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미술 4

마르셀 뒤샹 展, 국립현대미술관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 2018. 12. 22 - 2019. 4. 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르셀 뒤샹만큼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작가는 없다(있다고 한다면 세잔 정도). 그는 인상주의 이후 추상을 향해가던 현대미술을 캔버스 바깥을 향한 실험과 개념의 아수라장으로 만든 장본인. 뒤샹 이후 모든 것은, 그것이 사물이든 개념이든 상관없이 예술이 되었고(될 수 있고), 동시에 예술이 아닌(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도 실은 앤디 워홀이 아닌 뒤샹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노년의 뒤샹은 젊은 엔디 워홀을 무척 좋아했다). 레디메이드란 숨겨진 미적 가치의 재발견처럼 보이지만, 실은 '예술작품'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표시하는 일종의 태도다..

Martin Creed 마틴 크리드 전, 아트선재센터

Martin Creed 2009.11.07 – 2010.02.12 Artsonje Center, Seoul, ROK 현대미술(contemporary art)는 어디까지 막다른 골목으로 향해 갈까? 그것이 궁금하다면, 전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마틴 크리드(martin creed) 전을 추천한다. 2001년 그가 터너상을 받았을 때도, 한 쪽 세상은 그의 수상에 열광했으나, 한 쪽 세상은 경악하고 분노했다. 이 점에서 터너상 수상자의 대부분은 이러한 찬반양론에 휩싸이며, 터너상은 은근히 이를 즐기는 듯하다. 아트선재센터의 이번 전시는 현대 미술의 최전선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전시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마틴 크리드는 내게 그리 감동적이지 못했다. 도리어 불편했고 마틴 크리드의 조롱과 장난은 도가 지나..

온 카와라On Kawara, 두아트서울

ON KAWARA JUL.23, 2008 - AUG.24, 2008 doART Seoul 흥미로운 의문이지만, 함부로 물어서는 안 되는 문장이 있다. 특히 반데카르트주의가 횡행하는 현대에서 그 문장은 종종 한 개인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이다. 온 카와라(On Kawara)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시간과 인간 존재에 대해 천착한다는 점에서 로만 오팔카(Roman Opalka)와 비교하였지만, 실은 로만 오팔카보다 더 개념적이고 추상적이다. 로만 오팔카는 회화적 형태에 대한 탐구를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로만 오팔카의 페인팅 작품들은 숫자들의 끝없는 나열들이 극도로 절제된 색채와 형태로, 현대 미니멀리즘 회화의 연장선상에 위치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온 ..

아드리안 파이퍼 Adrian Piper

2002년 10월 25일부터 2003년 2월 2일까지 호암갤러리에서 전시된 ‘미국현대사진전 1970-2002’ 전시 도록을 꺼내본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날 매혹시켰던 한 명을 기억해낸다. 불행하게도 그녀는 자신의 실존을 요가에 맡겨버렸다는 사실에 무척 실망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녀 개인에게 있어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영혼을 위한 음식, 이미지 #2 Food for the Spirit Image #2 1971, gelatin silver print, 45.72*40.64cm 아드리안 파이퍼 Adrian Piper 뉴욕 할렘에서 태어난 아드리안 파이퍼는 1974년 뉴욕 시립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1981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 초반, 파이퍼는 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