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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박종훈(지음), 21세기북스 


몇 해 전에 나온 책을 이제서야 다 읽는다. 이미 칼럼을 통해 박종훈 기자의 통찰력 있는 글들을 읽었던 터라, 책을 읽는 과정은 마치 복습하는 느낌이었다. 

(칼럼 주소: http://news.kbs.co.kr/news/list.do?mcd=0849#1)


유명세를 치른 책이라,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테고, 읽은 사람들은 다 읽었을 것이다. 정작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들은 내가 아니라 저 쪽에 있는 사람들인데. 


흥미로운 것들은 경제전문기자(실은 박종훈 기자만 말하겠는가!)가 지적하는 사항들과는 정반대로 국가 정책이 수립되고 실행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국가에서 홍보하고 대단한 성과를 내는 것처럼 포장하는 여러(더 많겠지만) 잘못된 정책들에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그런 정책들의 잘못을 지적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지난 대선에 박근혜 대신 문재인을 지지한 이들이 마치 이해할 수 없는 이들에게 포위된 섬처럼 있었듯이. 


아직도 마음의 상처처럼 남아있는 기억 하나가 있는데, 이십 대 중반 어느 공부 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일반 대중들은 무식하거나 무관심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식의 말을 했다가, 그 무슨 시대착오적인 계몽주의라는 핀잔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때 계몽주의가 잘못된 것인가, 왜 시대착오적인가, 한참 생각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실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는 정도인 사람이 대통령으로 앉혀놓고 바람직한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기획들을 버젓이 경제 정책이네, 교육 정책이네, 문화 정책이네 하면서 수립하여 실행하면서 그것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좌파나 빨갱이,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과정을 보면서도, 사람들이 꿈쩍하지 않는 모습에 나는 절망했다, 끔찍했다. 결국 최순실 사태를 통해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긴 했지만, 스스로의 지적 능력으로는 그들이 절벽 앞에 서서 떨어질 날만 기다리는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카카오톡을 통해 전파되는 가짜 뉴스들을 진짜라고 믿는, 나이든 이들을 보면 아 나이가 든다는 건 지혜스러움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마리오네트가 되는 과정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그들 앞에서 우리가 그들 스스로 깨치길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사람들은 민주적인 촛불 시위를 보면서 희망을 느꼈을 지 모르지만, 나는 그 촛불 맞은 편에 서서 그것을 반대하는 이들을 보며 불안과 공포, 절망을 끊임없이 느낀다. 이런 점에서 이 책도 마찬가지다.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 이 책은, 그렇다고 절망을 이야기하진 않지만,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얼마나 허술하고 취약하며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자칭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내가 볼 때 시대착오적인 수구라고 여겨지지만)이 만든 구호들과 정책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잘못된 것인가를 지적하고 있다. 목차만 한 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논조를 알 수 있다. 


경제정책 - 정부는 왜 눈 앞에 닥친 위기도 못 보는가?

기업 - 1등만 살아남는 경제는 왜 위험한가?

부동산 - 집, 살 때인가? 팔 때인가?

세금 - 세금은 군대보다 더 무서운 무기다.

빚 - 이미 당신에게는 2,000만원의 빚이 있다

빈부격차 -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복지 - 복지는 분배가 아닌, 성장의 열쇠다

인구 - 인구 감소가 가져올 최악의 경제 불황

청년 - 21세기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자원, 청년 


이 책은 좌파적이거나 마르크스주의적이지 않다. 정치적 지향으로 따지지만 리버럴하고 중도적이라고 할까. 좌파라든가 빨갱이라는 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내리지 못하는 이들이(이는 기자(혹은 기레기)도 마찬가지) 그런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을 호도하고 선동하고 있다.(이것도 일종의 계몽주의가 아닌가?)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에 대해선 환호하면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복지 정책에 대한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에 동의하는 이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박종훈 기자는 사회안전망이 한 나라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 서술한다. 


이 때문에 촘촘하게 잘 짜인 사회 안전망은 그 혜택을 보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제 전체를 불황에서 지키는 중요한 버팀목이 된다. 이 같은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바로 '경기 자동안정화 기능Automatic Stabilizer'이라고 한다. 경기 자동안정화 기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경기 불황이나 호황이 왔을 때 정부가 임의로 재정 지출이나 세율을 변경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작동해 경기 변동 폭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211쪽) 


이처럼 사회안전망의 경기 부양 효과가 훨씬 강력하지만, 부패한 국가는 인위적인 건설 경기 부양책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자동화된 사회 안전망과 달리,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에는 힘 있는 정치인들이나 고위 관료들이 쉽게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3쪽)


몇 해 전부터 서부 유럽 몇몇 국가에서 논의되거나 시범적으로 실행되는 기본 소득 제도도 이런 사회안전망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복지의 차원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나라의 경제 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에 대한 뼈 아픈 지적들로 채워진 이 책은 웹사이트에 게재될 때부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다양한 채널로 공유되었다. 대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된 조세 제도(뿐만 아니라 그냥 경제 시스템 자체가 그들을 위해 설계되어 있다)는 이 나라 기업 생태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지만, 그것을 그 누구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 김종인이 끊임없이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이유는 정치적으로는 (권위적) 보수주의자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진보적이기 때문이다. 실은 진보적이라는 표현 대신 합리적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그가 보기에도 현재 경제 시스템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유층에 유리한 조세 정책은 우리나라를 상속형 경제로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는 유류세와 담뱃세같은 간접세가 전체 세수의 절반이나 되는 반면, 소득세 비중은 낮기 때문에 조세 정책으로 인한 빈부 격차 완화 효과도 거의 없다. (171쪽) 


낙수효과가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일반 대중들을 빼곤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단어가 먹힌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자본주의의 핵심은 결국 공정한 경쟁 시스템에 있다. 아무리 무능력해도 부모 잘 만난 덕에 세금 한 푼 안 내고 부모의 부를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다면, 누가 치열하게 노력하며 발전을 도모하겠는가? (109쪽) 


한동안 IT에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화두였는데,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정보격차Information Divide'도 꽤 심각한 수준이다. 문맹률은 낮지만, 문해력도 상당히 낮다는 점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은 계속 줄어들 것이다. 특히 빠른 온라인화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는 건 아닐까. (참고: 한국인의 문해력은 왜 세계 꼴찌인가? http://ppss.kr/archives/66923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 그 시작은 이 절박한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을까. 이 점에서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는 현재 시점에서 꽤 유용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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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시절에는 직장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 받는 돈이 적거나 없어도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자,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했다. 그제서야 경영의 가치나 기업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대체로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 결정의 피해는 불행하게도 회사 구성원들이 진다. 그러나 작은 회사의 경우에는 (약간 달라서) 경영진이 책임지고 아예 집안이 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기업 경영과 연관된, 잘못된 정치적 관행(뇌물 같은 것들)에 대한 책임은 이상하게도 기업가들만 진다. 정치가나 행정가들은 교묘하게 기업가들의 마음을 움직여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그러다가 일이 잘못되면 그 책임 대부분은 기업가나 기업, 더 나아가 그 기업이 있는 지역사회가 진다(대우조선처럼).


정치과 기업의 밀착 관계를 끊어야 하고, 정부나 정치가들은 기업가들이 올바른 경영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시해주어야 한다,고 교과서에선 말하지만, 한국은 아직 한참 멀었다.


고성장 시대를 살아온 노인네들은 저성장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 상당수는 우연히 사놓은 땅이나 가게로 돈을 벌었다.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은 이런 경우가 너무 많다. 그들에게 노년은 행복한 일상의 연속이며 그들이 소유한 부동산의 가격만 떨어지지 않으면 된다(그래서 그들 대부분은 모두, 한결같이 박근혜를 지지했다. 이는 정치적 의견이라든가 나라의 미래, 젊은 세대들의 삶과는 무관한 결정이다).


그러나 절약해서 모은 돈으로 기업체를 차린 사람들 대부분은 망해, 흔적도 없다.(일부는 성공하여 큰 기업체를 일구었을 테지만, 아마 문어발 확장을 하거나 노동자의 삶과는 무관한 경영을 할 것이다) 즉 노동의 댓가는 실패이거나 해고이고, 부동산 투자의 대가는 여유로운 일상과 이익이다(그래서 노인 빈곤층은 부동산을 사지 않았던 노동자이거나(땅에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믿는 이들), 사업을 하다 쫄닥 망한 이거나, 그 외 사회시스템이 커버하지 못했던 어떤 비극을 당했거나 그런 환경 속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다).


잘못된 것인 줄 알지만, 우리 세대 사람들은 결국 실패하거나 해고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돈을 모아 아파트나 빌라를 구입하고 만다. 부동산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 앞에서(왜 부동산을 사는가에 대해 원인 분석 없이 맨날 부동산 대책만 낸다. 마치 왜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가에 대한 원인 분석 없이 출산 대책만 내는 것처럼).


좋은 경영자가 살아남고 승승장구하여 좋은 일자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 쉽지 않고, 쉽지 않을 것이다. 저성장 시대의 우리 삶을 그나마 지탱하게 해줄 것은 좋은 경영자가 아닌 훌륭한 정치가일 테지만, 훌륭한 정치가가 살아남기엔 이 나라는 너무 개판이다. 멍. 멍. 멍.


