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일상

지하련 2008. 11. 4. 02:54

파리에 계신 작가의 메일을 받았다. 내년 2월에 일본으로 간다고 하니, 내년 일본에서 볼 수 있을 것같다. 남편은 프랑스 작가인데, 7~8미터 길이의 작업을 한다고 했다. 일본에서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을 구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동경에 계신 noi님께도 연락해야지. 아참, 아직 책을 읽지 못했다. 빨리 읽고 서평을 올려야 겠다. 한 번 잡으면 놓지 못할 책임을 알기에 좀 태평스러웠다. 서문은 읽고 서가에 놓아둔 상태다.

이젠 시차엔 적응한 것같은데, 잠자는 시간을 놓치면 잠을 통 자지 못한다. 오늘도 벌써 새벽 두시 반이다. 오후엔 오랜만에 옷을 샀다. 겨울 옷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없다는 걸 며칠 전에 알았기 때문이다. 운동화도 한 켤레 샀다. 운동화라기 보다는 트래킹화. 피트니스 센터 사물함엔 운동화가 하나 있고 외출용으로 간단한 운동화도 한 켤레 있고 해서 트래킹화를 샀다. 등산도 갈 겸해서. 등산화는 왠지 부담스러운 관계로.

저녁엔 운동을 했다. 지난 주 토요일에 운동을 했으니, 이틀 만이다. 좋은 일이다. 나란 인간에겐 반드시 운동이 필요하다. 술 대신. 베르그송의 의견대로, 우리의 지성은 우리의 생명에 종속된 것이다. 즉 문제는 육체다. 운동 습관을 확실하게 들이고 술을 줄일 생각이다. 하긴 예전에 비한다면 엄청 줄인 것이긴 하지만.

이번 주에도 몇 번의 점심 약속과 몇 번의 저녁 약속이 있다. 이번 주에는 이력서를 새로 업데이트를 하고 여기저기 보낼 예정이다. 미술 비즈니스계로 전직하기 위한 몇 번의 모험이 거의 실패로 향하고 있다. 마지막 시도를 하고 난 뒤, 깨끗하게 4-5년 후로 미룰 생각이다.  이번 11월이 나에겐 매우 중요한 달이 될 것이다. 미술 쪽에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워낙 연봉이 낮은 곳이라 있다고 하더라고 꽤 고민해야 겠지만 말이다).

파리 유학도 심각한 고려의 대상이다. 하지만 집에서는 결혼 이후라는 고집을 십 년째 꺾지 않고 있으니, 큰 일이다. 아무래도 내 인생에 결혼은 요원한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나에게도 오디세우스의 아테나
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거 참 어려운 일인 듯.


파리 사진을 올린다. 나는 파리 사람들이 좋다. 적당히 수다스럽고 적당히 관용적인 척하면서도 지킬 건 다 지키는 그들이. 프랑스의 지방 마을로 가면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랑팔레가 있는 거리와 연결된 다리다. 다리 너머로 에펠탑이 보인다. 내가 있는 동안 파리 날씨가 참 좋았다.

다리 교각 옆에 서 있는 기둥. 기둥 위로 황금빛 조각상이 눈에 띈다. 그런데 실제 금 도금이다. 이 금 도금 기술도 꽤 난이도가 있는 것이어서, 모두 아랍 쪽에서 배워온 것이라고 한다. 이 금 도금 기술에 대해선 다음에 자세히 언급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