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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공항 이마트에서 공짜로 받은 금붕어 3마리.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매우 건강해보인다. 그리고 나는 주말마다 어항 청소를 한다. 특별한 건 없다. 물 갈아주고 어항에 끼인 녹조류를 깨끗하게 닦아준다. 그런데 오늘 달팽이인지, 고동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녀석들 몇 마리를 발견했다. 그래서 부레옥잠들이 힘을 잃고 있나. 다음 청소 때 잡아 없애야 겠다. 관련 까페를 검색해보니,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좀 더 큰 어항으로 바꾸면 바닥에 자갈같은 것들을 깔아줘야 겠다. 금붕어 노는 모습, 정말 좋다. (2007년 11월 3일)


** 


(2018년 10월 10일 업데이트)

블로그에 방문하는 이들의 검색 엔진 방문 키워드를 보면 흥미롭다. 10여년 전, 어항으로  사용하던 저 투명 플라스틱 용기를 얼마 지나지 않아 장독 뚜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옹기로 바꾸었다. 부레옥잠은 모두 버렸고 밑에 자그만한 흰 돌맹이들만 깔았다. 흰 돌맹이들은 꽃집에서 구했는데, 화분에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돌맹이들을 살 수 있다. 


저 금붕어들은 의외로 생명력이 좋아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몇 년을 살았다. 나는 1주일에 한 번씩 청소를 했고, 그 때마다 자갈 사이사이 가득한 금붕어 배설물을 씻었다. 돌맹이들을 화장실 바닥에 깔곤 돌맹이들을 비벼가며 여러번 씻었다. 금붕어들은 세수대야에 옮겨놓고. 


바로 수돗물을 담아 옮겼는데, 상관없었다. 수돗물을 담으면 금붕어가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쩌면 직수관이 아니라 옥상의 물탱크에 있었던 물이라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다시 금붕어를 키울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글을 보니, 비린내 생각에 키우진 말아야 겠다. 내가 어항 청소를 해야 하니까(청소를 적게 하려면 어항 옆에 전기 콘센트도 있어야 한다. 어항도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꽤 복잡한 녀석이다. 열대어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검색해보면, 놀라운 사진들을 꽤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하시길). 


제목을 보니, 달팽이로 되어있는데, '고동'이 더 정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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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신을 찾아서

강유원(지음), 라티오 



짧고 간결하다. 신에 대한 책이면서 신앙에 대한 책이며 동시에 근대 철학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사도 바울의 신과 고대 그리스의 신을 이야기하고 아우구스티누스와 데카르트를 이야기한다. 근대철학의 관점이 아니라 신앙의 관점에서 파스칼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실은 나도 성당을 다니기 시작했고 세례를 받았으며 신앙을 편안하게 받아들였다. 도리어 편안하게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나에게 놀라웠다. 


마르크스와 프로이트가 이미 종교를 부정하였고 이젠 신앙은 중세의 유적처럼 변해버린 이 시대, 현대의 회의론자들은 끊임없이 신과 신앙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할 때, 이 책은 놀라운 성찰을 보여준다. 


데카르트가 신의 관념을 두고 신의 현존을 증명해내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겸손함, 경건함이다. 그런 까닭에 이 현존 증명은 인간의 유한함에 대한, 인간의 하찮음에 대한, 인간의 허약함에 대한 강력한 확신에 의존한다. 인간의 유한함과 하찮음과 나약함을 강조하면 할수록 이 증명의 위력은 커진다. - 136쪽 


신앙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국한된 문제다. 그러므로 신앙은 자기를 비춘다. 자기 속의 신을 찾아낸다. 세상은 신비롭고 우리는 그 신비 속에 있다. 


작년에 한 번 읽고 올해 한 번 더 읽었다. 뒤늦은 리뷰이지만, 이 책은 참 좋다. 



숨은 신을 찾아서 - 10점
강유원 지음/라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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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습관이 된 탓에 시간의 여유만 생기면 문학이나 예술에 대한 글들을 수시로 프린트해서 읽는다. 며칠 전에 읽은 인터뷰에 몇 권의, 인상적인 책 소개가 있어 옮긴다. 다소 생소한 작가들의 이름이 눈에 띄었고, 내가 미처 몰랐다는 사실이 다소 미안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당신의 침묵은 당신을 지켜주지 못한다'라는 메시지로 사회 참여를 강하게 외쳤던 오드리 로드, 영국 출신이면서 20세기 초반 초현실주의 세례를 받은 화가이자 소설가 레오노라 캐링턴은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였다. 셜리 잭슨은 이미 많은 작품이 영화화되기도 한, 고딕 호러 분야에 있어선 최고의 소설가였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데보라 레비는 흥미로운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녀도 이미 영국의 부커상 최종 후보로 여러 번 올리기도 한 극작가이면서 소설가였지만, 국내에 알려지지 못한 건 마찬가지. 


이 짧은 포스팅으로 몇 명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 본다. 데보라 레비의 소개를 바탕으로 


Deborah Levy: Five Books that Unsettle Boundaries. (데보라 레비: 경계들을 흔드는 다섯 권의 책들) 

데보라 레비는 영국의 극작가이면서 소설가이다. 몇 번 맨부커상 최종 후보로 오르기도 한 그녀는 자기에게 영향을 준 다섯권의 책을 이야기한다. 



Audre Lorde, <Your Silence Will Not Protect You>  

오드리 로드는 알지 못했다. 미국 흑인 운동과 페미니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가들 중 한 명인 그녀는 흑인이면서 여성 동성애자로의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기도 했다. 위 책은 오드리 로드의 시와 에세이를 모아 만든 책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오드리 로드의 책 한 권이 번역되어 나왔다. 



Leonora Carrington, <The Hearing Trumpet>

레오노라 캐링턴(1917~2011)도 처음 알았다. 영국 출신의 멕시코 화가이자 소설가다.  막스 에른스트의 연인이기도 했던 그녀는 2차 세계대전 중 멕시코로 이주하였으며 그 곳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 이 책은 92살의 Marian Leatherby의 이야기로 기묘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소설이다. 



Gertrude Stein, <Picasso> 

워낙 유명한 책이라 번역되었을 것이라 여겼지만, 번역되지 않았다. 소설가이자 비평가였던 거트루드 스타인이 쓴 <피카소>는 피카소가 그려젼 스타인의 초상화를 책 표지로 사용했다. 미국 문학사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한 명이지만, 정작 소설가로서 유명하기 보다는 위 작품으로 더 유명해진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의외로 국내에 번역되지 못한 작가들 중 한 명이다. 



Shirley Jackson, <The Haunting of Hill House> (2014년 한글 번역 출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들 중 하나로 인정받는 <힐 하우스의 유령>. 데보라 레비는 소설가 셜리 잭슨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I admire the skill of Jackson's plotting, the sly ways in which she creates suspense, and her deceptively plain but always compelling writing.'  



John Berger, <And Our faces, My Heart, Brief as Photos> (2004년 한글 번역 출판)

존 버거의 책이다. 존 버거의 다른 책들에 비해 특별하게 감동적이라고 여겨지진 않았으나, 데보라 레비에게 있어서 이 책은 인생의 책에 가까워 보인다. 존 버거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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