포스코가 인수하여 망가뜨린 회사에 대한 책임은 포스코가 아니라 그 구성원이 진다. 하긴 경영이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경영 실패의 댓가는 가혹하기만 하다. 그러니, 올바른 정치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혁신은 실패로부터 시작된다고 하지만, 이래저래 실패는 가난한 기업가나 기업체에 다녔던 직장인들이 지고 말기 때문이다.


왜 사업을 했냐고? 왜 그런 회사를 다녔냐고? 평생 직장이 사라진 지금, 왜 노력을 게을리 했냐고? 웃긴 개소리다. 멍. 멍. 멍. 그건 시스템이 잘못되어 모든 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문제이고,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정치다. 경제를 살리는 것도 결국 정치다. 좋은 정치가가 필요한 시대지만, 나이든 이들은 얼마남지 않은 그들의 삶을 걱정할 뿐, 미래 세대들의 삶이나 그들이 살아가야 할 사회를 걱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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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기사를 접했다. 그 기사 제목은 <클린턴 외교 핵심 캠벨 “한국군에 전작권 전환 반대”>이다. 일견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미 민주당 인사에서 나왔다는 것에서 내가 순진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이미 '주한 미군 문제'라든가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미국'에 대해선 이상돈 교수의 <<공부하는 보수>>라는 책에서 잠시 엿본 바 있었지만, 나는 두 개의 미국-공화당 정권의 미국과 민주당 정권의 미국-이 있다면, 이 둘이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건 내 일방적인 견해였다. 적어도 미국 내부의 문제에 대해선 서로 다를 수 있겠으나, 미국 외부의 문제에 대해선 그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가지고 이거나 서로 다른 척 할 뿐이다. 이에 짧게 내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좀 비관적이긴 하지만. 


* * 


상식적인 미국 정치인이나 행정가이라면 당연히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할 것이고, 한반도에서 만일 전쟁이 발발한다면, 한국 정부가 전시 작전권을 가지는 것에 반대할 것이다. 또한 주한 미군이 철수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다만 트럼프와 같이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미국 내 보수주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의도는 주한 미군 철수가 미국의 국익에 반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미국 내부의 문제를 우선시하고 있을 뿐이며, 운이 좋을 경우에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액을 더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다 아는 사실일테지만) 그들이 전시 작전권 양도나 주한 미군 철수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그만큼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여러모로 정치적 쓸모가 많은 땅이고 한국도 그런 나라다. 지극히 상식적인 애국주의자들인 그들은 한국이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자주적인 발언권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얼마나 보기 싫었겠는가. 참여정부의 딜레마는 적절한 수준에서의 그 전 정권과는 다른, 주권국가 한국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발언이나 행동을 해야겠지만, 이 발언이나 행동이 미국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당돌을 넘어 황당해 보였을까. 이런저런 고려 속에서 한국군 파병과 같은 일들을 도모했지만, 당장 눈 앞의 것들에만 신경 쓰는 국내 진보(?) 언론과 인사들은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었다,는 걸 지금은 알까. (알겠지만 후회하진 않을 게다, 아마.)


만일 전쟁이 나면, 한국은 버리는 패다. 시간을 벌 수 있고 전 세계 여론에 호소하기 아주 좋은 나라다. 인구 밀도가 매우 높으며 사상자 수는 그 이전 전쟁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경제 시설들이 파괴될 것이고, 심지어 원자력 발전소들까지 있으니, 그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니 전쟁 나면 이 땅은 그냥 사람이 살지 못하는 땅이 된다.


그리고 전쟁을 수행하는 입장에선 한국은 그냥 버리고 일본에서 다음 일을 도모하면 된다. 한국이 전쟁터가 된 상황 속에서 앞으로의 정치적 협상을 진행하면 그 뿐이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이지만, 언제나 최악을 가정하고 모든 정치나 행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일본은 얼마나 좋은 친구인가. 적어도 한국보다 일본이 더 믿을 만한 친구다. 역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또한 일본 스스로도 중국과 한국보다는 미국과 친구가 되는 편이 낫다고 믿는다. 그들은 아시아 지향적이 아니라 탈 아시아를 원한다. 동시에 아시아의 맹주가 되고 싶어하지만, 역사적으로도 경제, 정치적으로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그들은 아시아를 넘어서 아시아 속으로 들어오고 싶어한다.


더 불행한 일은 한국의 보수적인 정치가들, 행정가들과 군인들도 전시 작전권을 회수하는 것에 대해,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그들은 그들의 정체와 실력이 탄로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전쟁을 수행할 능력도, 전쟁을 책임질 능력도, 전쟁을 책임질 생각도 없다. 어차피 분단국가 한국은 유엔 사령부 밑에 전쟁이 일시 중단된 상태이니, 전쟁에 대해선 유엔이 책임질 일이라고 여긴다. 유엔사무총장이 한국인인 것과도 아무 관련 없다. 어차피 유엔사무총장은 얼굴 마담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이 없기 때문에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을 키우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 군대는 유엔 사령부 아래에서 미군 주도로 수립된 전쟁 작전 아래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수십 년 동안 훈련해왔다. 이게 전시 작전권을 가지고 온다고 해서 바로 될 것이라 믿을 만큼 순진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니 전시 작전권 환수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다. 전쟁 수행 능력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걸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인적, 물적 투자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니, 사서 고생하지 말자는 것이다.


더구나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은 미국도 원하지 않는 일이다. 그 동안 정치적으로 약점을 가진 정권들은 미국의 요구대로 독자적인 수행 능력을 가지지 않았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미군이 가진 핵무기만으로 한국군의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 따윈 필요 없으니까.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핵무기 개발에 욕심을 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냥 한 번에 이런저런 고민을 다 해결해줄 수 있는 녀석이니까.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실패하지 않았는가. 그 이후 한국 정부는 독자 전쟁 수행 능력을 키우기 보다는 낙후된 산업 시설이나 경제를 살리는 것이 정치적으로 더 중요한 사안이 되었다.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은 원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미군의 반대로), 그리고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일도 아니니,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나은 일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전시 작전권에 대해선 정권이 여러 번 바뀌고 나서야 검토된다. 우리가 귀가 닳도록 들었던 ‘자주 국방’이라는 것이 말로만 아니라 실제로 가능한가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 듣기 좋은 ‘자주 국방’을 하기 위해 군대는 정말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하고 싶을까? 거의 모든 걸 바꾸어야 하는데, 그냥 그대로 놔두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미군이 있는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전쟁 억지력이 생기고 미군이 시키는 대로만 해도 전쟁에서 이걸 것이 뻔한데.


자주 국방을 위한 독자 전쟁 수행 능력을 가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적, 인적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리고 한창 투자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만일 주한 미군이 철수한다면, 그리고 전쟁이 나면? 말로는 자주국방을 외치지만, 실제로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자주국방엔 별 관심이 없다. 도리어 자주국방 대신 미군의 영향권 안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믿는다. (사드 배치 결정은 이러한 배경 아래 결정된 것에 다름 아니다)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기사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하고(아니면 관심에 없거나) 주변국가들까지 나서서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그 고집을 꺾지 못하는 이유는 미군의 영향권 아래 계속 머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한국의 국익에 부합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단기적으론 그럴 지도 모른다. 이 단기적 고려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이라는 나라, 한국이라는 나라가 걸어온 반만년의 역사와는 어떤 관련을 맺고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고려는 아예 없다. 하긴 그런 생각을 했다면 저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한국 정부나 군대는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하게 한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 생각이 전혀 없다. 아예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여길 지도 모른다. 실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도리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여길지도 모른다. 적어도 군사적인 측면에서 말이다. 어차피 자주 국방이 안 되고 앞으로 하지 않을 것라면, 그들의 입장에서 '사드 배치'는 실보단 득이 많은 수다. 그러니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리고 미국한테 밉보여서 뭐 좋은 게 있다고. (과연 그러할까? 중국의 경제 제재, 러시아의 군사적 조치들은 미국을 위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위험하게 할 것이다. 앞으로 하나 두 개 어떻게 실현되는가를 가슴 아프지만, 지켜볼 수 밖에)


나는 이 상황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하는 정치인, 행정가, 군인들, 그리고 이들로 이루어진 정치집단을 지지하는 한국 국민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을 책임지지도, 이끌지도 않을 작정으로 한국의 정치와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군대를 통솔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들을 이해하고 지지하고 동정까지 한다. (아마 다음 선거에서도 가면을 갈아끼운 골통 보수주의자들에게 투표할 것이다. 그는 그녀와 다르다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이 낫다. 못 살더라도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못 살면 미래는 예측가능해진다. 신분제와 노예제가 수천 년 이상 지속된 것도 여기에서 연유한다. 서민들은 이렇게 여기게 되었으며, 상류층도 안정된 체제가 좋다. 분단 상태도 그냥 이대로 지속되는 것이 좋다. 개성 공단이 작살나더라도 상관없다. 분단 체제가 지속되고 이러한 불안정하긴 하나 일시적 균형 상태를 계속 지속시키는 편이 다른 것들보다 낫다. 그리고 밝혀지지 않은 과거사 따윈 그냥 덮인 채로 있는 게 낫다. 이미 일은 벌어져 끝났으니까.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관심도 없거나 관심이 멀어지도록 만들면 된다. 잘못된 일도 덮으면 그 뿐이다. 가끔 마음에 들지 않은 이들이 있으면 교육 차원에서 한 번, 정해진 각본대로 밝히면 된다. 하나 두 개 각본 없이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기득권 전체가 위험해진다. 정말 위험해진다.


