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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기업 +34





혁신은 천 개의 가닥으로 이어져있다 

론 애드너Ron Adner(지음), 김태훈(옮김), 생각연구소, 2012년 




이 책의 원제는 'The Wide Rens'다. 혁신에 성공하려면 넓은 범위를 조망해야 한다는 의미다. 내가 그간 읽었던 대부분의 전략 서적들이 혁신 실행을 내부의 관점이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을 둘러싼 혁신 리더십 정도였다. 하지만 이 책에선 '니 혼자 아무리 잘해봤자 소용없다'고 말한다.  



먼저 생태계 내에 존재하는 두 가지 유형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혁신의 성공적인 상업화가 다른 혁신의 성공에 의존하는 정도와 결부된 '공동혁신위험Co-innovation Risk'이다. 다른 하나는 최종 소비자가 완전히 가치 제안을 평가하기 전에 파트너들이 혁신을 수용하는 정도와 결부된 '수용 사슬 위험Adoption Chain Risk'이다. (20쪽)  



결국 혁신을 제대로 성공시키려면 그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혁신 위험을 서로 분배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사례로 등장한 미셰린 팩스 시스템은 이 경우를 제대로 설명해준다. 여기에는 최종소비자까지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각각 수용 단계마다 수용 가능성을 파악해야 한다. 그것이 '수용사슬위험'이다. 



기존의 산업 관행을 깨뜨리는 모든 새로운 가치 제안의 핵심에는 생태계의 재구성이 있다. (48쪽) 



혁신은 생태계를 재구성한다. 그리고 그 재구성에는 아래의 위험이 존재하고 이 책은 이 위험을 어떻게 극복하기 성공을 이룰 것인가를 말한다. 



실행위험Execution Risk: 혁신을 적시에, 필요조건에 맞춰 추진할 때 직면하는 위험

공동혁신위험Co-innovation Risk: 혁신의 성공적인 상업화가 다른 혁신의 성공에 의존하는 정도에 따른 위험

수용사슬위험Adoption Chain Risk: 최종소비자가 완전한 가치 제안을 평가하기 전에 파트너들이 혁신을 수용하는 정도에 따른 위험 

(53쪽)



몇 가지의 전략 도구(프레임웍)이 등장하지만, 그 전략 도구보다는 혁신을 생태계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모든 시장 참가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전략이 요청된다는 것이 론 애드너의 주장이다. 내용은 단순하고 명확하지만, 막상 그 정도까지 고민하고 실행하기란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결국 혁신은 대기업 비즈니스의 일부 밖에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에 사례로 등장하는 베터 플레이스는 매우 흥미로웠다. 전기차 비즈니스가 왜 아직까지도 그냥 개발 중인가를 바로 알 수 있게 해준다고 할까. 전기차의 개념은 19세기말에 등장했다. 그리고 이 때 전기차가 실제로 만들어졌고 언론에선 장미빛 기사를 실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포드에 밀린 것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전기차는 아직도 개발 중이다. 론 애드너는 전기차가 안고 있는 문제를 전반적으로 조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베터 플레이스의 비즈니스를 (기대하는 어조로, 약간 흥분하며) 설명한다. 



전기차가 안고 있는 여섯가지 문제 

- 구입가 프리미엄

- 짧은 주행거리

- 충전 인프라

- 배터리 재판매 가치 

- 짧은 주행거리에 따른 한정적인 절약 효과

- 전력망 용량        



하지만 이 회사, 베터 플레이스는 2013년에 파산했다. 대단히 주목받았던 기업이라 위키피디아에 별도의 페이지가 있을 정도다. 전기차 비즈니스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론 애드너는 케이스를 잘못 가지고 온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적어도 혁신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야를 가지게 될 것은 분명하다. 













혁신은 천 개의 가닥으로 이어져 있다 - 8점
론 애드너 지음, 김태훈 옮김, 이동현 감수/생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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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CDO에 대해 조금 읽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내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다. 문학을 전공하고 미술사를 공부하고 책을 냈으며 미술비즈니스에 종사했으나, 가장 오랜 기간 일하고 투자했으며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역시 디지털 비즈니스 쪽이다. IT 프로젝트를 리딩하였으며 온라인 서비스를 총괄하기도 하였고 디지털 비즈니스에 대한 컨설팅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이직이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했고 내 스스로 내 쓸모에 대해 제대로 포지셔닝하지 못했다는 자각을 얼마 전부터 하기 시작했다. 결국 중견기업 이하 규모에서의 전략 실행 기반의 디지털 비즈니스를 총괄할 수 있는 역량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CDO라는 포지션을 떠올렸다. 


