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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 정책, 지방의 대책

1.그래서 물어봤다. 중국에선 그런 권위주의에 저항하느냐고. 그는 '상유정책(上有政策) 하유대책(下有對策)'을 아느냐고 되물었다. 정부엔 정책이 있지만, 민간은 빠져나갈 대책을 세운다는 말이란다. 우한 봉쇄 전에 시민 절반이 타지로 빠져나간 것처럼 저항보다 살 궁리를 먼저 하는 게 '중국인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코로나19는 우한을 넘어 중국 전역과 전 세계에 널리 전파되었다. - , 양선희 - 선데이칼럼, 중앙선데이, 2020년 2월29일 2.중앙일보와 중앙선데이를 받아보다가 몇 달 전 끊었다. 지난 촛불 정국 때부터 받아보기 시작했다가 최근 끊은 것이다. JTBC의 활약이라든가 읽을거리가 풍부한 중앙선데이로 인해 중앙일보까지 받아본 것이다. 아파트까지 찾아온 신문영업 아저씨의 영업술 - 1년..

비오는 토요일의 근황, 단상, 잡담

2019년 봄부터 2020년 2월까지 일 외에 다른 것에 신경쓸 틈이 없었다. 10억원이 넘어가는 프로젝트의 PM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Agile 방법론으로 다수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시켜야하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책 읽기나 글 쓰기가 예전만 못했다. 다행(?)히 다시 연장된 프로젝트에 괜찮은 멤버들도 다시 셋팅할 수 있었기 망정이지, 계속 그 생활이 이어질 뻔했다. 그 프로젝트가 끝나고 다시 IT 영업과 컨설팅, 제안서 작성과 발표의 업무로 돌아왔지만, 역시 이 업무들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도 들고 대단한 미래가 보장되는 일상을 누리는 것도 아닌 탓에, 이런저런 준비도 같이 병행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코로나 시대, 외출이 부자연스러운 지금, 간만에 내리는 비소리를..

2010년대 최고의 소설 데뷔작 The 10 Best Debut Novels of the Decade

Literary Hub에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영어로 씌여진 소설들 중 최고의 데뷔작 Top 10, 를 골라 실었다. 찾아보니, 몇 권은 번역되었고 몇 권은 번역되지 않은 상태다. 내가 이 기사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대체로 가장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소설은 작가가 맨 처음 쓴 데뷔작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소설에 대한 자유롭고 도전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극대화시킨다고 할까. 번역서가 있는 경우에는 옆에 번역된 정보를 같이 표시하였다. 의외로 번역된 책이 많지 않다. 다섯 권 밖에 되지 않다니. 글은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Friends, it's true: the end of the decade approaches. It's been a diffi..

Campo Viejo Reserva Rioja 2013

Campo Viejo ReservaRioja 2013 스페인 와인이다. Tempranillo, Graciano, Mazuelo가 블랜딩된 리제르바 와인이다. 2020년이니, 벌써 6년 이상된 와인이다. 심지어 Wine Spectator에서 90점을 받은 와인이다. 하지만 엉망이었다. 미디엄 바디에 뭔가 부족한 느낌이 이어졌다. 거친 느낌이 계속 이어졌고 풍부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평판이 좋은 와인임에 분명하나, 그런 찬사가 이해하기 어려웠다. Vivino의 평점도 3.8이었으니, 그냥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와인 평론가나 와인 잡지의 평가도 믿을 것이 못 되나 보다. 위는 Wine.com에 나온 평점이다. JS는 James Suckling, TA는 Tim Atkin, WS는..

누스바움의 '시적 정의'

마사 누스바움(Martha Craven Nussbaum, 1947 ~ ) 마사 누스바움의 책이 이렇게 많이 번역되었는지 몰랐다. 그만큼 많이 읽힌다는 뜻일텐데, 나는 그동안 한 권도 읽지 않았다. 를 도서관에서 빌려 조금 읽다가 대출 기간이 다 되어 반납한 것이 전부다. 오늘 서가를 정리하다가 프린트해놓은 논문 하나가 있어 블로그에 정리하여 올린다. 아래 논문을 통해 간단하게 마사 누스바움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누스바움의 책 몇 권을 사서 읽어야겠다. 누스바움의 '시적 정의'에 관한 수용적 검토, 윤철홍 교수(숭실대), 제 17권 제 2호, 한국법철학회, 2014년 (PDF 주소: http://kalp.kr/bbs/board.php?bo_table=sub4_2&wr_id=449&page=2) * ..

