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 19

어떤 단상 - 부암동에서 구기동까지

상명대 앞까지 걸어갔다. 십 수년 전, 자주 다니던 길이었다. 내가 자취를 했던 곳들 중 많은 곳이 번화해졌다. 가을이면 노란 단풍으로 물들던 신사동 갤러리 길은 이젠 신사동 가로수길로 불린다. 호주로 떠난다는 여자 선배를 보았고 짝사랑하던 여자에게, 마음에도 없는 터무니없는 고백을 하기로 했다. 자취하던 집에서 걸어 3분이면 표갤러리가 있어, 프랭크 스텔라를 보기도 했다. 날카로운 진지함으로 무장한 스텔라는 보는 이의 시각에 도전하며 보는 것, 보여지는 것, 우리가 느끼고 인지하는 것들에 대해 의문을 던지며 미술을 다시 물었지만, 그 때 내가 관심 있던 건 오직 사랑 뿐이었다. 쓸쓸한 사랑. 이제 자본주의 깊숙한 곳까지 내 몸이 빠져, 나이가 들수록 허우적, 허우적, ... 이젠 그럴 힘조차 없어졌다...

자금 조달 방법 fund raising

2011년 11월 동아비즈니스리뷰(92호)에 실린 강동석(소프트뱅크 부사장)의 에서 나에게 도움될 부분만 옮긴다. ** 벤처캐피탈 : 새로운 기회의 발견과 혁신을 통해 초과적 수익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투자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모험적 투자 자본 벤처캐피털 투자 시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포인트누가 : 사업의 주체, 경영자의 정직성, 열정, 리더십 등 무엇을 :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 초기 사업모델에 집착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자기 진화가 더 중요어떻게: 핵심 경쟁력,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본질적 요소왜: 사업의 목적,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투자 당위성과 회수 방안이 더 중요. - 자금 조달 방법을 결정한다. - 본격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첫 단계로 사업계획서 작성..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 드림 소사이어티 전 - X brid

2회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 드림 소사이어티 전 - X brid 2014. 10. 11 - 11. 16 서울미술관 전시를 관람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어제 본 것처럼 아직도 전시 관람의 여운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 전시에 나온 작품들 하나하나는 눈 여겨 보고 기억해 둘 만큼 전시 수준이 높았다. 신경 쓴 흔적이 눈에 보인다고 할까. 실은 전시를 자주 다니고 한때 미술계에서 일했던 이로서 조금 부끄러웠다. 내가 모르는 작가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대부분의 작가들이 몇 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여는 탓에, 신경 쓰지 않으면 좋은 전시도 놓치고 오래 활동해왔으나 모르는 작가가 있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 내가 게을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제 미술 애호가 정도 밖에..

요셉 보이스 Joseph Beuys - 예술: 치유와 혁명

요셉 보이스 Joseph Beuys (1921 - 1986) 요셉 보이스를 조금 안다고 여겼는데, 나는 전혀 그를 모르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의 작품을 실제로 분명히 봤을텐데, 그 기억은 나지 않고 작품 스틸 이미지만 머리에 맴돌 뿐이다. Joseph Beuys. 1976년 출처: http://uk.phaidon.com/agenda/art/articles/2014/march/03/why-joseph-beuys-and-his-dead-hare-live-on/ 그의 예술 세계는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시작해, 치유와 회복, 특정 매체에 대한 집중, 은유, 알레고리, 예술과 삶,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진취적 모험에까지 이른다. 심지어 그는 실제 정치 활동까지 한다. 이런 다양성 밑에..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브래드 스톤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The Everything Store 브래드 스톤(지음), 야나 마키에이라(옮김), 21세기북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고 내 삶과 더불어 다른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될수록, 고민도 늘고 마음은 무거워지고 심지어 의사결정마저 드뎌지고 우유부단해진다. 나는 확실히 보이지 않는 어떤 태도나 정신적 신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하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하지만 이 책, 제프 베조스와 그의 아마존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마음 속에서는 두 개의 상반된 생각이 서로 부딪혔다. 하나는 기업의 환경이나 조직의 분위기가 내 신념과 어긋날 때, 나는 그것을 밀어붙일 수 있는가?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스카이워크 프로젝트, 11.29 – 12.7, 가나아트센타(평창동)

스카이워크 프로젝트11.29 – 12.7, 가나아트센타(평창동) http://www.skywalkproject.com/ 우리는 의외로 많은, 벗어날 수 없는 영향권 속에 있음을 종종 깨닫게 된다. 가령 내가 아버지를 닮았다던가, 어머니를 닮았다던가 하는 이런 가족적 내력에서부터 내가 자라온 환경 속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고스란히 내 행동이나 의식, 혹은 내가 무언가 집중하여 만들어낼 때조차. 이는 예술 감상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예술 창작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학창 시절 음악 시간 들었던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이 감동적이기는커녕, 끝없는 졸음의 시작으로 다가오듯, 우리는 이 경험을 깨기 위해 정말 많은 낯선 경험을 해야만 한다. 특히 예술 창작에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과 함께, 새로운 것이 과연 있을..

권총과 반 고흐 :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http://www.metmuseum.org/collection/metcollects/feature http://www.metmuseum.org/collection/objects?pkgids=279&feature=nineteenth-century-exhibition-pistols 사진 이미지를 확대해서 보면, 그 장식의 정교함에 놀라게 된다. 그런데 이는 장식품이 아니라 실제 권총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전시 중인데, ~ 왜 요즘에는 이런 물건이 나오지 않는 걸까? 인건비 때문일까. 하긴 이 권총을 주문하여 가지고 있었던 사람의 재력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라는 건 상상하고도 남을 일이긴 하지만. RosesVincent van Gogh (Dutch, 1853–1890)1890 반 고흐의 작품을 보고 ..

어떤 습작의 시작, 혹은 버려진 추억.

십수년 전만 해도, 소설가가 되리라는 꿈을 꾸곤 했는데, 지금은 놓은 지 오래다. 얼마 전 아는 형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잘 나가는 소설가들의 인세 이야기를 듣고선(뭐, 한국에서 몇 명 되지도 않지만), 약간 부러웠던 건 사실이다. 아니, 매우 부러웠다. 한편으론 다행이다. 소설가가 되지 않은 것이. 적어도 이제서야 인생의, 아주 작은 일부를 안 것 같으니 말이다. 아마 그 땐 다 거짓말이거나, 짐작, 혹은 추정이거나 과도한 감정 과잉 상태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문득 습작을 하던 글이 눈에 띄어 옮긴다. 이것도 거의 십오년 전 글이군. 그 사이 한 두 편 더 스케치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술만 마셨다. 어떤 소설이 아래와 같이, 이렇게 시작했다. 그리고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역시 글은 ..

밤 10시 반, 택배.

밤 10시 반 현관벨 소리에 나가 보니, 단감 1박스가 놓여있다. 택배 기사 아저씨가 놔두고 간 것이다. ... 마음이 아프다. 오늘같이 이렇게 추운 날, 그는 이 한 박스를 배달해서 버는 돈은 2012년 기준으로 325원, 올해 택배 시장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채 400원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낮에 점심 식사를 하면서 앞으로 한국은 10년 이상 최악 환경을 맞이할 것이라며 흘러가는 말로 중얼거렸다. 그와 함께 나도 최악을 향해가고 있는 건 아닐까? 바람 소리가 아파트 창을 두드리는 수능 바로 전 날, 학력고사를 치러 서울로 올라왔던 그 때가 무심코 떠오른다. 그 땐, 이렇게 춥지 않았지. 내일, 좋은 일만 가득해보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