얼마 전에 읽은 보고서는 PWC에서 나온 <<The right CDO for your company's future>>이다. 






디지털 비즈니스가 중요해지는 지금, 기업의 전략적 목표 = 디지털 비즈니스 목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와 실행 역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기업 내의 현 디지털 역량이나 운영, 관리 형태에 대한 이해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에 PWC에서는 다섯 개의 CDO 유형을 구분했다. 


the progressive thinker (진보적 사유가)

the creative disrupter (창의적 파괴자)

the customer advocate (고객 지지자)

the innovative technologist  (혁신적 기술가)

the universalist (보편주의자) 


각각의 유형은 부분적으로는 독립적이면서 서로 겹칠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각각의 유형에 어울리는 기업의 예를 들고 있는데, 이는 찾아서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이 보고서에서 읽으면서 꽤 감동받았던 부분은 첫 머리였다. 간단하게 번역해 옮겨보자면 아래와 같다. 


이제 사실상 모든 사업의 경영진들은 디지털 혁명이 얼마나 강력하게 기업 경쟁 환경을 재구성하는가에 대해 반드시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 혁명이 가져올 변화(transformation)에 참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변화를 이끌 때의 우위를 인식하고 있다. 그들은 디지털화가 그들의 고객들, 파트너들, 공급사들과의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그들 내부의 실천들, 행태들, 그것을 이루는 프로세스들을 극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리고 경영진들은 디지털화가 IT와 마케팅을 그냥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디지털화에 대한 요구가 기업으로 하여금 사실상 그들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을 변형시키게 만들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기업들이 명확하게 디지털화와 도달해야 될 필요가 있는 여러 역량에 대한 경로를 명확하게 정의내리지 않는 한, 그들의 전략, 관리역량, 문화에 대해 요구되는 변화들을 실천하는 것에 실패하게 될 것이다.  바로 여기가 최고 디지털 책임자가 들어와야 하는 자리다. 우리는 이 경영진을 디지털 리더라고 정의내리는데, 직함이 무엇이든 간에, CDO든, CIO든, CMO든, 디지털 부사장이든 그 외 뭐든 상관없이, 그/그녀의 기업의 전략 방향을 정의내리고 서로 교차하며 기능적인 변형들을 이끌어내며 완전한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그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Executives in virtually every industry are finally coming to understand just how extensively the digital revolution is restructuring their 

competitive landscape. They recognize the advantage of not merely participating in the transformation but leading the way. They realize that digitization means changing the ways they interact with customers, partners, and suppliers, and dramatically rethinking their internal practices, behaviors, and processes to accomplish this. And they have come to acknowledge that digitization isn't just about revamping IT and marketing. The demands of digitization will ultimately force companies to transform virtually every aspect of their business. 

However, unless companies can clearly define their paths to digitization, and the capabilities they will need to get there, they will likely fail to implement the necessary transformation of their strategy, their operations, and their cultures. That's where the chief digital officer comes in. We define this executive as the digital leader, no matter the title - CDO, chief inforamtion officer(CIO), chief marketing officer(CMO), vice president of digital, or something else - whose presence is critical in defining his or her company' strategic direction and bringing about its cross-functional transformation into a fully digital enterp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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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미래 Die Zukunft Des Konsums

다비트 보스하르트(지음), 박종대(옮김), 생각의 나무 






2001년에 번역된 책을 이제서야 읽었다. 더구나 <<소비의 미래>>라는 경제경영서적을(경제경영서들은 시류를 타는 탓에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읽기 애매해진다). 그런데 이 책, 의외로 단단하고 읽을 게 많으며 십 수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호소력 짙다. 아마 2001년에 읽었다면 제대로 읽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책은 소비자, 소비 문화를 여러 현대 이론들의 시각에서 냉정하게 치밀하게 분석하고 진단한다. 가령 스포츠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아래와 같다.


