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 Depaysement - blooming the City

지하련 2011. 7. 15. 12:39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 Depaysement - blooming the City
2011.6.15 - 7. 17. 아르코미술관(대학로)
(2011년 아르코미술관 기획공모전, 기획: 최재원, 김미경)





우리들 대부분은 도시에 살아갑니다. 서울이거나 부산, 혹은 광주이거나. 아니면 뉴욕이거나 런던이거나 LA이거나. 그리고 지금 여기를 살아갑니다. 거기 어제가 아니라. 그런데 지금 여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쫓기는 듯한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우리가 살고 움직이는 이 도시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현재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 열리고 있는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는 지금 여기 이 도시에 대한 반성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전몽각, 경부고속도로29, 99.7x150cm, 1968 경, 한미사진미술관 소장


우리의 도시는 식민 지배와 근대화, 서구와 전통이 혼재하는 삶 속에서 서구 근대의 도시형성 과정과는 매우 다른 복합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전시는 흥미롭게도 그 혼성적 특성을 ‘데페이즈망’이라는 말로 풀어낸다.

“수술대 위에서의 우산과 재봉틀의 우연한 만남처럼 아름다운”이라는 로트레아몽의 말처럼, 낯익은 사물들이 낯선 장소에 놓일 때 일어나는 충격을 미학적으로 간주하는 말이 초현실주의 단어인 “데페이즈망”이다. 그러고 보면 사실상 우리의 도시도 “데페이즈망” 도시다. 도시의 물리적인 외형만이 아니라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구조와 문화예술 모두가 “데페이즈망”이다.



데페이즈망. 이건 그렇게 어려운 단어가 아닙니다. 혹시 어렸을 때 다녔던 초등학교에 놀러 간 적이 있다면,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를 보고 실망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예전엔 참 넓었던 곳인데, 이렇게 작았다는 것에 말이죠.

낯익은 사물이 시간 속에서 낯선 사물로 변해가는 것입니다. 이 전시의 키포인트는 여기에 있습니다. 참여한 작가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시선으로 도시를 낯선 시선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이는 관람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태범, Ambivalence-(파키스탄 폭탄테러), 120x180cm, 디아젝 프린트, 2010


원래 모더니즘의 ‘데페이즈망’, 혹은 낯설게 하기는 어떤 사물이나 존재를 낯선 공간에 위치시킴으로서 미학적 충격이나 효과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 자체가 시간 위에서 ‘데페이즈망’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도 말이죠.

잭슨홍, 순진하고 낙관적인, 39.5x26.2x22.7cm, 혼합재료(machined ABS plastic, plastic helmet, wood), 2010


이 전시에 놓인 작가들은 강국진, 김기영, 김기찬, 김형관, 박경근, 이제석, 임명진(임단), 전몽각, 잭슨홍, 주재환, 최병소, 하태범, 홍형숙입니다. 시각 이미지와 조형들로 배치된 전시 공간은 도시의 재해석, 시간 위의 데페이즈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열립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기찬, 서울 사근동 뚝방촌, 디지털프린트,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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