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연락두절의 계절

지하련 2008. 11. 5. 00:41



FIAC에 나온 어느 뉴욕 갤러리 부스 전경. 사람들이 지나다녀서 정확하게 찍지 못했다.


연락두절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바람은 차고 햇살은 허무하기만 하다. 내일은 한남동의 갤러리와 강남의 갤러리 몇 군데를 둘러보고 강남이나 홍대에서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오전에는 후배의 할머님 장례식장에 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차라리 후배에게 술 한 잔 사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그냥 글만 올리기 밋밋해서, 사진 한 장과 동영상 하나, 음악 하나를 올린다.

위 사진은 파리 FIAC에서 본 뉴욕의 갤러리 부스다. 노란 색 사각형 판 위에 알듯 모를듯 텍스트가 적힌 작품들이 진열된 모습이 무척 흥미로왔다. 그리고 그 앞에는 세 개의 모니터에 넘어져 고통스러워 하는 축구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 속에 한국 국적의 선수들도 있었다. 아마 KIAF에 이런 부스가 나왔다면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작품은 한 점도 팔리지 않았을 테고 말이다. 오늘 낮에 전화통화를 한 미술계 관계자는 불경기가 미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고 여기고 있었다. 실은 나도 그런 생각이다. 미술 작품 가격 거품도 빠질 테고 진짜 미술 좋아하고 사랑하는 콜렉터만 남을 테니 말이다. FIAC에 나온 어느 갤러리스트의 말대로, 미술 시장이 건강해 질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될련지.

아래는 FIAC에 나왔던 비디오 작품이다. 이 작품 과연 팔렸을까? 아트페어는 철저하게 상업적인 행사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이런 작품이 나왔다는 것 자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실제로 이 작품은 첫 날 바로 프랑스 경찰에 의해 압수당했다. 다행히 전시는 할 수 있었으나,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 턱이 없다. 아래 동영상에서도 경찰이 나온다.

그런데 이 러시아 작가는 FIAC에서 가장 주목받은 아티스트들 중 한 명이 되었다. 참고로, 이 동영상, 미성년자 관람불가다. 공공장소에서는 보지 말 것.

 
The performances of Russian artist Oleg Kulik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재즈 하나 올린다. 커티스 퓰러가 연주한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 이 감미로운 재즈는 이런 늦은 가을밤 듣기엔 딱 안성맞춤이다. 이런 새벽, 즐거운 수다라도 떨 수 있으면 좋을련만. 며칠 전부터 연락 두절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 글을 볼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지만, 여하튼 보게 된다면 연락 두절을 해지하기를. (설마 무슨 일이 생겨서 연락 안 되는 건 아니겠지.)



 

(다시 잠자기에 도전해봐야겠다. 12시에 누웠으나, 잠을 이루지 못해 이 글을 올리고 다시 잠을 청해본다. 너무 우울하고 슬픈 며칠이다. 이래저래 안 좋은 일들이 여러 개 겹쳐 생겼다. 그래서 불안해졌나. 감정적으로 민감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듯 하다. 내일은 피터 드러커 읽으면서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