현대는 광범한 스포츠화 사회이다. 스포츠는 사고 오락(denkunterhaltung)이 되었고, 스포츠에 대한 전통적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특정한 인생관이 되었다. 

- 327쪽 


과거의 스포츠 스타들은 건실한 민족적 영웅의 화신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스타는 컬트적 존재이며, 포스트모던적 상표 기법의 법칙에 따라 완벽하게 움직이는 '연출된 가정적 존재(ein inszeniertes konstrukt)이다.

- 329쪽


솔직히 스포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았음을 위 인용된 부분을 읽으면서 새삼 깨달았다. 


저자는 전반적인 소비자의 태도의 변화, 소비 문화의 변화, 여기에 대응한 상품/서비스/기업의 대응을 분석하면서, 특히 사치 산업, 오락/관광/멀티미디어 산업, 음식, 팝 문화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리고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면서 앞으로의 시대는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임을 강조한다. 


* 마케팅 의식의 발전이 곧 경쟁력의 차이를 보여준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정말 중요한 가치를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

* 미래의 시장에서의 투쟁은 더 이상 (구체적인) 상품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징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이 될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당신의 (구체적인) 상품을 잊어버려라.

* 시장의 감성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감성의 영역을 체크하는 것으로 당신의 사업을 시작하라.

- 86쪽 ~ 87쪽 


특히 책 말미에 언급된 시장 조사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은 최근에 들어서야 주목받는 요소라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다. 


- 시장조사를 함으로써 허위사실만 점점 더 증가한다(합리적 세분화 과정만 증가한다). 

- 시장 조사는 인구통계학 및 구매력에 따른 분류를 신뢰하는 감옥이다. 

- 피드백 시스템(Feedback, 고객의 반응과 의견을 반영하는 시스템)에 광적으로 집착한다.

- 고객을 정적인 표본으로 간주하는 보수주의적 경향을 보인다.

- 유형론을 신뢰한다(방향성에 대한 분석보다는 확정적 형식을 선호).

- 관료주의적인 경향(역동성 대신 관리, 행정).

- 403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 대부분은 지금도 끊임없이 시장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하긴 예전보다 많이 개선된 방식을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는 대중에게 수요를 물어보지 않고 상품을 공급하고자 한다. 대중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뿐 아니라, 무엇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 ... 따라서 우리는 시장 조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상품을 만들고 그 사용가능성을 고안한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중이 그 상품을 사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면서 시장을 점령한다." - 아키오 모리타(소니 공동창업자)

 - 404쪽에서 인용 


이에 덧붙여 저자인 다비트 보스하르트는 '성공의 본질적인 요인은 고객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자기 상품에 대한 믿음이다'라고 단언한다. 


무척 흥미롭게 읽은 이 책은 종종 문화 분석서처럼 읽히기도 하는데, 여러 철학자들의 견해를 언급해서 더 그럴 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절판되어 헌책방에서만 구할 수 있을 텐데, 기회가 닿으면 한 번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지금 읽기엔 대부분 아는 내용이기도 하고 몇몇 기업의 사례는 부적절하기도 하다(망한 기업이나 서비스를 사례로 들고 있어서). 하지만 이 책이 1997년에 독일에서 출간되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바타이유에 대해 언급한 구절이 있어 길게 인용해볼까 한다(바타이유의 경제학은 정말 흥미로운데,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바타이유는 이미 <소비입문 La notion de'pense>이라는 이전의 논문에서 이러한 현상을 열거했다. "사치, 상(喪), 전쟁, 종교, 호화 기념 건출물 건립, 놀이, 공연, 예술 그리고 도착적 섹스 행위" 등 이 모든 것은 전통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일체 "비생산적인 지출"로 간주되었고, 손실로서 평가받았으며, 정상적인 인간 살림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었다. 우리가 이러한 영역을 도외시하였던 탓에 오히려 우리 사회가 도착적인 증상을 보였다. 바타이유는 궁핍의 경제학 비판에서 궁핍이 아니라 과잉이 정상적인 현존재의 상태라고 주장한 니체를 따르고 있다. 따라서 바타이유는 지금까지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그 "추방 영역"들이 경제와 문화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취, 탐닉 혹은 광란까지도 함께 고려하지 않는다면 인간적인 것을 도외시하는 셈이 되고, 따라서 현대 경제학도 이미 출발에서부터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 131쪽 