그러니 얼마나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 정부 인사들이 미웠을까. 그들은 적극적으로 분단 체제 해소와 보다 나은 상태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실제적인 일들을 단행했으니까. 과거사도 다시 짚었고 뭔가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 잡으려고 했으니까. 그리고 그걸 한 번 경험한 사람들은 알게 될 테니, 그걸 어떻게든 막아야 된다. 그리고 막아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막아야 되니까, 종편 방송 만들고 언론부터 잡고 이젠 국정 교과서까지 가는 것이다. 다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어렵게 기득권이 된 이들(소위 개천에서 난 용)에겐 감투를 주면서 괜히 휩쓸리지 말라고 단도리를 한다.


그리고 계속 이 상태로 지속되면 아무 문제 없다. 모든 것들은 예측 가능해진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은 계속 가난하고 힘 없을 것이며, 부유하고 힘있는 이들은 앞으로 계속 부유하고 힘있을 것이다. 가끔 딴 짓 하는 이들만 가끔 본보기로 잡으면 된다. 정치란 이런 것이고 국가 경영이란 것도 이런 것이다.


어차피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런 것에 관심도 없다. 먹고 살기 바쁜데, 이런 것 따윈 사회에서 도움도 안 되는 괜한 이상주의자들에게서나 나올 법한 것이니, ‘쟤들은 원래 저래’로 몰고 가면 된다. 그러면 잠시 동요하던 국민들도, 아, 원래 저런 애들이었구나 하고 거리를 두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월호사건에서 보듯, 그렇게 거리를 두게 된다. 


이만큼 온 것도 기적이니, 이제 안정된 일상, 안정된 사회, 안정된 국가를 만들자고 말한다. 더구나 민주화까지 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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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경제’ 이야기가 나오고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IMF 이후 구조조정에 대한 저항이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이명박 정권 이후에는 구조조정은 기업/산업의 일종의 문화가 된 듯싶다. ‘위기’라는 단어가 나오기만 하면 ‘구조조정’, ‘대량해고’, ‘대량실업’이 나온다.(1)


그리고 은연 중에 주류언론에서는 ‘정치’의 문제를 ‘경제’의 문제로 옮겨버린다. 


최근 ‘한국 조선업의 위기’를 보도하는 기사들을 보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조선업이 위기에 빠진 것은 경영 상의 잘못된 의사 결정, 안일한 경영 관리, 정부의 산업/기업 리스크 관리 부재, 장기적 산업 전망 부재 등 이것저것 뒤섞인 것이다. 솔직히 경험이 없지만 고부가가치 영역(해양플랜트)으로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이미 몇 해 전에 올해와 같은 상황이 올 것이라 예측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대응도 없었다. 


이미 구조조정은 기정사실화되었다.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그런데 너무 선정적이다. 이제는 자살, 강도 같은 제목을 단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언론인가 싶다.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언론들은 몇 개의 기업이 문을 닫고 몇 명이 대량 해고되었다는 식의 기사를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그 기사들을 채운 문장 속의 비극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얼마나 많은 작은 회사들의 사장들이, 얼마나 많은 집들의 아빠들이, 얼마나 많은 집들의 엄마들이 고통 속에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선 말이 없다. 


이젠 구조조정으로 인한 작은 회사의 폐업이나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는 당연한 일이 된 것인가? 


그래, 당연한 일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그 다음은? 개성공단에 입주해있던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자살 시도까지 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미 비극은 시작되었고 어차피 그들의 문제라고 여기는 것일까? 그렇듯 조선소의 문제도 그런 것일까? 


언론들은 ‘어떻게 구조조정했다’고 말하지, 구조조정 속에서 회사를 잃어버린 작은 회사의 사장이나, 직장을 잃어버린 가장과 그 가정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 이 무슨 또 다른 비극이란 말인가. 이젠 모두가 통째로 쓰레기가 되고자 작심한 듯 보인다. 


이제 경기 불황은 일상이 되었고(어떤 이유로 불황의 일상화가 시작되었는지 이야기하지 않고), 일상이 된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장이 없는 사람들을 자영업자, 혹은 개인사업자화시키고(창업 독려로),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하면서, 능력 없는 개인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것이 초래하게 될 국가적, 지역적, 사회적 비극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상처를 어떻게 회복하고 극복해야 하는지, 그것에 대한 계획은 있는지에 대해서 그 누구도 고민하지 않는다. 마치 전쟁 같다. 누가 쏘았는지 모르는 총탄에 맞아 반신불구가 되더라도, 그저 시절 탓으로 돌리고 마는. 전쟁의 비극이 한국에서 불황이라는 이유로 자행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혹시 이것이 잘못된 귀결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국가 산업의 근간을 이루었던 조선산업의 위기는 충분히 예측되었다. 하지만 그냥 방관했다. 그리고 단란했던 소시민들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다. 


이 나라는 참 이상하다. 책임질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평범한 시민들이 자리 잡는다. 언론도 책임 지지 않고 정부도, 기업 리더들도 책임지지 않는다. 언론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몇 명이 잘렸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해줄 것이다. 정부는 기업 리더들 탓으로,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 탓으로 돌릴 것이다. 기업 리더들은 그냥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만이다. 어차피 자신들은 전략적 경영을 한 것이니. 낙하산 인사들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갈 것이고, 그들이 져야 할 책임은 월급 없인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분산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국은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가를. 장기적으로 모든 이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지, 그런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하고 하나하나 실천해야 한다.(2)



* *


(1) 이번 구조조정은 민심을 의식한 보수 정권이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친 것이 주요 원인들 중 하나다. 그리고 이들 기업 리더들에 낙하산 인사들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알고 있을까. 


(2)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 되기 전에 이를 예측하고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하긴 이건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다. 이번 산업 위기 사태는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정치 문제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면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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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전쟁 Breaking Banks 

브렛 킹(지음), 이미숙(옮김), 도서출판 예문 




핀테크FinTech가 금융 전반의 화두가 된 지 몇 년 되었지만, 나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었다. 금융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IT 종사자와 달리 다소 보수적이라고 할까. 그만큼 관련 법률이 복잡하고 규제가 심하며 보호와 보안이 중요하다는 생각 탓이다. 


하지만 인터넷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생명체였고, 금융 산업은 기존 오프라인 지점 중심에서 채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진화했다. 그렇다면 그게 전부일까? 은행 지점의 모바일화 정도로만 머무는 것일까. 핀테크라는 단어가 Finance과 Technology가 결합된 조어이면서, Finance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니라, Technology가 강조된다면 어떤가. 


이 책은 핀테크 산업의 선두에 서서 앞으로 펼쳐질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현재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는 이들이 직접 자신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금융 산업에 대한 팟캐스트인 'Breaking Banks'의 내용을 정리한 이 책은,  2014년도이긴 하나,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대해 눈 뜨게 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금융 산업에 대한 내 생각은 아래와 같다. 



- 더 이상 대출 이자나 수수료 비즈니스는 통하지 않는다. 

금리는 계속 인하될 것이다.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나 장벽은 낮아질 것이고, 대출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수수료 비즈니스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고, 기존 금융 서비스의 운영 비용은 큰 짐으로 다가올 때, 은행은 무엇을 해야할까? 


- 현금이 사라지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수표를 사용하지 않는다. 현금도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신용 카드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제 카드마저도 사라지게 될 지 모를 일이다.  이미 온라인에서의 소액 결제는 대두분 신용카드로 결제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달은 기존 통화를 사라지게 하고 새로운 통화를 만든다. 비트코인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 지점 비즈니스를 잊어라. 

은행 지점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기업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같은 일이 있을 때에나 지점을 방문할까, 나머지 일로 지점을 가는 일은 드물다. 이제 계좌도 인터넷으로 가능한 시대이고, 기업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마저도 지점을 가지 않더라도 처리될 날이 머지 않았다. 


- 새로운 결제 시장이 열린다. 

P2P 대출은 이미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그렇다면 P2P 결제는 어떤가? 집에 보일러를 수리하러 온 보일러 수리공에게 수리비용을 P2P 결제로 지불한다면? 다양한 형태의 통화 뿐만 아니라 실시간 결제 서비스도 혁신될 것이다. 페이팔만 떠올리지 마시라. 


- 새로운 금융 서비스는 개인의 Life Cycle에 맞추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PFM이다. Personal Financial Management는 기존 은행 지점에서 제공해주지 못했던 가치를 개인에게 전달하며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게 될 것이다. 은행 지점에선 새로운 금융 상품을 소개하고 팔았지만, 이제 스마트 기기와 방대한 Big Data에 기반한 PFM은 개인의 수입과 소비 패턴까지 분석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개인 재무 관리까지 해줄 것이다. 



그렇다면 은행의 대응은? 글쎄다. 쉽지 않을 것이다. 기존 은행 비즈니스 모델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며, 기존 수익을 버리고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야 하기엔 너무 리스크가 크다. 조직 내 반발도 심할 것이고. 간단하게 말해 잘 팔리는 상품을 버리고 그 상품을 부정하면서 더 나은 상품을 더 싼 가격으로, 더 낮은 수수료(아니면 수수료를 받지 않고)로 팔아야 한다. 과연 어떻게? 



