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복기, 또 복기

지하련 2016. 7. 1. 10:43



3년 전이었다. 당시 취재기자가 그에게 복기에 대해 물었다. 

"바둑 끝나면 이기든 지든 복기를 하잖아요. 그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나요? 진 것도 화나는데 졌다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한다는 게 ..."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졌는지 모르는 게 더 답답하죠. 어떻게 이겼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떻게 졌는지는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오답노트 정리와 비슷한 개념인가요?"

"그럴 수도 있지만 좀 다른 느낌이죠. 바둑이 스포츠가 됐지만, 저는 바둑이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도자기를 구울 때 뭐가 잘못됐는지 알아야 다음에 좋은 것을 만들 듯, 바둑 기사는 더 훌륭한 예술 작품을 위해 복기를 하는 겁니다."

- '복기 또 복기, 승부사 이세돌', 권혁재 기자, 중앙일보 6월 4일자 


바둑만 이럴까. 세상 모든 일을 이렇게 접근한다면, 안 될 일이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