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9

하루 5분 UX, 조엘 마시

하루 5분 UX 조엘 마시(지음), 김은지(옮김), 유엑스리뷰 업무 중에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게 될 때쯤, 지금으로부터 십 여년전 몇 권의 책을 읽은 후 UX 관련 책을 읽지 않은 듯 싶다. 딱히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너무 빠르게 흘러가서 기본적인 책 몇 권만 읽은 후 나머지는 온라인 저널의 아티클 위주로 읽게 되었다. 대부분 영문이긴 하지만, 실제 업무에는 더 유용하다. 얼마 전에 채용한 팀원은 아예 Product Design을 전공 했으니, 이런 책을 읽는 것보다 디테일한 방법론에 대해서는 그냥 물어보는 게 맞다. 하지만 방법론은 방법론일 뿐, 실제 프로젝트나 업무에는 방법론에 얽매이기 보다는 방법론에 기반한 다양한 변형이나 적용, 그리고 폭..

레비나스의 '죽음'

일요일 저녁, 레비나스에 대한 리뷰를 읽다가 레비나스의 문장을 옮겨적는다. 아련한 느낌이 든다. 주체가 어떠한 가능성도 거머쥘 수 없는 죽음의 상황으로부터 타자가 함께 하는 실존이라는 또 다른 특성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 (... ...) 미래는 손에 거머쥘 수 없는 것이며, 우리에게로 떨어져서 우리를 엄습하고 사로잡는 것이다. 미래, 그것은 타자이다. 미래와의 관계, 그것은 타자와의 관계 그 자체이다. 오로지 홀로 있는 주체 안에서 시간을 이야기한다는 것, 순수하게 개인적인 지속에 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불가능해 보인다. - 죽음이 확실함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 않으며, 또 죽음이 무화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도 확실하지 않다. (... ...) 현존보다 더 영향을 미치는 파열, 선험성보다..

living with complexity 복잡성과 더불어 살기

Living with Complexity 복잡성과 더불어 살기. 도널드 노먼의 책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에서도 강연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내가 UX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채 몇 년 되지 않은 터라, 도널드 노만의 명성도 최근에서야 알았다. 위 책은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왔는데, 번역서의 제목은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 조금 멋 없는 제목이지만, 이 책에 대해선 조만간 읽고 서평을 올리도록 하겠다. 도널드 노만의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읽고 노트를 해둔 것이 있는데, 이 글의 목적은 그 노트를 여기 저장해두기 위해서다. - 서양은 간단한 디자인을 좋아하고 아시아는 복잡한 것을 좋아한다. 복잡하면 부유함을 의미한다고... (동양에 있는 나로선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 모양이 똑같은..

호모 모빌리언스, 이민화

호모 모빌리언스 Homo Mobilians - 이민화 지음/북콘서트 호모 모빌리언스이민화(지음), 북콘서트 흥미로운 책이다. 일종의 스케치이지만, 읽을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순전히 '책'이라는 측면에서 완성도로 따지자면, 이 책에 대한 평점은 떨어진다. 책 중간에 다른 지면에 쓴 기고문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하고 역사 이야기를 했다가 스마트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일종의 스케치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그런데 이 스케치가 가치 있고 흥미로우며 읽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자극하기 충분하다면, 이 책의 가치는 달라질 것이다. 이민화 교수의 다재다능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책은 복잡계,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변화를 저자 나름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이를 지속시키고 사회에..

유저 User, 에런 샤피로

유저 - 에런 샤피로 지음, 박세연 옮김/민음사 유저 (Users, Not Customers: Who Really Determines the Success of Your Business)에런 샤피로(지음), 박세연(옮김), 민음사 UI를 지나 이제 UX가 강조되고 있다.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거칠게 정의하자면, 인간과 기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할까. 대표적인 인터페이스가 키보드, 마우스, 터치 패드 같은 것이다.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는 근래에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인터페이스만으로는 부족한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나 할까. UX에 대한 강조는 어디에서 어떤 소리로 어떤 색상의 어떤 움직임이냐 ... 등등 사용자를 둘러싼, 감각적 경험..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말하지만, 돈이 없으면 행복과 멀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모두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그런데 오늘 읽은 기사에서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전부는 아니고 약간, 어느 정도까지는.. 돈으로 당신은 행복을 살 수 없다. 맞을까? 틀렸다. 약간은 (살 수 있을 듯) 돈이 많은 사람들이 실은 더 행복하다. 단지 어느 정도까지는. 여분의 재력으로 살 수 있는 모든 것은 약간의 즐거움 정도다. 곧 드러나게 될 테지만, 우리는 빨리 돈을 가지고 있는데 익숙해 질 것이고, 우리들의 대부분은 가진 예쁜 새 인형들과 이웃이 가진 인형들을 바로 비교하게 될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돈으로 가질 수 있는 행복..

SNS 시대의 충성도 고리의 중요성

사무실에 앉아 내년도 Marketing에 대해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오래 전에 읽은 아티클을 다시 꺼내 읽는다. Branding in the Digital Age(http://hbr.org/2010/12/branding-in-the-digital-age-youre-spending-your-money-in-all-the-wrong-places/ar/1). (* 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번역되어 실렸다. 2011년 July Issue 1) 이 글에서 저자인 데이비드 C. 에델먼은 아주 흥미로운 주장을 한다. 기존 구매 의사 결정 방식인 '깔때기 방식'은 더 이상 맞지 않고 Loyalty Loop(충성도의 고리)에 기반한 Social Communication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최근의 마케팅..

저녁 식사의 낙오자, 그리고 아침

아주 늦게 저녁 식사를 했다. 마음은 스산했고 자주 기운이 빠진다. 요즘, 자주, 빈번하게. 찬 바람이 귀를 스치고 지났다. 내 미천한 과거가 떠올랐다. 한 때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하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라고 믿고 싶다. 마음은 스산해졌고 기운은 빠졌다. 그래서 오늘 오래 운동을 했다. 근육을 단련하면 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스산한 어둠이 내리고 기운 빠지는 음악 소리가 방 안으로 퍼졌다. 나는 지금 너무 많은 길들을 돌아보고 다시 원점으로 가고 있는 중일 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길들을 돌아보았다는 사실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고 난 다음 보여질 것이다. 그러니 나는 지금 출발점으로 되돌아가는 낙오자일 지도 모른다. (... ...) 쓸쓸해진 대기의 작은 알맹이..

고객 체험의 경제학, B.조지프 파인2세/제임스 H.길모어

고객 체험의 경제학 Experience Economy - B.조지프 파인 2세/제임스 H. 길모어, 세종서적 너도나도 고객 중심을 외치고 있는 시대다. 그 이유는 당연히 '과잉 공급' 때문이다. 하나의 욕구에 하나의 상품이 대응되는 시대에서 하나의 욕구에 서너 개의 상품이 대응되었고 이제 숨겨진 욕구를 꺼집어내어 상품을 대응시켜야만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마케팅이 등장하게 된 것은 하나의 욕구에 서너 개의 상품이 대응되기 시작한 때부터이다. 이 시기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틀린데, 미국의 경우 20세기 초였다. 포디즘으로 대변되는 생산시스템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생산성 향상을 불러왔고 이러한 과잉 공급이 한 쪽으로는 마케팅의 필요성을, 한 쪽으로는 경제 공황을 불러왔다. '고객 체험의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