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터 워커 2

일상

일(프로젝트)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든 해주면 무조건 감사를 받을 수 있는 일, 노력하는 것 이상으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일, 딱 노력한 만큼만 대가를 받는 일, 노력해도 본전치기이거나 도리어 욕먹을 일 등등.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구분할 능력도, 구분할 생각도 없이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몸은 늘 피곤하고 마음은 항상 가난한 것인가. 어제는 종일 두통에 시달렸고, 을씨년스럽게 내리는 비 탓인지, 매우 우울하고 기운 빠지거나 기분만 상하던 날이라, 양재동 갤러리를 잠시 들른 후, 곧장 신촌으로 가 맥주 3병을 마셨다. 급하게 마신 탓인지 취기가 금세 올라, 카페에 들어간 지 한 시간 남짓 흐른 후 일어나 집으로 왔다. 그리고 자정이 되기 전 잠자리에 들었으며, 오전 6시에 잠자리..

SENSITIVE SYSTEM, GALLERY HAKGOJAE

GALLERY HAKGOJAE 1988-2008 THE 20TH ANNIVERSARY EXHIBITION SENSITIVE SYSTEM LEE UFAN ROMAN OPALKA GIUSEPPE PENONE GUNTHER UECKER 비평이란 기생하는 것이다. 작품에 기생해, 작품의 진가를 알리는 핑계로, 글이 우아해지고 깊이를 가지기를 바라며 내심 글쓴이까지도 인정받기를 바라는, 기생하면서 바라지 말아야 할 것까지도 바라는 기생물이다. 많은 전시를 보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지만, 그 모든 경험을 글로 남기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좋은 전시, 좋은 책, 좋은 음악을 글로 남기는 것이 더 어렵다. 그냥 한 마디로, ‘가서 꼭 보세요/사서 꼭 읽으세요/반드시 들어봐야 해요’ 정도로 끝내면 안성맞춤인데, 그러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