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기싱과 커피

지하련 2006. 3. 2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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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서 폰 카메라로 찍음.


안방에 나란히 붙은 베란다에, 작은 화분들을 일렬로 내다 놓는다.
3월 햇살 속으로, 광합성 유영. 그리고 대기 속으로 날아오르는 식물들의 숨소리.

하루가 가고. 하루가 가고.
어느새 월요일.

몇 주째 '기싱의 고백'을 읽고 있다.
이 수필을 쓰기 위해 아파했을 기싱을 떠올리면, 뭉클해진다.
희망이 없다거나 미래가 없다거나 하는 말을 하기 위해
시골 구석으로 물러나 생을 마무리하는 어느 소설가.
노년의 쓸쓸함을 알리기 위해
아름다운 문장을 만든다는 건 참 감동적이다.

아마 19세기 이후부터였을까.
'이 세상은 살아갈 만한 가치란 전혀 없다'는 걸 알리기 위해
성실하게 살아죽어가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건.

과연 현대적인 것이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Modernity는 아니다. 그렇다고 Postmodernity도 아니다.
거리로 따지자면 Postmodernity에 가깝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