*** 

참고할만한 링크. 


Breaking Banks Websitehttp://www.breakingbanks.com/ 

Pod Casting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핀테크(FinTech): 창조적 독점과 디지털 금융기술 혁신

http://slownews.kr/32306 


전자금융 산업 및 핀테크의 이해

http://www.slideshare.net/jaesicjeon/ss-52791416 


10년 후 은행이 없어진다?

http://s.wowtv.co.kr/?p=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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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였나, 아니면 그 이전이었나. 정치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커다는 사실을 알고 난 다음부터 제대로 된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아직도 시작하지 못했다. 마음 속의 분노와 절망은 너무 커져 폭발하기 직전이다. 오늘 광화문을 지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는 듯 사는 내가 미워졌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고 이젠 치료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는 건 아닌가 싶다. 조 단위로 해먹은 전직 대통령을 불러 조사하지도 못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이 그간의 갈등을 끊고 악수하는 자리에 한국 대통령은 없고 도리어 고산병을 극복하며 열정적으로 남미 외교를 하고 있다는 기사는, 대놓고 국민들을 무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정부와 여당을 지지하고 한때 자신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던 정치인이었던 기업인이 억울해하며 자살을 해도, 그 지지는 쉽사리 누그러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런 나라에 미래가 있기라도 한 걸까. 


* *  


세상사에 무지하고 관심 없는 백성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성군 따윈 없다. 아니 그런 성군이 있다 한들 그 성군 앞에 놓인 길은 가시밭길일 테니, 그가 성공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러니 백성들이 알아서 세상사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무지한 백성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여 안타깝기만 하다. 티브이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진짜라 믿고, 듣기 좋은 거짓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누군가를 향한 유언비어를 그대로 믿고 잘못된 소문이 진짜인 양 그대로 따라 하기 일쑤다.


동네 곳곳에 도서관이 생기고 인터넷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백성들은 도리어 더 무지해지고 있다.


모든 시대, 모든 국가에서 벌어졌듯이, 그 나라 백성들 수준에 맞추어 그 나라 정치도 이루어지는 법이다. 전제군주정에는 그 정치체제에 맞는 백성들이 있고 민주주의에는 민주주의에 맞는 백성들이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마치 전제군주정을 보는 듯하다. 이에 일부 사람들은 황당해하고 일부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수수방관이다. 수수방관하면서 TV를 보며, 아무 일 없는 척한다. 당연히 그들이 보는 TV 채널은 고정되어 있다.

 

내가 살아가면서 내일이 어제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어제보다 못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퇴보 중이다. 더 큰 문제는 퇴보하고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관심 없다는 것이다. 


문제를 안다고 해서,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걸까?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다. 한국 사회는 정치적 문제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만큼 체계적으로 변했다. 1970년대가 아니라 2010년대다. 연일 국가부채, 가계부채 이야기가 나오지만, 정부는 어떻게든 돈을 빌려가서라도 경기 부양을 할 태세다. 의도적으로라도 자산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싶을 게다. 집값 오르면 부자가 된 양, 돈을 많이 쓰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디에 서 있고 왜 세상이 갈수록 야박해지고 일상이 힘들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고, 이젠 던지지도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미 우리는 세상사의 무지함으로 인한 반쯤 노예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이 노예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무관하게 언젠간 배탈 나게 할 음식을 내어놓으면 좋아라 하고, 배탈나지 않는 법 같은 걸 이야기하면 화를 내고 ‘너 이상한 생각을 하는 놈이구나’라며 인신공격을 해댄다. 

 

이제 우리의 적은 저들이 아니라 우리들 속의 무지다. 스스로 무지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채널이 고정된 TV를 보면서 세상을 잘못 읽고 바라본다. 그리고 스스로 무지하지 않다고 확신하는 이들은 스스로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이 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흥분하고 열을 내지만, 미래는 정해져 있고 위로 올라가는 계단은 사라졌다. 


왜 사라졌냐고? 그건 제대로 된 정치 지도자를 선택할 눈도, 안목도 가지지 못한 우리들 탓이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폐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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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맘이 아파요…
    우리가 꿈꾸면서 싸워 성취한 세상이
    이런 모습이어선 안되겠단 생각이
    참 많이 드는 요즘이에요

    • 가끔 제가 알던 한국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면 제가 한국을 너무 몰랐던 것이기도 하고요. ㅜㅜ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짬뽕을 폰 카메라로 찍기란 쉽지 않았다. 임시로 있는 사무실 근처 중화요리점에서 짬뽕에 이과두주를 마셨다. 붉은 색으로 장식된 벽면 아래 짙은 갈색 나무 무늬 테이블과 검정색 천이 씌워진 의자에 앉아, 바람과 오가는 사람들에 흔들리는 출입문을 잠시 보았다. 





이것저것, 그냥, 잠시, 보는 시절이다. 정해져 있지 않아 자유롭고 정해져 있지 않아 불안한 시절이다. 자유와 불안, 혹은 두려움은 등가적 관계를 이룬다. 최초의 인류가 선악과를 먹는 순간, 우리는 자유를 가지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자유 속에 깃든,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도 함께 가지고 왔다.


하지만 중년이 되자, 자유는 보이지 않고 불안과 두려움으로만 채워졌다. 마음 속에서, 육체 속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술을 마시지만, ... 술로 태워지고 술로 열광하고 술로 위로받는 건 자유와 사랑, 순결과 불륜이지, 불안과 두려움은 아니었다. 





선사시대 우연히 발견되었을 술은, 인류에게 두 번째로 값진 선물이다. 그래서 나는 어김없이 짬뽕에 독주를 마신다. 싸구려 독주를. 


이과두주. 이 술은 중국 사람들에게 소주와 비슷한 술이다. 실은 소주보다 더 싼 술이다. 알코올 도수는 평균 56도. 



출처: 성학주류 홈페이지(http://www.sunghak.com/)


예전에 마셨던 이과두주는 나쁘지 않았는데, 최근에 마신 이과두주는 알콜 냄새가 심하게 났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런 걸까. 어느 주류 회사 홈페이지에서 가지고 온 이과두주 사진이다. 차례대로 알아보면 아래와 같다. 



1. 홍성이과두주(55도, 유한회사 금용 수입)

3.우란산이과두주(56도, Niu Lan Shan Er Guo Tou Jiu,100ml (주)풍원주류 수입 )

4.우란산이과두주(56도, Niu Lan Shan Er Guo Tou Jiu, 125ml (주)풍원주류 수입 )

2(?)/5. 천진식품 제조 이과두주((유한회사 금용 수입)) 



우란산이과두주를 마셨는데, 맞지 않았다. 조만간 다른 이과두주도 마셔볼 요량이다. 


십 수년 전 크리스마스 근처, 대학원 시험을 떨어지고 짬뽕 국물에 이과두주를 마시고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다. 그런데 그 때 대학원엘 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때로는 떨어진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학문으로 유리된 세상 속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한 채, 고귀한 언어의 자존심만을 알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 때 나와 함께 술을 마시며 나를 위로해주시던 분은 계속 공부를 하셨고 지금도 공부를 하고 글을 쓰시지만, ... ...어느 방향이 정답인지 모르겠다. 결국 어느 게 정답인지 모를 땐 자신이 정하는 게 정답인가. 





그리고 나는 짬뽕을 집에서 해 먹었다. 재료의 부실함으로 인해 마법의 가루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나름 선방했다. 다음 주부턴 여의도에서 프로젝트 PM을 맡기로 했다. 준비 중인 사업은 많은 이들이 지적하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해졌고, 이 지지부진과 무관하게 경제적 삶은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책 읽고 음악 듣고 글을 쓰는 삶을 한 때 동경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진시황이 분서갱유를 한 것은 책 읽고 글 쓰고 공부하는 이들의 무능함 때문이었다. 춘추전국시대에 난립했던 무수한 사상들은 학문의 세계를 풍성하게 만들었지만, 지나친 학문 논쟁과 쌀 한 톨 만들지 않으면서 사사건건 중앙정부의 정책에 토를 달던 학자들이 싫었던 것이다. 지리적으로는 통일되었으나, 사상적으로는 통일되지 않았고, 통일할 생각도 없었던 셈이다. 무술이라면 싸움이라도 해서 결판을 낼 수 있었지만, 사상과 학설은 이와 같지 않았다.  이후 시간이 지나, 한 무제에 와서야 유교로 사상적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무언가 만들고 생산하며 기여하는 삶. 이게 좋다. 그건 사적인 차원에서 쓰여지는 글 이상이어야 한다. 무언가 생산할 수 있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글이라면 괜찮을 게다. 그런데 그런 글이 어디 쉽나. 잡글이 길어졌다.

