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대학교육에 대하여

지하련 2007. 4. 1. 09:34

100년 후의 미래를 고려해볼 때, 한국의 문제점은 딱 하나다. 교육에 대한 막대한 input과 대비된 초라한 output. 이러한 결과가 초래된 것은 정부, 학부모, 기업 중심의 교육 시스템 운영이다. 여기에 학생은 빠져있다.

이러한 잘못된 정부, 학부모, 기업 중심의 교육 시스템 운영의 전형적인 생각이 깔린 기사가 있어 소개해볼까 한다.

‘평준고교’에 ‘대충대학’…기업“쓸사람 없다” 

이 기사의 결론은 엘리트 교육의 강화이다. 형편없다. 결론은 민족사관고등학교 - 민사고 수준의 대학이 결론인 셈이다. 그러면 나머지 학생들은?

기업체의 입장도 잘못되었는데, '쓸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쓸만한 사람이 우리 회사로 오지 않는다'가 아닐까 싶다.

'현장에 쓸모없는 교육'이 된 이유는 기업체가 요구하는 능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안정적 직장에 대한 선호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대학이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실용적인 과목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기초 학문 강의에 대한 투자를 줄인 결과인 것이다. 그러니 전문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은 취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매우 잘못된 생각이 대학의 output이 졸업생의 취업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미디어들이 한결같이 떠들어 대는 통에 어느 대학 어느 학과의 취업률은 몇 퍼센트더라가 그 대학, 그 학과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어버렸으니, 한심하기 이를 데가 없다.

최근 글로벌 기업에서 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덕목 중의 하나가 바로 '창의성'이다. 그런데 이것이 영어 좀 잘 한다고, 경영학을 전공, 또는 부전공을 했다고 해서, MBA를 밟았다고 해서 이루어질까? 한국에서 교육 시스템을 생산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대학은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초 학문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 엑셀 잘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이 능력, 한국 대학생들이 최저다. 왜냐면 그들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그들 스스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선 특히 철학, 역사 등 인문학공부를 대폭 강화해야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