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7 2

요즘, 자주, 스타벅스엘

요즘, 자주, 스타벅스엘 간다. 오늘의 커피를 시킨다. 기다린다. 5분. 3분. 2분. 1분. 커피를 받아들고 걷거나 앉는다.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낯설다. 익숙한 풍경 속의 낯선 나. 시간이 갈수록 내가 낯설어진다. 익숙한 나는 저 멀리 있고 낯선 내가 나를 드리운 지도 몇 년이 흐른 걸까. 나는 익숙한 나를 숨기고 낯선 나로 포장한 지도, 무심히 보내는 오월 봄날처럼 둔해진 건가. 요즘, 자주, 읽지 못할 책을 펼친다. 롤랑 바르트. 그의 문장을 마지막으로 읽었던 게 언제였을까. 오직 바르트만이 줄 수 있는 위안. 그건 언제였던가. 누군가를 만나 바르트 이야기를 하고 바르트 이야기를 하며 커피를 마시고 바르트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신 적은 언제였던가. 바르트가 이야기한 사랑과 문학과 사진과 그 자신을..

면도, 안토니스 사마라키스

면도안토니스 사마라키스 Antonis Samarakis (지음), 최자영(옮김), 신서원, 1997 전후 그리스 소설이 번역된 것이 드물었던 탓에 1997년에는 꽤 주목받았던 듯싶은데, 지금은 거의 읽히지 않는 듯 싶다. 번역자 또한 소설을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이라가 아닌 탓에, 번역된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마라키스를 한국에 소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찬사를 받아야 할 것이고 사라마키스의 소설은 다소 거친 번역 속에서도 유쾌하고 감동적이며 왜 뒤늦게 이 소설을 읽었을까 하는 후화까지 하게 만든다. 전후 그리스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 그러나 그리스는 고대의 그리스가 아니다. 마치 이집트처럼. 서구 문명의 시작이었으나, 20세기 그리스는 격랑의 현대사 중심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