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hinking/Technology

스마트폰 열풍에 대한 단상

지하련 2010. 3. 29. 21:04

최근의 스마트폰(Smartphone) 열풍이 나는 매우 못 마땅하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다. 스마트폰 전에는 PDA폰이 있었고, 그 전에는 PDA가 있었다. 마치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전부인 양 이야기하는 것도 싫다. 더구나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이 기업에게 대단한 비즈니스 모델인 양 접근하는 것도 싫다.

 

위젯이 마케팅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전부이듯이,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은 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대단한 수익 모델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다른 채널에서 사용할 마케팅 비용으로 작고 재미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배포하는, 일종의 마케팅 툴로 이해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주는 전문 기술 에이전시가 돈을 벌 것이며, 결국에는 이런 에이전시들도 기존의 대형 광고/마케팅 에이전시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

 

특히 한국의 유저는 기본적으로 DIY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아이폰의 경우, 폐쇄적인 기술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 스마트폰들은 개방적인 기술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하긴 폐쇄적이든 개방적이든 폰에 설치하고 삭제하는 방식은 똑같다. 더구나 개방적일 경우에는 다양한 방식의 어플리케이션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요구된다.

 

그러나 비즈니스적으로 보자면, 기술 정책이 개방적이어서 수익을 만들 수 있고, 폐쇄적이라 수익을 만들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또한 그 반대도 아니다. , 개방/폐쇄라는 사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될 요소이지, 사업 초기의 승패를 좌우할 문제는 아니다.

 

나는 스마트폰 열풍이 너무 우습다. Vertical Device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이미 다 사용하고 있으며, 기업 내 어플리케이션들과 이미 연동되어있다. 하긴 기존에 사용하던 Vertical Device를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FMC(fixed mobile convergence)에서 사용할 스마트폰이 그나마 현실성 있어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측면은 아래와 같다.

 

1.    기술 트렌드라기 보다는 몇몇 기업들이 주도하는 마케팅 전쟁이며, 실제 유저는 스마트폰의 제대로 된 기능을 사용할 준비도, 그럴 생각도 없다.

 

2.    마케팅 전쟁에 편승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면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도 작년 초 중반의 위젯 트렌드와 비슷할 것이다.

 

3.    오직 스마트폰에서만 사용가능한 비즈니스 유료 어플리케이션은 돈이 되지 않을 것이다. 특화된 비즈니스 어플리케이션이 존재할 수 있으나, 마켓이 크지 않을 것이며 투자 대비 수익률로 따지자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케팅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특화된 비즈니스 어플리케이션 대부분은 영어로 된 무료 어플리케이션이 나와있을 것이다.

 

4.    기업에서는 Mobile Workplace의 관점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으나, 과연 얼마나 사용할까? 차라리 노트북이 더 나을 것 같은데. 더구나 요즘 노트북은 넷북 수준의 무게와 두께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5.    특화된 기능을 수행하는 모바일 기기를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는 별개의 영역이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자. 기존에 핸드폰 사용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의 폰을 구입해서 기존 핸드폰에서 사용하던 기능들만 사용할 것이라는 것! 아마 이노베이터나 어얼리 어답터들은 그러한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하겠지만, 절대로 캐즘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것!

 

아마 한 두 개의 유료 어플리케이션은 캐즘을 넘겠지만, 대부분은 무료 어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

 


아이폰 열풍은 기술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마케팅 후광 효과로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편리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디자인, 그리고 애플이라는 브랜드. 그런데 며칠 전 애플은 iPad를 위한 iBookstore에서 30,000권의 책을 무료로 서비스하기로 했다. 이제 아마존 킨들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답을 해주고 있지 않다. 추측컨대, 마케팅 측면에서 애플은 충분히 앱스토어를 활용하고 있으며,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 


너무 부정적인 톤인가? 하지만 나의 결론은 이렇다. 핸드폰 사용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서 핸드폰 사용하듯 그렇게 사용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앱 다운로드하여 설치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며, 무수한 앱들 중의 하나일 것이라는 점. 기술적인 문제는 그 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