베조스 레터Bezos Letters, 스티브 앤더슨

베조스 레터 Bezos Letters스티브 앤더슨(지음), 한정훈(옮김), 리더스북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레터로 유명하다. 이 책은 지난 21년간 주주에게 보낸 연간 서한을 바탕으로 서술되었다. 그것을 통해 아마존이 어떤 원칙과 가치로 성장해왔는가를 보여준다. 따지고 보면 대단히 특별한 원칙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시해서도 안 되는 것들이다. 핵심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제프 베조스는 매년 주주에게 이를 설득하고 각인시키며, 구성원들에게는 끊임없이 강요한다. 다시 말하지만 베조스 레터를 연구하면서 나는 14가지 성장원칙이 베조스가 심혈을 기울이는 반복가능한 사이클, 즉 '테스트, 구축, 가속화, 확장'이라는 성장 사이클에 적용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3..

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

작은 것들의 신 The God of Small Things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지음), 박찬원(옮김), 문학동네 잔인하기만 하다. 몇 명의 죽음 앞에서도 그 잔인성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의 마음 한 켠을 어둡게 물들이지만, 그 잔인한 마을의 풍경을 묘사하는 문장은 더 없이 아름답기만 하구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6월의 비'는.하늘이 열리고 물이 퍼붓듯 쏟아져내리면, 오래된 우물이 마지못해 되살아났고, 돼지 없는 돼지우리에 녹색 이끼가 끼었으며, 기억의 폭탄이 잔잔한 홍찻빛 마음에 폭격을 가하듯 홍찻빛 고요한 물웅덩이에 세찬 비가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풀들은 젖은 초록빛을 띠었고 기쁜 듯 보였다. 신이 난 지렁이들이 진창 속에서 자줏빛으로 노닐고 있었다. 초록 쐐기풀들이 흔들렸다. 나..

틱톡TikTok과 유튜브Youtube - 동영상의 시대

미국의 시장 조사 결과이나, TikTok의 부상은 상당히 흥미롭다. 한국 시장에서 Snapchat은 아예 맥을 못 추고 TikTok 유저는 조금씩 늘고 있는 듯 하다. 이제 콘텐츠 소비는 긴 것 대신 짧은 것으로. 그래서 긴 기사의 경우에는 몇 단어이고 몇 분 동안 읽을 분량인지 알려주기도 한다(나는 이걸 쓰면서 헤겔이나 비트겐슈타인의 문장을 떠올렸지만..). 짧고 경련적이며 파편화된 소비 트렌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반작용은 뭐가 있을 지 고민해보자. 미국에서도 Netflix를 제치고 Youtube가 올라갔다. 아마 Netflix도 Youtube와 같은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Contents Creator를 위한 Platform Business를. TikTok도 ..

힉스 입자와 가짜 진공

우연히 가짜 진공(false Vacuum)이라는 개념과 함께 진공 붕괴(Vacuum Decay)를 듣게 되었다. 물체는 높은 에너지에서 낮은 에너지로 갈 때 보다 안정적인 상태로 가게 된다. 우리가 진공(Vacuum)이라고 할 때, 그건 어쩌면 우주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 가장 안정적인 상태를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짜라면? 그래서 더 낮은 에너지 상태로 갈 수 있다면? 이 때 진공 붕괴가 생기게 되고 이 우주는 그냥 소멸하게 된다는 것이 진공 붕괴다. 그리고 이것에 깊이 관여하는 입자가 힉스 입자(Higgs Particle)이다. 아래는 이와 관련된 동영상들을 모아둔 것이다. 시간날 때 천천히 보기 위해서.

주제, 강유원

주제 - 강유원 서평집강유원(지음), 뿌리와 이파리 이 책은 2005년 겨울에 나왔으니, 이 땐 나도 적절한 시간을 책 읽기와 글쓰기에 투자하고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대단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뭔가 다른 것을 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 행동이나 태도에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으나, 이를 깨닫지 못했다. 그저 빈둥거릴 생각만 가득했다. 그리고 내 모든 것이 끝났던 무렵니다. 사랑이랄까, 미래랄까, 꿈이랄까. 그리고 2020년에, 2005년, 혹은 2006년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실은 다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일부는 기억 나지만,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 저 때가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4년이 지났다. 그 사이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나도 변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