*     *

재독철학자 한병철의 책 <<투명사회>>를 읽기 시작했다. 결국 한병철의 책 두 세 권을 더 구입했다. 그가 한국에 있었으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한국에도 한병철 교수 정도 내공이 되는 이들이 있고 그들이 독일적 환경 아래에서 다른 일상을 보내며 고민했다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글이라 여겨지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이런 글을 쓰지 못한다. 아니 쓸 수 없다. 우리가 마주치는 한국 사회의 일상은 구한말 조선 시대지, 21세기 유럽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은 말도 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는, 제 3 세계 한국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만의 고유한 시각, 고유한 해법, 고유한 이론이 나와야 하지만, 인문학은 이미 수입 보따리 상이 되어버렸거나, 아니면 조선 시대의 성리학이나 또는 동양의 고전들을 들이대거나 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것, 나는 그것으로 살아가고 싶지만, 나는 반대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걸 늘 확인받고 싶어하고, 나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이 세상 한 명 정도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그리고 이게 현대인이다. 한병철 교수는 <<투명사회>>에서 노출된다는 것에 대한 폭력성을 지적하지만, 우리는 노출됨으로써 위안을 얻을 수도 있음을 그는 알지 못한다. 그 위안에 주목하지 않고, 왜 우리는 그 위안에 몸을 맡기게 되었는가를 묻지 않고 투명사회의 한 부분으로 지적하며 그것의 폐해만을 드러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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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번 홈*러스서 팔아서 마셔봤는데 예전 마신 이과두주같지 않게 공업용 독한 향이 심하더군요 잘 보고 갑니다

    • 마트보다는 중국 식품 전문점이 좋은 것같아요. 이과두주도 여러 종류를 가져다놓고 좋은 술로 달라고 하면 주네요. 가격도 큰 병도 1병에 만원을 넘지 않네요. ~ ㅎㅎ

  • 다른 사람들이 나에대해 알지 못하는 것, 나는 그것으로 살아간다.

    너무 마음에 드는 말이네요.

    저것도 읽어봐야겠에요.

    • 아.. 그러고 보니, <<투명사회>>는 읽다 말았어요. ㅜㅜ.. 너무 바빠지는 바람에. 이번 일이 끝나면 다 읽어야겠군요. ~



짝찾기 경제학

폴 오이어(지음), 홍지수(옮김), 청림출판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미시경제학의 핵심적인 개념을 설명할 것이다. 탐색Search, 신호Signaling, 역선택adverse selection, 빈말cheap talk, 통계적 차별Statistical discrimination, 두터운 시장thick market, 네트워크 외부효과network externality 등이 그것이다. (8쪽) 



나는 이미 올해 초 여러 외국 저널의 리뷰기사를 통해 이 책을 접했을 정도로, 나오자 마자 주목받았던 책이다. 하지만 의외로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이 책은 정말 흥미진진하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은 상당수의 독자는 그저그런 대중서라고 생각할테지만, 내가 읽은 바로는 온라인 데이팅으로 시작해 미시경제학으로 끝나는,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도리어 전문 서적에 가깝다. '온라인 데이팅'이 나와 자극적인 내용이 많으리라 여기겠지만. 


네트워크 외부 효과와 혼잡 외부 효과congestion externality는 온라인 서비스에 종사하는 나에겐 매우 흥미롭고 시사적인 개념이었고, 이에 대한 폴 오이어의 설명은 효과적이었다. 



어떤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추가될 때마다 그 상품이 다른 사용자에게 더 가치 있는 상품이 된다면, 그 상품에는 네트워크 외부 효과가 작용한다. ... 수요가 수요를 창출한다. .... 본질적으로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다른 사람들도 페이스북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74쪽 ~ 75쪽) 



동류교배Positive Assortative Mating에 대한 설명에서는 다소 씁쓰리했지만, 그 또한 현실이었다. 



사람들이 짝을 짓거나 무리를 지을 때 무작위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서열화ordered'된다는 게 동류교배 현상의 기본 개념. ... 따라서 동류 교배가 매우 엄밀하게 적용되는 상황에서는 '최고 호감' 여성이 '최고 호감' 남성과 짝을 짓고, '호감도 2등'인 여성은 '호감도 2등'인 남성과 짝을 짓는 식으로 계속 짝이 형성된다. (209쪽) 



폴 오이어는 미시 경제학에서의 핵심적인 개념을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 설명하고 이해시킨다. 책을 읽는 초반, 온라인 데이팅에 대한 내용이 다소 어색하게 다가왔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여러 개념들에 대한 그의 설명은 재미있었고 미시 경제학이 우리 일상의 다양한 사건들, 그것에 대한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시 경제학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을 관통하는 경제학 이론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 대한 독서는 아깝지 않을 것이다.  




짝 찾기 경제학

폴 오이어저 | 홍지수역 | 청림출판 | 2014.03.27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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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zarodream.tistory.com/212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각각 9%와 7.4%가 오른 반면, 법인세는 0.1%가 올랐다. 소득세는 개인이 얻는 이득에 매기는 세금이고 부가가치세는 시장에서 팔리는 모든 재화에 다 붙는 세금이다. 부가가치세가 늘어나면 물가가 뛰고 소득세야 늘어나봤자 개인에게 좋을리 하나 없다. 


그리고 법인세는, 나도 작은 회사의 경영에 조금은 관여하는 터라고 하지만, 이건 좀 ... 하긴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세금은 얼마 되지도 않을 것이다. 큰 기업들과 비교해본다면. 



출처: http://zarodream.tistory.com/212 



뉴스타파에 나온 이 이미지들과 함께 아래 이미지를 겹쳐 읽으면 ... 




출처: http://eroun.net/22305 




...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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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망하면 나라가 망하는 줄 알죠.
    대기업들 법인세나 규제 높이자고 하면 빨갱이 소리를 듣고...

    • 그러게 말이죠. ㅡ_ㅡ;;; 이러는 와중에 도리어 몇몇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더 심해지고 있는 듯하여 더 걱정입니다.

  • 나그네 2014.08.09 13:58 신고

    좋은 내용 잘봤습니다.
    이 글만 비공개적으로 담아갑니다

    • 저도 다시 읽게 되네요. 시간이 흐르면 나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요즘이 너무 화가 나고 제 스스로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김동조(지음), 북돋움 



경제학 책을 읽었지만, 경제학의 생리에 대해 파악하진 못한 듯 싶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저자는 금융 회사에서 종사하는 트레이더이지만, 그가 쓴 글은 경제학의 관점에서 시사적이며 흥미롭기만 하다. 



경제학은 '사물의 응당 그래야만 하는 면'보다는 '현상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에 더 주목한다.

- 8쪽 


확실히 기준이 있다는 건 다양한 현상과 사건 앞에서 동일한 논조로 설명 가능하다.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일관되게 서술되어 있다. 



여전히 공부(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가능하며, 공부는 다른 방법이 지닌 불확실성에 비해서 무척이나 분명하고 불확실성이 적은 성공 방법이다. 

- 161쪽 



특히 평등과 분배, 일자리, 결혼, 자녀 교육, 성공 등 우리가 민감해하는 여러 소재와 주제들에 대해 짧지만 예리한 관찰력과 분석으로 비판적인 논조를 잃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배우자를 선택할 자유가 주어지는 근대사회에서 일부다처제는 대부분의 남자에게 불리하고 대부분의 여자에게 유리한 제도다. 반대로, 일처다부제는 남성 배우자의 수요를 증가시켜 대부분의 남자에게 유리한 제도다. 

- 74쪽 



그래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러려니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분석하여 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이야기한다. 책은 민감한 정치적 소재에 대해서는 정치적 편향성 대신 경제학적 분석, 혹은 경제학자의 인용으로 채운다. 설득력 있는 문장들은 독자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이러한 도금시대를 종식시킨 것은 1930년대의 대공황이었다. 대공황 이전부터 좀 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결정적 전환점은 대공황이었다. 

(...) 평등화는 시장의 힘에 의한 점진적 반응이 아니라 정치적 힘의 균형이 급작스럽게 변화한 데서 기인한 것. 

- 36쪽 ~ 37쪽 



일독을 권한다. 국내 저자가 쓴 흥미로운 경제 실용서라고 할까. 


* * 



아래의 인용은 늦은 나이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기억해둘만한 내용이라 옮겨둔다.  



레빗에 의하면 대체로 여덟가지 요인이 성적과 높은 양의 상관 관계를 보였다.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엄마가 첫 아이를 출산한 나이가 30살 이상일수록, 아이의 부모가 영어를 쓸수록(미국의 경우), 부모가 PTA(학부모회) 활동을 할수록, 집에 책이 많을수록 성적이 좋았다. 다음 두 가지 요인은 높은 음의 상관 관계를 보였다. 아이의 출생 당시 몸무게가 덜 나갈수록, 입양된 아이일수록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몇 가지 요소는 의미 있는 상관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가족 구성원이 온전한 것, 최근에 주변 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한 것, 엄마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 아이를 직접 기른 것, 부모가 아이를 박물관에 자주 데려간 것, 아이를 정기적으로 체벌한 것, 부모가 거의 날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것, 아이가 TV를 많이 보는 것은 성적과 강한 상관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알아차렸겠지만, 아이의 성적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대부분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묘사하고 있고, 영향을 주지 않는 요인은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는 일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로서 '무엇을 하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이다. 

- 스티븐 레빗, <<괴짜 경제학>>


레빗의 말이 잔인하게 들리는 이유는 아이를 생각해 부모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데 있다. 

- 166쪽에서 167쪽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김동조저 | 북돋움 | 2012.10.02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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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네요, 레빗의 말이 잔인하게 들리는 건 이미 아이를 낳고 나서는 바꿀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의미라서겠죠. 미국의 통계지만 우리나라도 별반 다를 것 같지는 않고, 곧 부모가 되어야 할 입장에서 참 정신이 번뜩 드는 부분이네요.

