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이론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지하련 2003. 12. 15. 21:01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지음, 후마니타스



주로 읽는 책이 문학, 철학, 예술 중심이라, 이 책은 무척 생소한 종류다. 가끔 읽는 비즈니스 실용서들도 있지만 주로 맥킨지나 부즈앨런해밀턴에서 나오는 리포트들이 많다. 어차피 비즈니스야, 실제 기업의 적용 사례가 중요한 것이니, 원론적인 책 두 세권 읽고 난 다음부터는 case study가 핵심이다. 하지만 정치 서적은 생소하다. 그만큼 정치는 꼴도 보기 싫은 종류의 것이고 술자리에 자주 등장하기는 하지만 싸움의 발단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일독을 권한다. 꼴 보기 싫다고 해서 투표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 나라를 떠나서 영영 돌아오지 않을 계획도 세우지 않은 바에는 이 책을 읽어 현재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최장집 교수가 이 책에서 논의하고 있는 문제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문제이다. 그건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질적으로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고 질적으로 나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까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해답이 맞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최장집 교수의 광복 이후 한국 사회에 대한 분석에는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 난 다음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이해의 깊이도 이 책을 읽기 전과 비교해 많이 깊어졌다.

일독을 권한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8점
최장집 지음/후마니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