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시간이 싫어요.

지하련 2008. 5. 24. 11:00

인생은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롤러코스트. 무시할 수 없는 공포와 처절한 쓸쓸함과 슬픈 느낌으로 자욱한 길거리. 무수한 사람들로 빼곡하지만, 정작 손 잡을 사람은 한 명도 없는 모호함 속. 결국 나 혼자 걸어가는 공포의 계곡길. (http://me2day.net/intem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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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흐릿하게 시작한다. 흐릿하게 시간을 흘러보낸다. 며칠 너무 정신 없었다. 며칠 너무 슬펐다. 며칠. 며칠. 며칠. 하긴 세상을 결정하는 건 단 1초다. 1초에 모든 것이 송두리째 날라갈 수도, 복원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싫다. 공간만 존재하는 곳. 그 곳이 있다면 이데아의 세계일 것이다. 그리스 고전철학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시간성을 잃어버리고 공간을 향한다. 왜냐면 그 곳엔 어떠한 감정의 흔들림도, 슬픔도, 쓸쓸함도, 고독도, 오해도, 아픔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아픔은 시간이 만들어내는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이 때 베르그송은 엘랑 비딸을 이야기하면서 시간이 가져다주는 약동하는 생의 모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도 아픔 앞에선 어쩔 수 없었다.

가끔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멍해지거나 도리어 정신이 맑아지는 때가 있다. 결국은 내 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