소비의 미래 - 10점
다비트 보스하르트 지음, 박종대 옮김/생각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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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알던 지인을 십 수년만에 만날 때, '글을 쓰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글을 써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글과 어울렸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때로 내 불성실을 탓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에게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이럴 때마다 고민을 한다. 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어울리는가. 나는 사업 추진/실행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훈수'와 '실제 플레이'는 다르다. 실제 플레이(사업)도 해보았지만, 철저한 준비나 계획 속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지 않는 까닭에 어디 가서 말하기 어렵다. 


사업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짧게 경영학 공부를 했고 전략 수립 컨설팅 업무도 했으며 IT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리딩을 경험하였으며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 영업을 하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조직 관리도 했고 사람을 채용하기도 했다. 사업을 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들 대부분을 경험했다. 기업 규모의 문제가 있을 순 있으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사업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사업을 성공시킨다는 건 전혀. 


그렇다면 사업을 한다는 건 진정으로 무엇일까. 내 짧은 경험을 비추어볼 때 그건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책임'이다. 그 책임을 지키기 위해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고,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유지하며 월급을 주고 새로운 투자를 한다. 사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며, 사람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은 결국 사람 앞에서 여러 차원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 관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이 오직 '수익'이라면, 그 수익을 위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치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면 그 기업은 이 사회에 필요없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가'라고. 이 물음 앞에서 나는 늘 뒷걸음질 친다. 


(내 경우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책임에 대한 교육'이 너무 허술하다. 동시에 '책임'에 대한 불평등은 전 세계 최고로 여겨진다. 국회의원들은 매일 막말을 해대지만, 구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평범한 우리들은 운이 나쁜 경우 막말의 책임을 혹독하게 치른다. 잘못된 조직(시스템)의 의사결정에 대해 그 조직의 리더나 대주주가 아니라 대체로 조직 피라미드의 아래 쪽부터 책임을 진다. 이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고 나 또한 경험했으니, 나이 든 지금, 후배들에게 뭐라 말해줄 것이 없다. 


언제나 사업을 하지 않느냐의 물음에 대해 그 '책임'에 대해서 스스로 묻는다. 그 책임을 견디고 성실히 수행하며 완수할 수 있는가라고. 너무 이상주의적이거나 교과서적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언제나 조심스럽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조심스러워진다. 어렸을 땐,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더욱 강한 자신감으로 도전해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나에게 묻는다. '사업을 할 수준이 된 것같다'고. 나는 그 사람 앞에서 높이 평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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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시스(Infosys)의 크리스 고팔라 크리슈난(Kris Gopalakrishnan)은 자신의 기업이 훈련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어떻게 이 기업이 종업원들을 한 경쟁우위에서 다른 우위로 이동시키는지 그에게 물었을 때, "우리는 학습가능성(Learnability)을 보고 채용한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능력을 보고 사람들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인포시스가 어느 때에는 약 80퍼센트의 인원을 어떤 방식으로든 배치(deployment)하였는데, 이것은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므로 잘된 일이다. 배치를 받지 못한 20퍼센트의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가질 것으로 권고되었는데, 그 결과 그들의 역량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었고 한 우위에서 다른 우위로 이동을 위한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 Rita Gunther McGrath, <<경쟁우위의 종말>>, 경문사, p.57 


그러고 보니, 조직 구성원들과 스터디 모임을 한 것도 몇 년이 지난 듯하다. 최근에는 주로 프로젝트에 나가 있다 보니, 모임 구성이나 모임 참여가 쉽지 않다. 교육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작은 조직에 몸 담고 있었지만, 내 스스로 끊임없이 조직의 경쟁 우위에 대해, 구성원 개개인의 경쟁 우위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시키고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조직에 대해, 그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늘 고민했고, 그러다가 발견한 단어가 바로 '학습가능성Learnability'였다. 인포시스의 사례처럼 개인이나 조직의 경쟁 우위를 변화시키며 더 강하게 만들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하지만 기업 내에서의 교육은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일종의 짐처럼 여겨지기 일쑤다. 그 결과 인포시스는 아예 '학습가능성'을 보고 채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학습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얼마 전에 읽은 Erika Andersen의 <<Learning to Learn>>(Harvard Business Review, 2016년 3월)은 학습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Organizations today are in constant flux'(오늘날의 조직들은 끊임없는 변화 속에 위치해있다)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저자는 네 가지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적고 있다. Aspiration(열망), Self-Awareness(자기 인식), Curiosity(호기심), Vulnerability(취약함)이다. Aspiration이나 Curiosity는 대강 예상할 수 있었지만, Self-Awareness와 Vulnerability는 다소 낯설었다. 


