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푸석푸석해질 주말이여

지하련 2006. 5. 2. 10:14


점심 식사를 했다. 하얀 밥 위로 까칠까칠하고 푸석푸석한 내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곤 피식 웃었다. 너무 못 생겼다. 봄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는 꺼칠꺼칠하고 매력이라곤 눈꼽 만큼도 없는 봄 햇살과 비슷했다.

지난 주부터 안 좋은 일들이 터져 매우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였고 고객사에 넘길 보고서 하나를 펑크냈다. 겨우겨우 이번 주 안으로 수습하겠지만, 이번 주 주말, 국립 중앙 도서관에 가야 한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인데. 낯선 곳에 가서 길이나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 요즘 내 정신 상태를 보건대, 그 곳에 가서 길을 잃을 확률이 110%이기 때문이다.

악착같이 살아야 하는데, 가끔, 퍼엉, 퍼엉, 터지는 심리적 불안정 상태로 인해 힘들다. 오랫만에 즐겁고 유쾌한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바램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하지만 주말까지 일거리를 들고 있어야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