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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언어 공부 How I Learn Languages 

롬브 커토(지음), 신견식(옮김), 바다출판사, 2017 



아무도 내 말을 못 알아들으니 내가 여기서 야만인이다(Barbaus hic ego sum, quia non intellegor ulli). 

- 오비디우스 




설마 이 책을 통해 외국어를 잘하게 되는 숨겨진 비결, 혹은 공부하는 방식이나 자료를 얻으려고 한다면 오산이다. 도리어 저자는 정공법을 이야기한다. 가령 '반복은 공부의 어머니다Repetitio est mater studiorum'같은 라틴 격언을 인용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언어 공부에 유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도리어 어떤 이들에겐 이 책은 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열정적 권유가 될 수도 있다. 왜냐면 언어에는 천재가 없다고 말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언어 공부를 권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스스로 '언어 천재'라고 믿어라고 말한다. 


책은 의외로 짧고 쉽게 읽힌다. 헝가리인인 롬브 커토는 언어를 공부해온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언어 공부에 대한 간단하지만, 중요한 방향을 이 책을 통해서 이야기하며 자신감을 잃어버리지 말기를 원한다. 이런 측면에서 언어를 사랑하고 언어를 배우길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귀중한 선물이 될 수도 있겠다. 나 또한 몇 년째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왜 늘지도 않는 영어를 하고 있을까 스스로 묻곤 하지만, 영어책 읽는 게 때론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나, 독해가 일상 영어 회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저것 다 하라고 말한다. 도리어 독해를 언어를 배우는 첫 번째 과정에 넣기까지 한다. 시작은 제대로 된 셈이지만, 내가 거쳐온 학교 교육은 외국어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기에 부족했던 것이다. 하긴 중고등학교 과정의 어느 교과목인들 안 그럴까. 모든 교과과정이 학생들에게 열정을 불어넣기 보다는 진정한 공부와 연구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만들고 있었으니까. 


롬브 커토는 책 말미에 언어공부를 위한 열가지 규칙을 언급한다. 이 열가치 규칙(십계명)만 잘 지켜도 언어 공부의 성과는 한결 좋아질 듯 싶다. 나부터 실천해보기로 할까. 


하나. 

언어를 매일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라. 시간이 짧다면 최소한 10분짜리 독백을 만들어보라. 이 점에서는 아침 시간이 특히 소중하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말을 잡는다!

둘. 

학습을 향한 열정이 너무 빨리 식어버린다면 공부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되, 한 번에 그만두지도 마라. 다른 방식의 공부로 옮겨가라. 예컨대 독해를 하는 대신에 라디오를 듣거나 작문을 하는 대신에 사전을 뒤적이거나 해도 좋다. 

셋. 

말을 고립된 단위로 익히지 마라. 그보다는 문맥 속에서 익혀라 

넷. 

교재 구석에 쓸만한 표현을 적어놓고 대화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요소'로 사용하라 

다섯. 

뇌가 피로에 지쳐있다면 번쩍하고 지나가는 광고 표지판, 현관의 번지수, 엿들은 대화의 단편적인 내용 등을 재미로 번역해보라. 휴식이 되고 긴장이 풀린다 

여섯. 

교사가 고쳐준 것만 암기하라. 교정 및 수정을 받지 않았다면 자기가 쓴 문장을 계속 공부해선 안 된다. 실수가 머리 속에 뿌리 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혼자 공부를 한다면 암기하는 각각의 문장은 오류의 가능성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는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 

일곱. 

관용적 표현은 늘 일인칭 단수로 암기하라.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I am only pulling your leg."(나는 너에게 장난을 치는 것 뿐이야)

여덟. 

외국어는 성곽이다. 전방위에서 포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문, 라디오, 더빙되지 않은 영화, 기술 문서 혹은 과학 논문, 교재, 이웃의 방문객 등 모든 것을 활용하라. 

아홉. 

실수가 두렵다고 말하는 것을 꺼리지 말되, 틀린 것은 대화상대자에게 고쳐달라고 요청하라. 상대가 정말로 고쳐줄 가능성은 희박하겠으나 도와줄 때 혹시라도 짜증을 내면 곤란하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열. 

