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차 향기 가득한 일요일 밤

지하련 2006. 5. 30. 17:52

어두워진 뒤에야 합정동 사무실을 나올 수 있었다. 늘 일에 밀려다니지만, 가끔 여유를 부릴 줄 아는 배짱도 가져야 된다. 차를 좋아한 나머지, 아예 전공을 해버린 이의 집에 들려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녀와 함께 홍차(다즐링)를 마셨고 중국 무이산의 대홍포를 마셨다. 홍차는 감미로왔고 대홍포, 특히 어린 차잎을 따서 바로 얼린 대홍포는 깊은 바위산의 바위향과 이끼향, 그리고 그 공간을 감싸고 있었던 대기의 느낌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했다. 그 다음은 말린 대홍포를 마셨는데, 차를 마시고 공부하는 이들이 기준으로 삼는다는 대단한 차라고 하였다. 하지만 내 입에는 어색한 걸 보니, 아직 난 차에는 익숙치 못한 듯 했다.

다기를 사서 차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던 생각인데, 생각만 무성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