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12월의 추천 전시 - 이우환과 칸디다 회퍼

지하련 2011. 12. 6. 13:04


전시를 보러가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곰브리치는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고 난 다음 거리 풍경을 둘러보라. 미술관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세상 빛깔이 달라져 보일 거라고. 저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말 없는 작품들이 그 누구도 전해주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주곤 하니깐요.
 


Dialogue - 이우환 전
갤러리 현대, 12월 18일까지


이우환, Relatum-Expansion Place, 2008, 2 iron plates 230x25x1; 2 stones 60x60x60
이미지출처: http://artne.com/artfair/m_mall_detail.php?ps_ctid=02070000&ps_goid=136 




이우환. 그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작가입니다. 벌써 십 수년이 지난 것같네요. 저는 그가 동양적 추상주의의 한 극점을 이루고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는 철학자이자, 산문가이고 예술가입니다. 한국어로 나온 그의 몇 권의 책들은 예술가의 언어를 넘어 철학자의 언어입니다. (뛰어난 현대 예술가들 중에는 글도 잘 쓰는 이들이 많습니다)

“전시공간에서 작품과 마주할 때, 아마도 당신은 긴장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품고 있는 신기한 우주를 느낄지 모릅니다. 요컨대 더 높은 차원의 공간, 무한의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느낌은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고자 노력하는 관계(Relationship)에서 오는 것입니다. 저의 작업은 하나의 특성(Identity)를 재현(Present)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세계와의 만남(Encounter)과 조응(Correspondance)입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번 전시는 미국 뉴욕 구게하임 회고전의 갤러리 현대 버전이라고 할까요. 이우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전시이지만, 모르는 분들께는 강력하게 추천하는 전시입니다.




칸디다 회퍼 전
국제 갤러리, 12월 25일까지

칸디다 회퍼가 한국에 왔습니다. 2005년, 2008년에도 한국 전시가 있었습니다만, 아, 그 때도 저는 보지 못했네요. 저는 칸디다 회퍼의 작품은 파리에서 직접 보았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그녀는 건축물의 내부를 찍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렌즈를 지나 인화되는 건축물의 내부는 현실성을 잃어버립니다. 마치 궁중에 붕 뜬 듯, 비현실적인 구도를 가지면서 건물 내부의 특유의 아름다움이 몽환적으로 펼쳐지면서 마치 수평적 시간이 수직으로 압축되어 하나의 지점에 응축되어 사진에 담겨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작가는 건물의 미학적 측면보다는 자체적 기능에 기반한 유형학적 면에 초점을 맞추지만 함축된 내부 공간의 과거와 현재가 혼재된 장면을 렌즈에 담아내고 있다. 나아가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인간의 부재’와 ‘공간의 연출’을 평면적으로 해석한 이번 전시작품들은 작가가 현대 문화에 담긴 다양한 표상들에 접근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전시 소개




이미지 출처: http://voluminousandbillowing.blogspot.com/2009/02/candida-hofer.html?zx=c8a6c726dd52da50 



갤러리 현대와 국제 갤러리는 사간동에 있습니다. 사간동에서 전시를 보고 삼청동에서 커피 한 잔하는 일정으로 움직이면 좋을 것같네요~. 이번 주 주말 전시 보러가시기 바랍니다.



* 갤럭시S와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사용하신다면,  T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올댓주말미술여행'이나 '주말미술여행'으로 검색하셔서 다운받으세요. 최근 들어 업데이트가 뜸해졌지만, 그래도 놓치지 말아야할 전시는 무조건 업데이트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