로라에서 경험한 것들입니다. : ) )


좋은 요리를 경험한다는 것은 그 경험을 지나, 나로 하여금 그러한 요리를 하고 싶게끔 만드는 그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 조만간 새로운 요리 하나에 도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