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 3

올림픽과 예술 - JR (프랑스 예술가)

리오데자네이루의 어느 아파트 위에 설치된 높이뛰기 선수의 모습. 전형적인 프로퍼간다(propaganda)이지만,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끄는 건 작품 자체가 가지는 완성도 때문일 게다. 프랑스 예술가인 JR은 이미 이 분야에선 세계적인 명성을 지녔다. 올해 봄, 그의 장기인 눈속임으로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이렇게 만들었다. 루브르 광장 앞 피라미드에 아래와 같이 작업한 것이다. 그의 의도는 분명했다. 1989년 미국인 건축가 I.M.페이에 의해 만들어진 투명 피라미드는 17세기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된 루브르 궁와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근대와 대비되는 현대의 정신을 보여준다고 할까. JR는 이 투명 피라미드를 살짝 지우면서, 다시 이 유리와 철로 이루어진 피라미드에 담긴 어떤 태도를 되새기길 원하는 것이다..

지역 도심을 살리는 예술 마을 프로젝트 - 마산 창동예술촌

기억 속의 물리적 공간, 혹은 거리와 면적은 언제나 넓고 길다. 마치 지나온 시간 만큼, 쌓여진 추억들만큼, 기억 속에서 공간들은 소리 없이 확장한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무렵의 마산의 중심가는 창동과 불종거리였다. 그 곳에서의 사춘기 나에겐 무수한 일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늘 현재를 살기에, 단지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만 짐작할 뿐, 추억의 상세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힘들고 아슬아슬하기만 했던 올 여름의 휴가 마지막 날, 아내와 나는 마산 창동에 갔다. 한 때 극장과 서점, 까페, 옷가게들로 융성했던 거리는 이제 쇠락해가는 구 도심일 뿐이었다. 화요일 점심 때가 가까워져 오자, 사람이 한 두 사람 느는 듯했지만, 서울과 비교해 인적은 뜸했다. 이 곳을 가게 되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창동 예술..

건축인가, 장식인가, 예술인가?

상암동 DMC 지역의 LG텔레콤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매우 흥미로웠다. 최근 미디어아트에 대한 미술 애호가의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으며, 미디어아트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관련 장치들의 성능이 높아지고 가격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대형 건물의 건축주 뿐만 아니라 일반 컬렉터에게도 미디어아트는 소장 가치가 있는 예술작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어느 지자체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 선정에서 예술가 개인이나 예술가 집단이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님 전문 기업이나 홍보/디자인 전문 기업이 선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공공성이나 장식성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업적 성격이 강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서 예술가들이 참여할 기회가 앞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건축인가, 장식인가, 예술인가, 그리고 그..

예술의 우주 2008.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