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미켈란젤리와 첼리비다케

지하련 2008. 1. 1. 00:25


짧은 휴식 만으로 내 영혼은 평정을 되찾는다. 오래되고 낡은 스피커에선 쉬지 않고 음악이 흘러나오고 사람의 손이 그리울 때가 된 책들의 신음 소리가 방 안의 사물들을 스치고 지나간다. 건조하고 두터운 대기를 출렁이게 하는 바람은 쉴 새 없이 창 밖을 울린다. 한 해가 지났다. 한 해가 왔다. 그 사이 내 언어는 지나간 시간만큼 얇아졌고 내 정신의 힘은 늘어난 피부의 주름만큼 허약해졌다.

“음악이 없다면, 삶은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니체)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느 새 불편해진 활자나, 직업처럼 변해버린 그림이 아니라, … 공기를 울려서 만들어내는 음악이 아직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