Self-Awareness와 관련해서 저자는 많은 이들이 자신은 이미 많은 것들을 알고 있고 할 수 있으므로 굳이 새로운 걸 배울 수 없다고 대답한다고 한다(응답자의 약 94% 정도). 고작 6%만이 배움이 필요하다고. 이 점에서 자신을 얼마나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으냐가 중요하다. 자신의 경쟁 열위, 즉 부족함을 알아야 한다. 


Vulnerability를 '취약함'이라는 단어로 옮기긴 했으나, 잘 전달되지 않는다. 'Great learners allow themselves to be vulnerable enough to accept that beginner state.' 어차피 뭔가 배운다는 것은 자신이 초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렇게 인정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실수를 견딜 수 있다. 

 

조직에서 이를 구성원에게 전파하고 구성원들의 학습 의욕을 높이고 조직이나 구성원의 새로운 경쟁 우위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라는 전략 개념은 사라지진 오래다. 이젠 기업의 경쟁우위마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추어 옮겨가야 한다. 기존 경쟁우위를 버리고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 이것이 최근의 경영 전략이다. 


말은 쉽게 하지만, 실은 내 스스로도 이를 실천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마당에, 내가 몸 담은 조직에 이를 전파할 수 있을까. 글쎄다.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는 개인과 조직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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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경제’ 이야기가 나오고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IMF 이후 구조조정에 대한 저항이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이명박 정권 이후에는 구조조정은 기업/산업의 일종의 문화가 된 듯싶다. ‘위기’라는 단어가 나오기만 하면 ‘구조조정’, ‘대량해고’, ‘대량실업’이 나온다.(1)


그리고 은연 중에 주류언론에서는 ‘정치’의 문제를 ‘경제’의 문제로 옮겨버린다. 


최근 ‘한국 조선업의 위기’를 보도하는 기사들을 보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조선업이 위기에 빠진 것은 경영 상의 잘못된 의사 결정, 안일한 경영 관리, 정부의 산업/기업 리스크 관리 부재, 장기적 산업 전망 부재 등 이것저것 뒤섞인 것이다. 솔직히 경험이 없지만 고부가가치 영역(해양플랜트)으로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이미 몇 해 전에 올해와 같은 상황이 올 것이라 예측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대응도 없었다. 


이미 구조조정은 기정사실화되었다.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그런데 너무 선정적이다. 이제는 자살, 강도 같은 제목을 단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언론인가 싶다.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언론들은 몇 개의 기업이 문을 닫고 몇 명이 대량 해고되었다는 식의 기사를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그 기사들을 채운 문장 속의 비극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얼마나 많은 작은 회사들의 사장들이, 얼마나 많은 집들의 아빠들이, 얼마나 많은 집들의 엄마들이 고통 속에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선 말이 없다. 


이젠 구조조정으로 인한 작은 회사의 폐업이나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는 당연한 일이 된 것인가? 


그래, 당연한 일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그 다음은? 개성공단에 입주해있던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자살 시도까지 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미 비극은 시작되었고 어차피 그들의 문제라고 여기는 것일까? 그렇듯 조선소의 문제도 그런 것일까? 


언론들은 ‘어떻게 구조조정했다’고 말하지, 구조조정 속에서 회사를 잃어버린 작은 회사의 사장이나, 직장을 잃어버린 가장과 그 가정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 이 무슨 또 다른 비극이란 말인가. 이젠 모두가 통째로 쓰레기가 되고자 작심한 듯 보인다. 