    수요와 공급의 기준으로 결혼을 보는 것도 재밌네요. 그런 관점에서는 오히려 일처다부제일수록 선택 과정에서는 남자가 더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게ㅎㅎ

    • 경제학의 관점에서 설득력있게 풀어내는 저자의 솜씨가 흥미롭습니다. 김동조씨의 블로그는 http://seoul.blogspot.kr/ 입니다. 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이 책 읽고 난 다음, 저도 자녀 교육 책을 사서 읽어볼까 해요. 쉽지 않은 문제예요. 교육. ㅡ_ㅡ;;

센코노믹스, 인간의 행복에 말을 거는 경제학 - 10점
아마티아 센 지음, 원용찬 옮김/갈라파고스





센코노믹스 - 인간의 행복에 말을 거는 경제학 

아마티아 센(지음), 원용찬(옮김), 갈라파고스 







이 짧은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한국의 정치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아마 많은 한국사람들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부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심지어  누군가의 말처럼, 한 쪽으로 부가 몰리면 그 부가 넘쳐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 믿는 듯하다. 그런데 이 얼마나 어리석고 순진한 국민들인가. 


현재 한국이 가진 경제적 문제, 불평등, 중산층의 붕괴 등이 발생하게 된 것은 경제를 신경 쓰지 않은 정치인들 탓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신경 쓰지 않는 정치인들 탓이다. 그리고 이 후진적 정치 - 국가 기관이 대놓고 나서서 여론 조작을 하고도 떳떳하게 이야기하는 걸 두고도 정부와 여당은 일언반구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는 - 는 한국 국민들의 현 수준 - 정치적 상황에 둔감하고 공동체의 미래가 아니라 자신의 안위만을 고려하는 이기적인 수준 - 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 말로는 나라의 미래가 어떠니 이야기하면서 일개 이익 단체 수준의 사고만을 하는 이들에게 이 나라의 정치를 맡겨놓았으니, 국민의 체감 경제는 계속 어려울 것이고, 살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 뻔해 보이니, 기대하지 말기로 하자. 


이제 한국 정치를 욕하지 말고 이 나라의 국민들을 욕하자. 민주주의 따윈 필요 없고 잘 살기만 하면 된다고 믿는 국민들을 욕하자.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아마티아 센은 종종 한 나라를 휩쓰는 ‘기근’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벌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경제학자답게 그 사례들을 분석하고 제시하면서, 민주화된 사회에서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흉작을 해결할 수 있는 체계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회에서는 흉작이 바로 기근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은 체계적인 공적 교육 시스템, 낮은 문맹율, 그 외 학습 능력에 있다고 말한다. 한 나라가 잘 살게 되는 것은 이러한 민주화와 유,무형의 인프라에 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IMF 경제 위기 상황이 벌어진 것도 비즈니스의 투명성 결여, 특히 금융이나 상거래 체계를 점검하는 정밀한 공적 감시 시스템의 부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니 전 방위적으로 민주화된 사회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경제 성장율과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의 경제 성장율만 비교해봐도 바로 나오는 것임에도 이 나라의 사람들은 관심도 없다)  


이 짧은 책은 아마티아 센에 대한 소개이지만, 실은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고 잘 살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제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전혀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아마티아 센은 어려운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빈곤을 넘어서고 모든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어떤 사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실제 사례들을 열거해가며,  이 고민을 나누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 모색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천적 경제학자의 관점을 알 수 있는 것은 역자인 원용찬 교수의 '옮긴이 해제: 아마티아 센을 말한다'에서 구할 수 있다. 아마티아 센은 '‘공리주의와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합리적 바보(rational fools)라고 비난하며, 기존 경제학에서 상정하는 개인을 버리고 타자 속에서 살아가는 어떤 개인을 고려한다. 



센이 제안한 것은, 타자의 존재에 도덕적 관심을 갖고, 타자와의 상호관계를 자기 가치관에 반영시켜서 행동하는, 즉 사회적 커미트먼트(commitment, 현실 참여, 약속, 의무, 책임 수행 등을 포함한다)를 갖는 개인이다. 사회적 책무성을 갖는 개인은 경제학에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되어 사회와 정치 문제에 경제 윤리의 관점을 부여한다. 이렇게 센은 합리성만을 자기 이익의 극대화로 보는 시각은 매우 비과학적이며, 실제로 그것이 인간생활에서 요구되는 수많은 협동정신과 희생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개탄한다. (옮긴이 해제 중에서, 18쪽)



그리고 기존 경제학에서 풀지 못했던 리버럴 패러독스 -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없으며, '파레토 효율'에서처럼 누군가의 이익이 누군가의 손해가 된다는 - 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리버럴 패러독스liberal paradox는 아마티아 센이 발견한 논리적 패러독스로 그의 경제학 이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센은 개인의 고유한 영역을 인정하는 최소한의 자유주의(Minimal liberty)를 요청하고 있다. 자유로운 개인의 존재를 인정하여 그들이 갖는 자유와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센은 자유주의를 파레토 원리보다 우위에 둠으로써 리버럴 패러독스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마침낸 여기에서 경제학적 파레토 원리에 비후생주의적 요소(개인의 효용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 또는 비효용정보를 고려하여, 자유와 권리를 접맥시키는 작업이 일단락 되었다. 센은 애로의 비독재성의 존건을 최소한의 자유주의로 바꾸어서 불가능성 정리를 ‘가능성 정리’로 대체한다. (옮긴이 해제 중에서, 28쪽)



부분적으로 읽기에 다소 까다로울 지 모르나, 강력하게 추천한다. 아마 그의 다른 책들은 이 책보다 수 배는 더 어려울 테니 말이다. 아마티아 센에 대한 독서는 적어도 현재 한국 사회와 경제를 낙후시키는 여러 문제의 근원이 후진적 정치에 있음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이를 언론 종사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는데, ... ... 그러기엔 한국 국민들이 후진적인 상태로 악화되었다고 보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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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련님, 안녕하세요. 반디앤루니스 컨텐츠팀 현선입니다.

    이번에 지하련님의 리뷰를 7월 3주 <반디 & View 어워드>로 선정했습니다. 어워드 관련 적립금은 지하련님의 반디 아이디로 일주일 이내에 지급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골목을 다니다보면 순수한 사랑으로만 가득 찬 곳에 들어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것은 바람으로 흔들리는 미루나무의 움직임처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다. 나는 할머니들과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지켜보며 보일러로 따뜻해진 방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있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온통 평화와 사랑으로 충만하다는." (최갑수, 《이 길 끝에 네가 서 있다면 좋을 텐데》 중에서)


    -반디앤루니스 컨텐츠팀 현선 드림


 

이런 예측과 관련된 분석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사실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하나는 분석의 틀을 장기적인 경제 트렌드의 이면에 있는 딥 팩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분석 방법으로 경제 체제의 역학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들은 최종 결과로 나타나는 숫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들이 어떻게 서로 어긋나지 않고 잘 맞아 떨어지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302쪽



저자는 딥팩터Deep Factor라고 이야기하는 국가의 지리적 위치, 기후, 문화, 정치 그리고 역사적 사건에 의해 형성된 것들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예측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중국 경제의 성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며, EU의 문화적, 정치적 다양성으로 인해 바람직한 방향의 경제 통합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재정 적자와 부채, 실업율 등으로 불안하기만 한 미국 경제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의견을 보이며, 라이프스타일 허브 도시의 등장, 미들맨(중개인)의 부상 등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하지만 기대 했던 것만큼 통찰력이 있거나 놀라운 견해들을 이야기한 책은 아니었다. 최근에 읽은 레베카 코스타의 <지금, 경계선에서>(쌤앤파커스)에서 나타난 바의 그러한 통찰이나 견해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문화, 사회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경제 현상들을 설명해내는 저자의 시각이 다른 경제 서적과의 차별점을 만들어주는 듯하지만, 대단히 깊이 있게 파고든 저작은 아니다. 전문 연구자의 글쓰기라기 보다는 글 잘 쓰는 칼럼리스트의 글쓰기라고 할까. 이 점에서 책은 쉽게 읽히나 종종 스치듯 많은 정보들을 나열하기 바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한 나라의 경제가 잘 되기 위해서는 경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었다. 즉 전직 CEO 출신의 대통령을 가진 현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주력했지만, 실은 경제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경제 영역이 아니라 다른 영역들을 아니었을까 반문하게 된다. 2009년 유종일 교수는 <위기의 경제>(생각의 나무)라는 책을 통해 중요한 것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련지는 의문스럽다.

결국에는 딥팩터를 어떻게 변화시키느냐가 경제 번영의 장기적 영속성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 점에서 저자인 대니얼 앨트먼은 현대 비즈니스의 트렌드나 기조(태도)를 만들고, 이제 세계적인 공용어가 된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이 가장 유리하다고 여기고 있다.



