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정신 질환과 한국인

지하련 2007. 4. 18. 10:39

버지니아공대 사건으로, 그나마 올라가고 있던 '한국'의 이미지가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원래 좋지 않았기 때문에, 떨어지더라도 별반 달라지 않으려나. 관련 정부부서에서 국가 이미지가 떨어질 것이라고 불안해 한다는 점에서 얼마나 국가 이미지의 기반이 취약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가령 프랑스나 영국이었다면, 국가 이미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 관련기사: 한국도 충격 외교부 심야 비상회의 `국가 위상 타격 우려` )

이번 사건의 범인의 행동은 정상적이지 않다. 분명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부모는 그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성격이 나쁜 아들을 멀리 했었을 것이다. 한인 사회에서 '정신병'을 가지고 있다는 건 숨겨야할 종류의 것이었을 테고.

얼마 전 신문에 초중고생 25%가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4명 중의 1명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는데, 그 동안 학교나 가정에서는 무슨 일을 한 것일까. 실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숨겨야 하니까. 아니면 그것이 정신 질환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가버릴 수도 있다. 아니, 학교 선생이나 그 부모들도 정신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수롭게 넘겨버렸을 수도 있다.

정부 차원에서 국민의 정신 건강에 대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한국 사람들, 앞으로 큰 계기가 생기지 않는 이상, 그들의 정신 상태는 더 악화될 것이고 상식을 벗어나는 많은 범죄들이 늘어날 것이다. 사람들의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도 심각한 문제이다. 감기에 걸리듯이 우리의 정신도 그렇게 아픔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고, 감기를 치료하듯이 그렇게 치료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신 질환 치료를 꺼린다. 편견없이 우리는 우리들의 정신 상태를 열어보여주고 서로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는 태도를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동체적으로,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치료하고 스다듬어주는 인프라를 마련해야할 것이다.

2만 달러가 된다고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웃긴 소리다. 이런 상태로 2만 달러가 되면 우리는 더욱 불행해질 것이다. 더욱 불행해져서 다들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경제 성장을 추구하고 있지만, 경제 성장과 우리 행복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 나라의 여론주도층과 정부는 알아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