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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룸팝, 혹은 Men I Trust

새로운 음악 듣기에 도전 해보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잔잔한 포크락이다. 클래식 음악도 피아노이거나 첼로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음악 취향도 상당히 보수적이다(아니면 나이가 든 걸까). 오래된 레코드 판을 올려 듣는, 칙칙거리는 아날로그 음악처럼, 뭔가 나른하면서도 푸석푸석한 느낌의 포크락을 듣는다. Men I Trust. 내가 믿는 사람들(남자들, 인간들)이라는 뜻일까. 아니면.... 그래서 이들의 음악 장르를 베드룸팝이라고 하는 걸까. 침대에 누워 멍하니 들을 수 있는 음악,들. 요즘 자주 Men I Trust의 음악을 듣는다.

독서모임 - 1월의 책

작년에 책 모임을 두 차례 진행했고 올해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어요. 모임에 참석하려는 사람이 너무 적어 해야 하나 망설임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도 알지 못했는 내용을 새로 깨닫게 되거나 정리를 하게 됩니다. 의외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도 올리게 되네요. 유시민 선생이 의외로 공을 들여 쓴 책이더군요.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굳이 객관적으로 쓸 필요없는 부분에까지 냉정하게 서술하는 걸 보면서 힘들었겠다 생각했어요. 일반독자가 읽을 수 있는 한국현대사 책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저는 19세기 조선부터 현재에 이르기는 과정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있어야 한국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의외로 이 시기..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단요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 수레바퀴 이후 단요(지음), 사계절, 2023년 솔직히 중간 정도까지 읽다가 그만 두었다. 소설이라고 보기 어려웠고 그렇다고 에세이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했다. 전체적으로 애매하고 모호했다. 대단하게 복잡한 서사나 은유가 사용된 것도 아니다. 심각하게 불길한 느낌도 아니고 일종의 문제 제기로 읽히긴 하나, 그래서, 뭘, 어떻게 라고 묻기 시작하면 애매해지는 글들이었다. 도리어 이 소설을 두고 찬사를 늘어놓는 평자나 독자가 이해되지 않았다. 토마스 만이나 로베르토 무질을 떠올렸지만, 이들의 소설은 그야말로 정말 사변적이다. 이토록 허술하지 않다. 그냥 읽었으니, 리뷰를 올린다. 또한 누군가는 이 소설 - 이걸 소설이라고 한다면 - 을 정말 재미없게 읽었다는 사실을 기록해 두어야 겠다..

만프레드 프랑크, <<현대의 조건>> 읽기 1

1. 2002년에 한글로 번역 출간된 만프레드 프랑크(Manfred Frank, 1945 ~ )의 (최신한 옮김, 책세상)을 읽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이 책을 구해 몇 번 읽으려고 도전했지만, 쉽게 읽히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다시 시도했는데, 어, 읽을 수 있다. 더구나 이해가 된다. 너무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대로 다시 현대/근대에 대한 정리를 할 겸, 책을 읽어 가면서 블로그에 요약, 또는 정리를 해서 공유하려고 한다. 2. 튀빙겐 대학 교수로 소개되는 만프레드 프랑크는 문예 이론과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초기 낭만주의에 대한 연구서인 (무한한 접근)은 전후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철학서적으로 인정 받을 정도다(이건 영어로도 번역되지 않았다). 2000년대 전후..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Last exit to Brooklyn

2024년 1월 꾸준히 이 영화를 검색하여 들어온다. 나는 기억은 간유리처럼 흐려진다고 여긴다. 아프고 잔인했던 기억은 그렇게 흐릿해지고 상처는 아물기 마련이다. 한국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그랬던 적이 많아 상처를 그냥 아물기 기다리고 그냥저냥 살아간다. 일본 사람들은 어떨까, 중국사람들은? 영국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들은? 실은 이런 국가적 경계가 생긴 거도 이제 백 년 정도 지났는데. 차라리 지역으로 구분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래서 어느 지역 사람들은 상처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행동하더라고 말이다.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상처를 자연 치유되길 기다리는 것은 잘못된 대응이다. 시간이 약이라고? 한 마디로 개소리다. 잊혀지기 전에 냉정하게 바라고 해결하고 내일을 맞이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