관련도서 리뷰
2011/06/26 - [책들의 우주/이론] - 지금 경계선에서, 레베카 코스타
2009/02/01 - [책들의 우주/비즈] - 위기의 경제, 유종일


10년 후 미래 - 8점
다니엘 앨트먼 지음, 고영태 옮김/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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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현대인들은 우유나 달걀 같은 음식들이 식료품점에서 오는 것인 줄 안다. 그리고 돈만 있으면 세상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폐의 가치와 정부의 통화 정책에 따른 사회 변화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져봐야 한다. 돈의 가치는 왜 자꾸 악화되는지, 화폐를 늘려서 누가 이익을 보게 되고 이것을 누가 소비하고 있는지, 국가 재정 악화로 희생자가 되는 건 누구고 그런 상황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 지금 경제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 찰스 고예트


그런데 '지금 경제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는 이가 몇 명쯤 될까. 그리고 알게 된다고 해서 뭘 할 수 있는 걸까? 반 세계화, 반 신자유주의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대안이 될까? 레베카 코스트가 자신의 딸이 참가한 시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무런 대안 없이 사람들은 비판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1/06/26 - [책들의 우주/이론] - 지금 경계선에서, 레베카 코스타) 그래도 해야 되겠지. 그러면서 '이것만으로 안 된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것이라도 해야 돼'라고 되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경제 시스템 아래에서 '달러'는 너무 위험해 보인다.

 

“달러는 현재 세계 기축통화다. 달러 가치가 더 하락하면 전 세계가 위험해진다.”
- 찰스 고예트



그런데 현재의 달러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아마 금융 종사자들은 모두 다 알 것이고 약간의 식견을 가진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일반 대중만 잘 모르고 있을 뿐.

실은 몇 년 전부터 기축 통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로화가 다음 국제통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가 헤게모니를 잃고 있으며 유로화가 부상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 앨런 그리스펀(전 미국 FRB 의장), 2007년 영국 채널 4 인터뷰 중에서('팍스 달러리움Pax Dollarium의 미래 : 진단과 전망', 삼성경제연구소, 2007년 10월 15일 재 인용)


2011년 7월 현재 시점에서 안타깝게도 유로화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은 없다. 도리어 그리스 재정 위기로 인해 유로존은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 뿐일까. 이미 유로존의 몇몇 나라들도 심심치않게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유로화를 기축 통화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일까. 혹시 반대로 바람은 아니었을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기축통화 문제가 비전문가인 나에게도 꽤나 흥미롭다. 이 흥미의 시작은 엘런 호지슨 브라운의 '달러'라는 책을 읽고 난 다음부터다. 화폐 시스템 자체가 문제 투성이 위에 기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기축 통화의 문제는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있음을 깨닫았기 때문이다. (이전 글: 2009/03/22 - [책들의 우주/이론] - '달러', 겨우 다 읽다 )




그리고 얼마 전에 읽은 잡지에서는 찰스 고예트('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의 저자)의 인터뷰와 끊임없이 오르는 금값이 이 글을 쓰도록 자극했다. 

현재 문제는 달러를 대체할 기축 통화가 없다는 것이다. 혹자들은 위안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우스개소리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 자산을 팔기 시작하면 바로 달러 위기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게 할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그만큼 중국은 미국을, 미국 달러를 위협할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위안화가 국제 통화가 될 수 있을까?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위안화, 글로벌 통화의 길 아직 멀다', 배민근 책임 연구원, LG경제연구원 참조)  

지칠줄 모르고 오르는 금값은 신흥 국가들(중국, 인도 등)의 금 수요의 상승도 한 몫하고 있지만, 실은 그 밑에는 기축 통화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달러가 안정화되지 못한다면, 금값은 계속 오를 것이고, 달러 안정화는 부채로만 나라 경제가 움직이고 있는 오바마 정부에게도 해결하기 너무 어려운 문제이다.

결국 믿을 건 금 뿐이고, 최근 많은 나라들이 금을 사모으는 이유다. 그리고 며칠 전 한국의 금 보유량은 너무 형편없어서 얼마 전 각 저널에서 경쟁적으로 기사를 쏟아내기도 한 까닭이기도 하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이럴수록 외화 안전자산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세계 7위인 3044억달러 외환보유액이 든든한 버팀목이지만 최선은 아니다. (중략) 차제에 외화 유동성의 안전판인 금(金) 매입에도 적극 나섰으면 한다. 우리나라 금 보유량은 14.4t으로 보유 외환의 0.2%인 6억6790만달러에 불과하다. 그 비중은 사실상 세계 최저 수준이다. 기축통화인 달러화 위상이 추락할 때 금 보유를 최대한 늘리는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 언제까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더구나 지금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600달러인 금값이 10년 후엔 5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판이다.
- <사설>글로벌 재정위기에 금 보유 늘려라, 헤럴드경제신문, 2001년 7월 21일자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찰스 고예트 저/권성희 편역



지금 투자를 한다면, 달러 관련 상품이 아니라 금이 되어야 하는 셈이다. 단지 미국의 달러가 기축 통화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이 버티고 있는 것이지만, 다른 나라의 통화였다면 이미 재정 위기에 빠지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지갑에 들어있는 돈이 종이 조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면 실질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바꾸려 들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루트피히 폰 미제스는 이를 대중의 자각 파멸적인 폭동이라고 했다. 파멸적인 폭등의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수도 있다."
- 찰스 고예트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The Dollar Meltdown>의 저자)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경제 시스템, 금융과 화폐에 대한 책이 나오고, 끊임없이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 뿐이다.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눈 앞의 이익을 두고 다른 길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니 다른 길이 없는 상황에서 눈 앞의 이익을 그냥 포기할 수 없다고 할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이 상태로 지속된다면 더 큰 재앙이 도래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 찰스 고예트의 인터뷰는 KRX 6월호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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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다보스 리포트 New Normal - 10점
박봉권.신헌철 지음, 박재현 감수/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2010 다보스 리포트 – New Normal

박봉권, 신헌철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2010
년으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스위스 스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 포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마다 열리는 다보스 포럼은 세계의 정치, 경제를 움직이는 정치인, 경제인, 학자들이 모여 발표와 토론을 나누는 작은 세미나와 무수한 회합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통해 해의 분야가 어떻게 것인가에 대해 공유하고 전망해볼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인의 관심 대상이라고 있다.


이번
2010년의 주제는 좋은 세상 만들기: 재사고, 재디자인, 재건설 Improve the state of the world : rethink, redesign and rebuild’였다. 그리고 책은 2010 다보스 포럼에서 오고 이야기들을 권의 책으로 요약한 것임으로, 읽어볼 만하다.


책은
주제들에 대해 다보스 포럼에 참가한 이들의 이야기와 관련 자료, 용어 설명으로 이루어져 쉽게(?) 읽을 있다. 따라서  책을 요약한다는  크게 의미 없는 일인 듯하다(이미 요약된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대신 읽고 노트해 둘만한 내용만 추려보았다.


출구전략


최근
출구전략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할 있다. 출구전략이란 아래와 같다.


 

침체에 빠졌던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유동성을 회수하는 긴축정책. 일반적으로 재할인율, 지불준비율을 올리거나 금리 인상이라는 수단을 통해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적절한 수준으로 낮춘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진 한국에서는 조만간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실업문제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실업 문제다. 이를휴먼 리세션이라고 한다. ‘경제적인 침체는 끝났지만, 고용침체를 의미하는 휴먼리세션(human recession)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속가능한 경기 회복은 힘들어진다. (97) 특히 청년 실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선진국들의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이는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 점에서 우리는 청년 실업에 대해 이미 경험한 다른 국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해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고 있다.)



행동경제학


 

완벽한 경제주체를 견제하기보다는 인간의 본성은 변화한다는 점에 관심을 쏟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nomics 포럼 현장에서 부각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경제주체의 변덕과 경제의 복잡성을 이해하려면 보다 행동주의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전학파적인 경제학자들은 이성적이며 완벽한 경제주체를 상정, 연구를 전개한다. 그러나 행동 경제학은 자주 비합리적인 실제 경제 주체의 행봉을 연구, 이들이 특정 경제 이슈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고 같은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포커스를 맞춘다. 인간의 심리와 경제학과의 연계를 중요시한다. -136



아마
행동경제학은 당분간 경제, 경영의 여러 분야에서 자주 논의되며, 실제적인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 교수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역사 전공자답게 그의 논평은 읽을만 했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중국과 미국을 의미하는 차이메리카(Chimerica) 세계 영토의 13%, 인구의 25%, GDP 30% 차지한다. 지난 1998 이후 글로벌 경제성장의 절반을 이들 나라가 주도했다글로벌 경제 현주소를 알려면 나라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강조했다. 퍼거슨 교수는차이메리카가 협력하는 동안 한국은 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있었다그러나 최근 G2 분열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G2 경제, 외교적으로 이상 밀접하게 연결되지 않고 각자의 길을 경우 한국이 미국 혹은 중국을 선택해야 하는 양자 택일의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 내다 봤다. (177~8)



 

퍼거슨 교수는 “500 만에 서에서 동으로의 경제 패권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 “2027년이 되면 중국 GDP 미국과 같은 수준이 이다. “미국인들이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갈수록 대미 무역보다 대중 무역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중요해지게 으로 진단했다. (179)



혹시
싶어 번역된 그의 책이 있을까 검색해보았지만, 권도 없었다.
(9월 초에 니얼 퍼거슨 교수의 책이 소개되었다. '금융의 지배'(The Ascent of Money: A Financial History of the World, 민음사). )

Niall Ferguson  Niall Ferguson

금융의 지배 - 8점
니얼 퍼거슨 지음, 김선영 옮김/민음사
(책을 아직 읽지 않았으므로, 평점을 내리긴 어렵다. 그래서 아마존 평점을 옮겼다. 조만간 읽지 않을까 싶다.) 