스스로 언어천재라고 굳게 믿어라. 실은 그 반대라는 게 드러난다면 통달하려던 그 성가신 언어나 여러분의 사전들 혹은 이 책에 불만을 쌓아두라. 스스로를 탓하지 마라. 

(198쪽 - 200쪽) 



언어 공부 - 10점
롬브 커토 지음, 신견식 옮김/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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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가을이 오면 그대 울게 되리, 가을이 오면 그대 옷자락 끝을 붙잡고 바람 속에 둥지를 틀리, 가을이 오면 그대 눈물 얼어 심장이 되고 그대 눈동자 갈색으로 늙어 빛바랜 훈장이 되리, 그대 향한 이 마음 주춤거리는 사이, 아,  가을은 무섭게 내 가슴 도려내리니, 손가락 자르고, 발가락 자르고, 그대 위해 글을 쓰지도, 그대 향해 걸어가지도 못하게 하여, 그대 향한 이 마음 식히리라.
          
02.
오랫만에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기억이 희미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순간들이 모여있는 곳이 계절과 계절 사이이다. 
          
이틀 전엔 밤을 세워 공부를  했고, 어젠 새벽 한  시까지 도서관에 있었다. 보통 일어나는 시간이 오전 11시쯤이니, 그렇게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태어나서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처음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회의에 사로잡히곤 한다. 나로  하여금 공부를 하게 하는 유일한 힘은 '자존심'이다. 이건  일종의 나르시즘이기도 하다. 가끔 새벽 잠을 청할 때 알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 순간 날 지탱하는 것도 '자존심'이다. 
          
자본주의 속으로 들어가느냐,  자본주의 속으로  들어가지 않느냐의 갈림길에서 난  '들어가지 않겠다!'라고  선택했다. 하지만, 이 선택은 나혼자만의  선택일 뿐, 우리  부모님이나 동생들, 혹은 내가 나중에 만나게 될 내 가족들을  위한 선택은 아니다. 이미 선택은 끝났으니,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환갑이 얼마 남지  않으신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과연 내 선택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이윤 뭘까.
          
03.
9/20 <댓스 댄싱>. 잭 하레이  1985
10/18 <태양은 외로워>.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11/15 <메트로 폴리스>. 프리츠 랑 1926
12/20 <베니스에서의 죽음>. 루치노 비스콘티 1971
           
위의 영화 상영 목록은  환기미술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이달의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들이다. 입장료는 5천원. 집이 미술관 옆이면서 한 번도  가지 못했다. 한 번  가야 겠 다. 그런데, 잭 하레이는 어떤 놈이지? 
           
04.
오에 겐자부로의 『동시대게임』을 다 읽었다.  작년 12월부터 읽기 시작했으니, 몇 달이 걸린 셈인가! "오에의 작품세계는 고향 숲속 마을, 갇힘, 성, 핵, 반전, 장애자, 공생, 공포, 절규, 환상, 우주, 미래, 인류, 재생, 구제 등 다양한 주제를 추구해 왔고, 문체는 특이하며  난해하다"라는 편집위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다음 읽을 오에의 소설을 골라본다. 
          
지금 새로 손에 잡은 소설은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집이다. 지금 레이몬드 카버의 영문소설은  교보문고에 가면 구할  수 있다. 내가 잡은 건 번역본이다. 영문으로 구하고 싶은 건 도널드 바셀미와 리차드 브라우티건이다. 
          
05.
언젠가 스터디 때  '일본은 동네동네마다 틀리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한국은 박통의 근대화로 인해  동네동네, 도시도시가 똑같다고 의견이 수렴되는 것을 보았다.  그 당시엔 그냥 넘어갔지만, 생각해보니 꼭 그런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듯하다. 왜냐면, 일본이  단일국가체제가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또한 얼마나  많은 소부족들이 있었는가.  하지만, 한국이 단일국가체제로 지내온 것은 천년이 넘었다.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일본은  동네동네마다 틀리고, 한국은  왜 동네동네가 똑같은가'에 대한  이유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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