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사람들 사이의 말

지하련 2008. 5. 25. 10:33

며칠 전 사람이 살아가면서 한 번 듣지도 못할 말을 들었다. 그 들음의 충격은 며칠이 지나가도록 사라지지 않는다. 어떻게든 해야 겠지만, 인간 관계가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냥 지나칠 생각이다. 하지만 기억은 해두어야 겠다.

일요일, 밀린 일들이 해야할 시기다.

"그린을 겨냥하는 게 점점 재미없어지고 대신 관중을 겨냥해 샷을 날리는 것에 관심이 많아져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이 은퇴한다. "스트레스가 심한 경기에선 티를 땅콩처럼 씹어 먹"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고도 했으며, "(캐디가 아니라) 캐디백과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드디어는 자신의 퍼트에는 신경이 가질 않고 "오직 내 약혼자의 퍼트에만 신경을 쓰고 있"음을 고백했다. 그녀가 부럽다. '은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이.

나는 태어나서면서 은퇴하고 싶었고 살아오면서 은퇴하고 싶었고 지금도 은퇴하고 싶다. 하지만 '은퇴'라는 단어는 내가 사용할 수 없는 단어임을 태어나면서부터 알았고 살아오면서 반복적으로 깨달았고 은퇴하고 싶은 지금에도 은퇴라는 단어가 나에겐 너무 먼 단어임을 알고 있다.

마음은 어둡고 쓸쓸함은 내 육체의 깊고 은밀한 아픔을 찌른다. 이럴 때 살아있는 동안 한 번도 이 세상 사람이었던 적이 없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어야한다. 오직 이런 때여야만 한다.

나는 지금 피가로의 결혼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