아시아
패러다임

 

아시아 경제 덩치가 커지면서 아시아적 가치가 세계의 사업을 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아시아적 사고와 가치가 세계의 어떤 부분을 변화시킬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서구 국가들이 아시아적 사고와 관행에 보다 관심을 가질 밖에 없다. 앞으로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200)



많은 아시아인들이 서구와는 달리 PC보다 모바일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점도 아시아 쪽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서구 기업들이 마케팅이나 고객 응대 차원에서 주목해야 트렌드다. (201)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으로 인해 아시아적 가치나 문화, 태도가 중요해질 것이지만, 여기에 대해서 아시아 기업이나 아시아인들이 주도권을 잡은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도리어 아시아인들의 서구화가 가속화된다는 점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키쇼어
마부바니(싱카포르국립대) 특히 아시아 미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서구 세계에 아시아를 소개하는 미디어는 모두 서구의 미디어들뿐이다. 아시아의 미디어가 없다는 것이다. 점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한국과 글로벌 사회


 

한국은 범세계적 국가라기보다는 문화적으로 폐쇄된 나라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외부와 많이 교류해야 한다. 많은 외국 학생들을 한국 대학으로 불러들일 필요가 있다. 외국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도 자기들끼리만 어울리지 말고 외국인과 교류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키쇼어 마부바니 (싱카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학장)


아무리
글로벌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낯선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며, 점에서 한국 사회는 문화적으로 폐쇄된 나라다. 특히 다른 아시아 나라에 대한 인종 차별은 한국를 고립된 섬나라로 만들게 될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디지털
네이티브란,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각종 Digital Device 익숙해진 세대를 말한다. 이는 전혀 다른 세대다. 실은 나도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얼마 세미나에서 일본 트위터의 내용을 듣고 이것이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세대가 어떤 존재들인가를 있게 해주었다. 일본의 꼬마 여자 아이가 TV 보다가 아빠에게 바로 장면을 보고 싶다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TV 그것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이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자 아이는 검색하려고 한다. 그런데 TV 그것이 되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이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 내용에 대한 출처는 있습니다만, 제가 모르는 관계로 알려주시면 링크를 걸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기성세대가 우리는 보지 않는 새로운 세대가 태어나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 뉴노멀: 저성장과 고실업 상태의 지속을 뜻하는 단어임.) 


간단하게
나마 노트해보았다. 다보스포럼 2010 Annual Report 아래 사이트에서 찾을 있다
. www.weforum.org 가면 다보스 포럼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있다.

 

http://www.weforum.org/pdf/AnnualReport/AM_2010_Repor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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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제 - 10점
유종일 지음/생각의나무



위기의 경제 - 금융위기와 한국경제
유종일(지음), 생각의 나무, 2008



 

얼마 전 일어났던 용산의 불행한 사건이 나에게는 마치 앞으로 닥칠 일련의 불행한 사건들의 서막처럼 보여졌다.

전제 군주가 나라를 다스렸던 조선 시대에도 아무런 권력도 없이 그저 가난하기만 백성들의 말을 귀담아 듣기 위해 노력했다.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 견문록(김철 옮김, 이숲, 2008)을 보면, '조선 정부는 많은 잘못을 저지르긴 했으나 그래도 그때까지 말할 자유를 막은 적은 거의 없었다'라고 언급하는 구절을 확인할 수 있다.
보수적인 신분 제도에, 꽉 막힌 듯한 답답함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조선 시대에도, 백성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고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 
(참조:http://musicus.egloos.com/2220434)

그런데 민주적 제도로 뽑은 대통령과 내각, 정부 여당은 백성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한다. 며칠 전 사임한 이동걸 한국금융원구원장은 대놓고, ‘우리는 씽크탱크(Think Tank)가 아니라 정부의 마우스탱크’라고 했다. 심지어 현 정부의 법률제도는 아무런 배경도 없는, 일개 서민이자, 인터넷에서 글을 올리는 미네르바를 구속해버리자, 외국 언론에서마저 신기한 눈으로 이 이야기를 다루었다.

대통령 선거 때의 선거 공약들을 보면, 너무 놀라서 뒤로 쓰러질 지경이다. 세상에, 딱 1년 사이에서 나라가 이 지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유종일 교수의 ‘위기의 경제’는 참 슬프다.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논문들은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있으며,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의 어떤 지점이 잘못되었는가를 지적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은 하루하루 벌이에 하루의 대부분을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가게에서 보내는 우리들이 아니라, 이 나라의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윗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며, 설사 읽는다 치더라도, 읽고 난 다음 고민하는 것은 이 책이 왜 잘못 되었으며, 우리의 정책이 어떤 이유로 해서 타당하고 긍정적이며, 그래서 이 나라의 경제 상황은 우리의 정책과 정치적 의견 속에서 어떻게 나아질 것인가를 설득하려고 들 것이기 때문이다.

유종일 교수는 현 한국의 경제 위기의 문제는 ‘정치’라고 단언한다. 즉 정치적 상황(context) 속에서 경제 문제를 접근해야 하며, 여기에 대한 해법도 먼저 정치적 합의를 이룬 후에 이루어져야 된다고 말한다. 실은 경제 상황이 어렵기로 따지자면, 김대중 정부 때는 최악의 상황이었고 노무현 정부 때에도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렇게 볼 때, 현 정부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현재와 같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두 가지 대조적인 경제발전 모델이 혼재되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추진한 이른바 공급중시 성장정책 모델이다. 둘 다 흘러간 과거의 모델이고 유효성이 다했거나 실패한 모델이다. 따로따로 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 일관성은 있는데,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는 이 두 가지 매우 다른 성격의 모델에서 나온 정책들이 혼재되어 있으니 그야말로 헷갈린다. 정책의 일관성을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83쪽)


애초부터 경제정책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안전한 외화보유고를 가지고도 환율 위기라는 폭탄을 맞았고, 이것을 시작으로 한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 위기 영향도 있지만, 상황이 이 정도까지 악화되지 않게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형성되어있었던 셈이다. 유종일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만 비판하고 있지 않다. 동일하게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 비판한다.


“문제의 핵심은 성장부진보다도 양극화에 있었다. 노무현 정부가 임기 내에 모두가 무리한 목표라고 생각했던 1인당국민소득 2만 달러를 실제로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실패한 정부로 낙인 찍혀 국민들의 버림을 받은 것이 이를 웅변으로 말해준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정말로 잃어버린 것은 성장이 아니라 경제민주화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 완화와 감세 등 ‘친기업정책’을 통해서 747 고도성장을 달성하겠다고 한다. 정책의 목표도 잘못되었지만, 수단도 그에 못지않게 잘못되었다. 진정으로 성장잠재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 우선 기회의 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양적 투자 확대를 위주로 한 성장 단계는 이미 지났고 혁신과 효율적 투자에 의한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점적 지배력, 투기, 로비 등에 의한 이익추구가 아니라 혁신에 의해 가치를 창출하는 곳으로 자원이 배분되도록 재벌개혁, 금융개혁, 정부개혁 등을 추진해야 한다. 규제 완화가 아니라 필요한 규제는 하면서 규제의 투명성과 효율성, 일관성을 확보하는 규제개혁을 해야 한다.”(155쪽)



하지만 이 책의 후반부는, 산들로 둘러싸인 산 정상에 힘들게 올라가 ‘야호’하고 아무리 소리쳐도, 분명 그 야호 소리는 건너편 산들로 전달되어 부딪혀 다시 메아리가 되어 돌아와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장시간 반복해서 야호를 외쳐도 자연스럽게 들려야 할 메아리가 들려오지 않는, 난감한 상황 속에 처해 있는 듯 보인다. 실은 우리 모두가 그런 상황 속에 처해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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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유종일 교수님 말씀은 웬지 좀 신뢰가 가요.

  • noi 2009.02.19 07:04 신고

    요즘 경제에 관한 책을 작업하면서 관련 서적을 읽어야겠다 싶어서 드디어 장하준 선생의 책 [나쁜 사마리아 인들]을 읽었습니다. (지하련님의 포스팅을 떠올리면서요^^) 유종일 선생 책은 논의를 한국 경제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네요. 읽어봐야겠슴다.

이명옥과 정갑영의 명화 경제 토크 - 6점
이명옥.정갑영 지음/시공사


명화 경제 토크
이명옥, 정갑영(지음), 시공사


오프라인 서점에 가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책을 보고 고를 때, 이런 류의 책을 사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기대를 하고 이 책을 구입한 독자에게는 큰 실망을 안겨주었을 이 책은 하나의 상품일 뿐, 우리에게 독서의 기쁨을 안겨주지 못한다.

나는 이 책을 1시간 만에 다 읽고 말았다. 하긴 나같은 독자를 대상으로 이 책을 기획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구입한 나의 실수다. 이 책을 읽고 몇몇 흥미로운 사실에 대해서 알게 되긴 했지만, 책 가격에 상응하는 사실은 아니다.

솔직히 이런 책을 기획할 수 있는 편집자가 부럽기도 하다. 나로선 이런 생각이 도통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나는 너무 심각하고 엄숙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적절한 상업주의적 마인드가 내 정신 건강에, 그리고 경제적 상황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지만, 서양 미술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두껍더라도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가, 경제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경제학 콘서트'같은 책이 낫다. 이 책을 아무리 읽어도, 미술에 대해서, 경제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몇몇 사실들을 안다고 해서 아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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