인공지능과 기업 조직

오랜만에 LG경영연구원 웹사이트에 들어가 리포트 몇 개를 읽었다. 그 중 하나, . 아마 2024년이 AI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될 것같은데, 이런 점에서 HR 관점에서 AI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한동안 일선 학교에서의 코딩 역량 강화가 이야기되었는데, 갑자기 AI 역량을 바뀔 듯하다. 그런데 AI 역량의 기본은 수학인데(특히 통계/확률, 행렬, 미적분 등), 지금 정부에선 대입 수학 범위를 줄이려고 하고 있으니(오늘 기사를 보니, 달에 큐브 위성을 보내주겠다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하니, 이번 정부는 정말 노답이다). 아래는 AI를 도입하는 기업 조직 형태의 예시다. 아래 예시는 이미 적용된 기업도 있고 앞으로 적용될 조직 형태도 있다. 여기에서 알아두어..

e-Commerce에 대한 개략적 이해

주니어 멤버에게 e-Commerce Platform UX에 대한 조사를 시켰더니, 너무 어려워해 간단하게 그냥 알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1. e-Commerce는 무조건 알아야하고 되도록이면 깊이를 가지면 가질수록 좋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 성장은 매출 규모 등과 같은 외형적 성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기술적 성장, UX 측면에서의 가치 성장 등 e-Commerce는 오프라인과 융합되어 일상 생활 전반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광범위한 영역까지 알고 있으면 좋다. 2. e-Commerce Platform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우리는 e-Commerce Platform, 즉 Web이든 APP이든 사용자 채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e-Commerce는 그렇게 단순하지 ..

인공지능에 대한 짧은 생각

확실히 나는 인공지능에 대해선 보수적이다. 가령 인공지능을 이용한 번역이나 통역보다 내 스스로 언어를 깨우쳐 그 언어가 가진 매력이나 특징을 알게 되는 것이 훨씬 흥미진진하다고 여기고 있다. 생산성(productivity)의 관점에서 보자면, 전혀 비논리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확실히 인공지능은 우리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여줄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간의 능력을 떨어 뜨리고 인류 문명이 가진 다양성을 해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들 중에 하나가 '믿을 만한 인공지능(Trusted AI)'이다. 아래 도표로 믿을 만한 인공지능에 대한 간단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지만, 앞으로 중요한 화두로 부상할 것이다. 인공지능(Artificial In..

Gran Passione Rosso 2021 그랑 파시오네 로쏘

Gran Passione Rosso 2021 Veneto, Italy 메를로와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의 코르비나(corvina) 품종을 블랜딩한 와인이다. 낮은 등급 와인(IGT등급인데, 프랑스로 치면 Vin de Pays라고 해야 하나..) 치고 의외로 평판이 좋은 와인이긴 하나, 나는 그다지 즐겁게 마시진 못했다. 비비노(Vivino) 평점 4.0. 의외인데. 이 정도는 아니잖아. 최근 비비노의 평점을 믿을 수 없는 수준인 듯하다. 간단한 핑거 푸드와 먹기에는 너무 밋밋했다. 최근 비비노 평점을 믿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해 낮은 평점을 주려고 노력 중이긴 하지만... 와인을 자주 마시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두지 않으면 내가 무슨 와인을 마셨는지 기억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 마시..

얼론 Alone, 에이미 션, 줌파 라히리 외 17명

얼론Alone 에이미 션, 줌파 라히리, 제스민 워드, 마야 샨바그 랭, 레나 던햄 저 외 17명(지음), 정윤희(옮김), 혜다 책을 찾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서가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텐데, 찾지 못한 건...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실은 집 근처 구립 도서관에서 빌려 읽던 중이었는데, 어딘가 두고 잃어버렸다. 서가와 바닥에 놓인 책들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쌓인 책들 사이의 공간은 끝이 없는 미지의 세계다. 때는 업무가 밀려 드는 늦가을이었고 대출 기간을 넘겨 연체를 하던 중, 연체 안내 문자를 보고 부랴부랴 책을 찾았는데, 어디다 두었는지 나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가끔 있는 일이긴 하다. 가지고 있던 책을 다시 사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결국 찾지 못해, 새로 구입했다. 도서관에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