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동사서독, 혹은 '잊으려고 노력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기억난다'

지하련 2009. 1. 10. 11:12






아직도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시나리오보다 소설이 먼저겠지만). 아주 짧게 끊어지는 화면들과 아주 길게 이어지는 화면들로 구성되는, 지루하고 깊고 이해하기 어려운 대화가 오가는, 하지만 너무 슬프고 후회스럽고 아픈 스토리의.

네이버 블로그를 정리하다가(예전에 썼던 글을 티스토리로 옮기는), '동사서독'을 떠올렸다. 몇 번을 보았는지 모르겠다. 한국에 공개된 '동사서독'과 영화제에 출품된 '동사서독'이 다르고, 몇 년이 지난 후 '디렉터컷'이 새로 나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나에게 아직 영화에 대한 열정이나 호기심이 남아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야기와 화면(공간구성, 혹은 미장센), 운동과 시간에 대한 열정이나 호기심은 남아있을 듯...

이 영화, 꽤 슬픈 사랑이야기다. 아니, 아주 많이 슬픈.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해 포스팅을 했던 2004년, 2005년, 나에겐 매우 힘든 시절이었다.




"옛날엔 그렇게 생각했죠.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면, 언젠간 떠나 버리겠죠? 그래서 모든게 허망해요.
전엔 사랑이란 말을 중시해서 말로 해야만 영원한 줄 알았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하든 안하든 차이가 없어요. 사랑 역시 변하니까요.
난 이겼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러던 어느 날 거울을 보고 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었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오래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듯하여 노래 하나 올리는데,
너무 오래된 노래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무척 빠른 강물 위에 떠있는 듯 ...
몸은 무겁고 마음은 어두워, ... ...
그동안 몇 달 동안 내내 계속 술에 취해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 이제야 할 것같다.
(2005년 5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