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지하련 2007. 4. 10. 17:02

가끔 미래에 대한 공포와 불확실성, 지나가버린 일들에 대한 후회나 상심, 식어버린 열정에 대한 그리움으로 종종 발을 헛딛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몸을 움직이는 게 최고다. 소설을 쓰기 위해 몸부터 만들었던 마루야마 겐지처럼.

점심식사 시간에 사무실 근처 피트니스클럽에 나가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 남짓 빠듯한 시간이긴 하지만, 집 근처에 있는 곳은 시설이 너무 열악했고 퇴근 후에 가자니, 운동을 끝내고 집에 가면 아홉시, 열 시가 되어버려, 점심 시간을 활용하였다. 상수역 옆에 있는 곳인데, 시설이 나쁘지 않다. 대신 직장인을 위한 할인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아쉬울 뿐~.

비가 온다. (상쾌한 봄비를 기대했지만,) 뿌연 먼지를 머금은 채로 아래로 천.천.히. 떨어지는 비를 보면서, 뿌옇게 변해가는 세상사람들 마음도 함께 깨끗하게 씻겨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내리는 비를 보며 투덜대는 택시 기사 아저씨의 말마냥 쏴아~ 하고 뿌려댔으면 세차할 필요도 없고 좋으련만. 도리어 뿌연 우리 마음에 얼룩만 남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Chick Corea와 Return To Forever가 1972년 ECM을 통해 발표한 앨범 Light as A Feather A면 첫 번째 곡을 올린다. 이런 날, 적절히 상쾌해지기 위한 노력의 상징으로 꽤나 좋을 법한 노래인 듯하다. 그리고 조금은 상쾌해지지 않을까. (이 앨범을 LP로 가지고 있다.)
 
You're Every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