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3

마음, 나쓰메 소세키

마음 -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문예출판사 마음, 나쓰메 소세키(지음), 김성기(옮김), 이레 1.나쓰메 소세키, 무려 1세기 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동시대적일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이미 근대성(modernity)의 본질을 간파한 것이리라. 이번 소설도, 내가 이전에 읽었던 소설과 비슷하게, 큰 사건이 없이 한 편의 풍경화처럼 이야기는 조용히 흘러간다. 소설의 전반부는 나와 선생님이 만나고 가깝게 되는 과정을, 소설의 후반부는 선생님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즉 한 부분은 두 사람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나머지 한 부분은 독백에 가까운 편지로만 구성된다. 그런데 누군가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 대화가 아닌 '글로 씌어진 편지'에 의지하게 되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그리고 ..

개인주의의 역사, 알랭 로랑

1. 독서의 경험 밤 늦게, 대략 10시 쯤부터 읽기 시작한 알랭 로랑의 (한길크세주 24)를 다 읽은 것은 새벽 3시였고 새벽 5까지 서평을 쓴다고 끄적이다가 서평이 아니라 요약본이 되어가는 모습에 쓰다 그만 두고 강희안의 을 읽다 잠이 들었다. 오전 11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간밤의 독서 경험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하기 위해 이렇게 간략하게나마 노트를 해둔다. 2. 근대성의 문제 근대성Modernity에 대한 글들은 무척 많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것이 진짜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글은 드물다. 데카르트주의를 언급하지만, 데카르트가 현대의 허무주의적 태도와 어떤 연관을 지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 태도가 왜 '반휴머니즘'인지에 대해서, 대부분 그 설명은 인색하기 이럴 때 없다. 이는 글이란 읽는 이에 따라 가..

빵굽는 타자기, 폴 오스터

빵굽는 타자기 -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열린책들 빵굽는 타자기 폴 오스터(지음), 열린책들 우리 시대는 근대 개인주의의 어떤 극점에 와 있다. 그리고 그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소설가가 바로 폴 오스터이다. 그는 어떤 인도주의나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대변하지 않고, 아니 그런 것들에 심한 경멸감을 내비치면서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이다. 그래서 한 순간도 냉정을 잃지 않으며 감정의 쓰잘데기 없는 부분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글은 차가우며 어떤 점에선 매우 매력적이고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서 생긴다. 이것은 과연 미덕인가, 악덕인가. 는 폴 오스터의 자서전 비슷한 것이지만, 꼭 자서전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누가 알겠는가. 허구일지. 따지고 보면 진실에 기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