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미학연습

14세기 르네상스 예술 이론

지하련 2006. 6. 10. 14:38

전미숙, ‘인간성과 신성의 조화, Trecento’, 미학-예술학연구, 1992, 2권


논문의 초반과 후반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르네상스의 인간 존엄 사상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하고 있으나, 이를 작품 해석으로 연결짓지 못하며 고대, 중세와도 연결짓지 못하고 있다. 조금 더 다듬어서 발표했다면 참 좋은 논문이 될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보라색 글은 내가 부연설명을 한 부분이다.


페트라르카

현세의 경험과 인간의 감정을 중시하며 세속적 욕망과 종교적 양심 사이에서 갈등함

: 낡은 요소(중세적)와 새로운 요소(르네상스)의 공존.


고딕과 르네상스는 서로 별개의 시대가 아닌, 동일한 감수성 위에서 형성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르네상스인들이 경멸했던 고딕 양식의 건축물들과 스콜라철학은 르네상스시대와 똑같이 경험적 세계(세속적 욕망)의 부상 위에서 그것을 종교적 세계 속에서 다스리기 위한 몸짓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종교적 세계를 우위에 두는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르네상스는 이 두 세계의 갈등 속에서 경험적 세계를 우위에 두기 시작한다. 즉 동일한 갈등 속에서 어느 것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하나는 고딕, 하나는 르네상스로 나누어진다.



'De Secretos conflictu curarummearum: Decontemptu mundi, 1342~3'

영혼의 자유 또는 정신의 자유의 실현으로서 천상생활의 지복과 지상생활의 매력이라는 두 가지 이상 사이를 방황하는 그의 심적 갈등을 표현하고 있음.


인간의 의지가 육신에 사로잡히면 인간 자신의 근원인 창조주를 잊고 善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성립될 수 없다.


인간의 의지가 천국을 향할 때 육신의 욕망이 사라져 고귀한 영혼에 도달하게 되며, 이 끊임없는 정신운동이 영혼의 내면적이며 인간의 계속적인 자기 창조의 과정임. 의지란 동적인 힘.


‘영혼의 갈등’의 제 1부는 진리의 망각을 다룬다. 즉 인간의 도덕적 진리, 덕성과 구원에 이르는 진리를 망각함으로써 야기되는 인간의 불행과 비참한 생활을 다룬 것으로, 인간의 비참은 인간 자유의지의 결과이다. 이 영혼의 병에 대한 치유책은 명상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한계를 깨닫고 마음의 평정과 구원의 내먼적 확신을 얻는 것이고 이를 위해 자신의 도덕적 생활을 엄격히 반성하는 일이다. 제 2부는 영혼의 병인 아키디아(accidia)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는 기독교의 덕성과 신앙으로 귀의함으로써 마음의 평정을 얻는다고 했다. 모든 사물과 인간에 내재한 영원한 불안정, 그리고 그것을 철저히 인식하고 난 뒤 오는 우울감, 그렇지만 그것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숙명, 이런 지적 이원성과 영혼의 반복되는 갈등, 세속적 경향 등이 잘 드러나며, 이는 페트라르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르네상스 인간의 공통된 문제였다. 제 3부는 가장 힘든 영혼의 병인 ‘사랑과 명예’의 추구에 대한 참회이며 결국 그는 진정한 명예와 자유를 위해 세속인으로서의 야심을 포기하고 명상에 몰두하라는 어거스틴에게 굴북한다. 이 책에서 어거스틴은 도덕적, 종교적 진리로서 인간이 궁극적 목표로 삼아야 할 진리이고, 베리타스 여신은 인간의 경험 세계의 진리를 상징한다


인생의 궁극적 목표는 신의 은총과 천상의 지복을 향유할 수 있는 경건한 생활에 두면서도 사실 그가 강조한 것은 현세에서 그 목표에 이르는 길은 학문 연구를 통해 덕을 쌓는 것이며, 이것은 인간의 의지와 능력으로 가능함. 인간은 인간 정신의 한계 내에서 자기 영혼의 설계자이며 자기 세계의 창조자임을 밝힘


인간 중심의 사상은 인간을 신과 동일시 하거나 신의 위치로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다. 신의 세계를 몰아내고 인간 위주의 세계로 만들기 위한. 르네상스 시대 이후 신의 세계를 천천히 줄어들어 19세기는 무신론자들이 득세하는 시대가 된다. 우리가 흔히 '모던'이라고 이야기할 때, 그것은 유신론의 세계가 아닌 무신론의 세계를 지칭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Famous Persons: Francesco Petrarca
c. 1450
Fresco transferred to wood, 247 x 153 cm
Galleria degli Uffizi, Florence

