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비평 2007년 봄호

지하련 2007. 5. 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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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나무'에서 내는 계간지다. 얼마 전 봄이 오는 길목에 구입한 여러 권의 잡지들 중의 하나였다. 작년부터 미술잡지만 읽어오던 터에, 인문학 공부가 소홀하던 터에, 최근 인문학 트렌드도 알 겸, 요즘 필자들은 누가 있는가 구경할 겸, 구입하였다.

하지만 서문부터 읽다, 책장을 덮고 몇 달째 방치해두고 있다.

"누군가가 부자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람이 가난해진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 "누군가가 건강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람이 더 병들게 되었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누군가의 지식과 교육 때문에 다른 어떤 사람이 더 무지해졌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영국의, 한때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마이클 하워드가 '더 타임즈'의 광고에 실은 16개의 강령 중 마지막 세 강령이라고 한다. 이 강령을 읽으면서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건종 편집주간의 부연설명.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적대적 관계는 우리 시대의 자유민주주의가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허구적 표상체계이다. 이 허구적 표상체계 안에서 개인의 자유는 권력의 지배를 의미하고, 재화 생산의 효율적 체계인 시장의 자유는 시장의 시스템을 선점하고 장악하고 있는 집단의 자유가 된다.'

실은 '허구적 표상체계'라는 단어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개인의 자유는 공동체와 적대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우리 시대의 자유민주주의의 문제라는 말일까. 스스로를 정당화시키기 위해서 존재하지도 않는 적대적 관계를 형성한 것일까. 역시나 모호하다.

하지만 마이클 하워드의 저 강령은 정말 마음에 걸린다. 확실히 우리 사회는, 현대 세계는 한 쪽으로만 부와 풍요가 몰리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게는 그것을 해결할 힘이 있는 것일까.

나이가 든 탓일까. 예전에는 생각을 하고 책을 읽어볼 생각부터 했는데, 이제는 가슴부터 턱하고 답답해지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에드먼드 버크와 애덤 스미스를 집중적으로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