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 12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 논고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선생님께서 강의를 위해 손수 적으신 노트를 보내주셨다. 이에 비트겐슈타인의 한글번역본을 주문하고 영어 번역을 구했다. 학부 시절, 강의 시간에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철학자에 들은 바 없다는 건 죄악이다. 아무리 문학 전공이라고 해도. 학생들에게 미래가 없는 건 그 학생들의 선생들에게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지적(知的) 자극을 제대로 받지 못했음은 종종 내가 대학 잘못 선택해 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하긴 다른 대학엘 갔어도 마찬가지였을 듯).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을 읽으면, 꽤 우울해지겠구나. 하지만 우울(melancholy)이란, 천재들의 기질임을!! 아래에선 비트겐슈타인의 를 독일어 원문 - 영어 번역(the Ogden (or Ogden/Ramsey) transl..

아미엥에서의 주장, 루이 알튀세르

아미엥에서의 주장 Positions(1964~1975)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지음), 김동수(옮김), 솔, 1991 정치는 나를 열광시켰으며 나는 공산주의 투사가 되려고 노력했다. 철학 속에서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유물론과 그 비판적 기능, 즉 과학적인 지식의 편에 서며, 이데올로기적인 '지식'의 모든 신비화에 대항하는 기능, 그리고 신화들과 거짓말들의 단지 도덕적인 포고에 대항하여 그것에 대해 합리적이고 격렬하게 비판하는 기능이었다. - 44쪽 * * 솔직히 말해, 이 글은 어색하다. 1991년 양장본으로 번역 초판이 나왔고 1996년 보급판 3쇄까지 나왔다. 보급판 3쇄, 내가 읽은 책이다. 내가 알기로 그 당시 보통 2,000부를 출판하였으니, 지금과 비교하여 많이 팔렸고 많이..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 앨리스 먼로 단편집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앨리스 먼로(지음), 서정은(옮김), 뿔 작년에 읽은 책들을 되돌아보면서 나는 줌파 라히리와 앨리스 먼로를 만난 것을 뜻깊었다고 했다. 앨리스 먼로의 을 읽은 지 두 달이 다 되어서야 이렇게 짧게나마 글을 올리는, 다소 불성실해 보이긴 한다. 잔잔하고 섬세하며 부드러운 심리 묘사로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현대인의 마음을 고스란히 옮겨 놓는 앨리스 먼로는,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며 누군가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지만, 종종 그 사랑은 얇은 유리잔 처럼 깨지기도 하고 향긋한 봄바람처럼 불어왔다가 거친 태풍처럼 물러나기도 한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태풍은 지나간 후이고 테이블에서 떨어진 유리잔은 다행스럽게도 깨지진 않는다. 그만큼 우리 마음은 강하고 그들의 사랑은 급작스럽게 식진..

근황

오늘 일정표에는 중기청 창업 지원프로그램인 팁스 사업설명회 참석이 있었다. 하지만 가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만만치 않게 여겨지는 건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이다. 2015년도 벌써 15일 지났고 올 한 해의 모습을 그려보지만, 알 수 없다. 나는 올해 진짜 도전과 모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 멀리 1월 1일의 태양이 떠올랐다. 저 태양처럼 나도 떠오를 수 있기를. 방배동 사무실 근처 가끔 가서 커피를 마시는 '커피프레지턴트' 버스에서 내려 건널목을 지나가려는 순간, 눈에 들어온 낙서. 혹은 그래피티. 오랜만에 후배를 만나 오뎅에 정종을 먹었다. 며칠 전 술에 취해 서재에 앉아 오래, LP를 들었다. 마크 알몬드 베스트앨범. 그리고 산타나의 문플라워 1, 2집. 이걸 LP로 가지고 있는데, ... ..

더 인터뷰,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더 인터뷰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지음), 21세기북스 '조중동'이라는 단어가 거의 일반명사화가 된 지금, '조선일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들어간 책을 읽는 기분은 좋지 않다. 차라리 경향신문이나 한국일보가 들어간 책을 읽는다면 좋겠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조선일보의 위클리비즈(Weekly Biz)의 기사 경쟁력은 웬만한 비즈니스 저널 못지 않기로 유명하다. 특히 매주 비즈니스 세계의 리더들과의 인터뷰 기사는 그 내용 면에서는 탁월함마저 풍긴다. 일반적인 질문을 던져도 보통 수준 이상의 식견을 얻을 수 있을 텐데, 인터뷰 질문에서부터 기자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현재까지 3권이 출간되었고(, 등), 이 책은 2014년 4월에 출간된 책이다. 30명의 리더와 인터뷰를 했고..

제 2의 기계 시대, 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맥아피

제 2의 기계 시대 The Second Machine Age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맥아피 (지음), 이한음(옮김), 청림출판 Estimated world population figures, 10,000 BC - 2000 AD출처: http://en.wikipedia.org/wiki/World_population 1775년 증기기관의 등장은 인류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강력한 기계력(mechanical power)의 등장은 모든 면에서 인류 사회를 변화시켰고 이 영향으로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즉 그 전까지 죽던 이들이 죽지 않아도 되는 세계가 열린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런 산업 혁명과 버금가는 혁명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며, 이를 '제 2의 기계 시대'라고 말한다. 인터넷..

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지음), 최재혁(옮김), 반비 현대 미술을 전공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그녀와 이야기하는 게 어려울까? 그렇지 않을 게다. 그렇다면 그/그녀가 만들고 보여주는 미술 작품은? 정녕 모른다면 친구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동시대 미술(우리에겐 현대미술)을 보고 감상하지 못한다면, 그건 미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우리 시대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즉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주위를 돌아볼 겨를 조차 없이 무언가에 쫓겨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이 옳은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자주 전시장을 찾고 자기 자신에 대해 보다 솔직해지고(심지어 자신의 아픔, 상처와 대면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