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Y Tu Que Has Hecho?

지하련 2008. 3. 26. 01:22


벌써 4년이 지났다. 이 노래를 들었던, 그 때. 그 사이, 나는 더 황폐해진 걸까. 아니면 더 우아해진 걸까. 혹은 변하지 않은 걸까. 뜻하지 않은 과거로의 상념은 사람을 참 서글프게 만든다.

거의 열흘 만에 헬스를 했다. 몸을 움직이면 그 때만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요즘 담배를 자주 피고 스트레스를 받고 정장을 입고 다닌다. 예전에 깔끔해보였던 정장 차림이, 요샌 부쩍 나이 들어 보인다. 나이가 들긴 했지만.



Y Tu Que Has Hecho?
    - by BuenaVistaSocialClub

En el tronco de un arbol una nina
Grabo su nombre henchida de placer
Y el arbol conmovido alla en su seno
A la nina una flor dejo caer

Yo soy el arbol conmovido y triste
Tu eres la nina que mi tronco hirio
Yo guardo siempre tu querido nombre
Y tu que has hecho de mi pobre flor?


그리고 넌 무슨 짓을 한 거지?

나무 밑둥에, 기쁨에 넘친
어느 소녀가 자신의 이름을 새겼네
자신의 중심까지 그 감촉을 느낀 나무는
그 소녀에게 꽃송이 하나를 떨어뜨려 주었네

나는 슬프고 또 감동받은 나무야
그리고 넌 내 껍질을 상처낸 소녀지
나는 사랑하는 네 이름을 언제까지나 간직할 거란다
그런데 넌, 내 가엾은 꽃송이를 어떻게 했니?

새벽에 집에 들어와서 계속 이 노래만 듣고 있다. 집에 브에나비스타 쇼셜클럽 DVD가 있는데, 우연찮게 이 노래가 나왔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기타를 튕기며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슬프고 너무 행복해 보였다. 누구였을까. 누구였을까. 상처를 낸 그 소녀는. 그 소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난 내 머리카락이 희게 변하게 되었을 때, 이런 노래를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랬으면 좋겠는데. (2004년 7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