ANDREA DEL CASTAGNO
(b. 1423, Castagno, d. 1457, Firenze)



르네상스인들에게 ‘신은 인간에게 무엇이나 스스로 선택한 바를 갖고 스스로 원하는 바가 되기를 허락함으로써 인간에게 자율성과 자유의지를 강조할 수 있게 해주는 존재’


인간 존엄의 사상

‘인간성이란 말은 역사적으로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인간과 인간 이하의 것과의 대비에서 생기는 의미이고 둘째는 인간과 그 이상의 것과의 대비에서 생기는 의미이다. 전자의 경우 인간성은 가치를 의미하고, 후자는 그 한계를 의미한다.’
- 파노프스키


페트라르카와 살루타티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견해는 모두 초자연적인 은총으로서의 구원을, 인간이 파국을 피하기 위해 수용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즉 의지는 자유이며 이것은 신의 섭리와 조화된다. 한편 로렌조 발라는 신의 이미지와 닮은 인간은 삼위일체적 정신(또는 영혼에너지, 지성, 정서)을 가진 실체로 보고, 인간이 신과 경쟁하며 그의 이미지를 닮음으로서 인간의 본성과 존엄성을 성취하게 되는 인간 행위의 열정과 섭리를 강조한다. 이러한 인문주의자들의 인간 존엄에 대한 입장은 첫째, 인간의 존엄성은 신의 이미지와 닮음에서 나왔고 완전한 동화를 위한 진보에 의해 궁극적으로 신성화된다는 점과 둘째, 인간 본성의 지배, 이용 및 지도안에서 신과 같은 태도로 사고하고, 느끼고, 행위함으로써 결국 신성화된다는 두 입장을 함께 하고 있다. 이런 기반 위에 인간 존엄성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접근했던 피치노와 피코에서 인간 존엄 사상의 정점을 볼 수 있다.


피치노
고전적 전통과 성서, 플라톤 사상을 모델로 하여 신성화의 성취라는 골격 내에서 현세 인간 존엄성의 명백성과 어거스틴의 사상을 정교하게 종합한다. 인간은 이성의 의지를 통하여 어떤 존재에 대해서도 수용, 거부할 수 있으며 우주의 위계질서 내의 한 부분이지만 또는 그것을 초월, 회피할 수 있다 해서 인간의 자유와 창조성을 말했다. 또한 그는 초자연적 힘에 관심을 두었지만 현세의 경험과 성취와 인간의 자연적 욕구를 깊이 인식했다.


피코
‘인간 존엄에 대하여’

인간은 진화의 소산이 아닌 창조의 소산이며 인간의 신적 근원성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 중심주의에 의하면 인간과 신의 관계는 자리바꿈을 하여 인간이 신격화된다. 쿠사누스가 ‘인간은 비록 절대적이지는 않을 지라도 신이다. 왜냐하면 신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적인 신이다. 인간적인 방식으로 신인 것이다’라고 한 것이나, 부르노가 기독교적인 인간의 자기 감정이 하나님께 겸손한 복종을 한데 반하여 자율성과 창조성을 갖고 있는 인간은 ‘다른 신alter deus'으로 지칭하여 르네상스가 개인의 존엄성을 강조한 사실은 인간 자신의 신격화를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신의 특별한 창조물인 인간만이 신적인 특성을 가진 존엄한 존재로서 다른 피조물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그들로 하여금 예술에세 인체에 눈을 돌리게 하였다. 신 안에는 모든 피조물의 창조적 이념이 존재하고, 이는 모든 피조물의 비례는 신의 지혜에서 유래하고 신적 미 안에 모든 피조물의 비례라고 있다고 해서, 신과 피조물 사이에 비례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르네상스인들은 전지전능하신 신에게로 향하는 점진적 안락함 속에서 신의 모습과 닮은 인간의 형태에서 기쁨을 느끼고 특히 인간의 미를 특별히 취급하였다. 그들은 잘 비례화된 인체는 신의 능력과 이데아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며 이성으로 확인된다고 믿었다. 인체의 미는 이데아와 이성과의 조화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뒤러의 자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