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지하련 2007. 5. 3. 13:48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건 신중을 가장한 우유부단함과 배려를 가장한 겁 먹은 눈빛, 그리고 상처입는 것을 두려하는 소심스러움이다. 반대로 줄어드는 것도 있으니, 그건 열정이요, 희망이요, 도전이며, 뜨거운 사랑이다.

가끔 나이든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스무살의 내가, 지금의, 서른 다섯의 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아웃룩을 정리하다가 읽은 글이 마음에 걸린다. 너무 걸린다. 내가 변해야 한다. 내가.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김정남


최근 나는 아주 오랜 방황 끝에, 남아 있는 생에 지침이 될 수 있는 좋은 ‘말씀’ 하나를 찾아냈다. 이는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사원에 묻힌 어느 성공회주교의 묘비명으로 쓰여져 있는 글이라고 한다.
 
“내가 젊고 자유로워 무한한 상상력을 가졌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마지막 시도로 나는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누가 아는가? 그러면 세상까지 변화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