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파리, 텍사스

지하련 2008. 11. 9. 00:34





며칠 전 잔뜩 술에 취해 들어와, 라이 쿠더의 '파리, 텍사스' OST를 들었다.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으나, 슬픈 기분만은 어쩌지 못했다. 강해지려고 하지만, 늦가을 바람 앞에 나는 늘 맥없이 무너진다. 오랜만에 흔들리는 마음 한 자락을 느꼈으나, ... ... 나를 위로하는 건 늘, 낡고 오래된 LP와 일제 턴테이블이었다.

한동안 영화에 미쳐 살던 시절이 있었고 그 때 내가 사랑하는 몇몇 영화들 중의 하나,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 조각난 가정에 대한 회복을 담고 있는 영화이지만, 내가 보는 건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정처없는 방황과 구원, 사랑했던 한 순간에 대한 추억들이었다.

추억, 어쩌면 그건 우리에 남은 마지막 위안거리일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