이제 경기 불황은 일상이 되었고(어떤 이유로 불황의 일상화가 시작되었는지 이야기하지 않고), 일상이 된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장이 없는 사람들을 자영업자, 혹은 개인사업자화시키고(창업 독려로),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하면서, 능력 없는 개인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것이 초래하게 될 국가적, 지역적, 사회적 비극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상처를 어떻게 회복하고 극복해야 하는지, 그것에 대한 계획은 있는지에 대해서 그 누구도 고민하지 않는다. 마치 전쟁 같다. 누가 쏘았는지 모르는 총탄에 맞아 반신불구가 되더라도, 그저 시절 탓으로 돌리고 마는. 전쟁의 비극이 한국에서 불황이라는 이유로 자행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혹시 이것이 잘못된 귀결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국가 산업의 근간을 이루었던 조선산업의 위기는 충분히 예측되었다. 하지만 그냥 방관했다. 그리고 단란했던 소시민들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다. 


이 나라는 참 이상하다. 책임질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평범한 시민들이 자리 잡는다. 언론도 책임 지지 않고 정부도, 기업 리더들도 책임지지 않는다. 언론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몇 명이 잘렸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해줄 것이다. 정부는 기업 리더들 탓으로,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 탓으로 돌릴 것이다. 기업 리더들은 그냥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만이다. 어차피 자신들은 전략적 경영을 한 것이니. 낙하산 인사들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갈 것이고, 그들이 져야 할 책임은 월급 없인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분산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국은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가를. 장기적으로 모든 이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지, 그런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하고 하나하나 실천해야 한다.(2)



* *


(1) 이번 구조조정은 민심을 의식한 보수 정권이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친 것이 주요 원인들 중 하나다. 그리고 이들 기업 리더들에 낙하산 인사들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알고 있을까. 


(2)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 되기 전에 이를 예측하고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하긴 이건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다. 이번 산업 위기 사태는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정치 문제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면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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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펀딩 Start-up Funding

더멋 버커리(지음), 이정석(옮김), e비즈북스 






경영에 있어서 첫 번째는 사람이고, 두 번째도 사람이고 세 번째도 사람이라 여겼다. 경영진은 아니었지만, 중간관리자로 팀웍을 중요하게 여겼고, 모티베이션이나 리더십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실은 답이 없는 고민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사람이 있어도 전략이나 실행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걸 알았다. 심지어 사람을 키우는 것도 전략이었다. 당연한 것인데, 결국 겪어봐야 안다. 그 후부턴 경영 전략을 참 흥미롭게 읽었다. 하지만 책은 책일 뿐, 실제는 아니다. 


작년말 회사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그만 두고 사업을 모색했다. 내 것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나는 자주 돈까스 식당 옆에 돈까스 식당을 내어도 된다고 말했다. 사업에는 비즈니스 모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하느냐, 어떻게 하느냐이지, 옆에 잘 되는 돈까스 식당이 있다고 해서 망하는 건 아니라고. 남산 돈까스 식당들처럼 유명한 길이 될 수도 있을 터. 


사업 계획서 쓰는 것이야 자신 있었고 그동안의 경험이 나를 도와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 것도 알지 못했음을 몇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알았다. 


1. 투자를 받는다는 건 귀중한 남의 돈에 책임을 진다는 것임을. 


2. 팀원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 일한다는 건 그의 삶과 그의 가족에 대해 일정 부분 이상 책임을 진다는 것임을. 


3.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법인을 세워 이를 운영하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결국 나는 성급한 추진일 수 있음을 알았고 뒤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라 여겼다. 나는 법인 설립이나 지분 구성, 투자자를 만나 사업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도리어 내가 짊어져야 할 다양한 책임들의 무게만을 느끼고 있었다. 리더가 흔들리면 사업도 흔들리고 회사도 흔들린다. 안정기에 들어선 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 초창기 기업은 위험하다. 하나하나가 잘 조율되어야 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설령 그러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될 어떤 지점을 향해 걸어가고 뛰어가야 한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려운 일임을 ... 


그러는 동안 이 책을 읽었다. 2007년에 나온 책인데, 다소 늦게 번역된 듯 싶기도 하다. 최근의 스타트업 열기에 대해서 나는 부정적이다. 아직도 한국은 실패에 대해 가혹하고, 도전보다 안주를 가치있게 여긴다. 성공하면 찬사를 보내지만, 실패하면 '그럼 그렇지'라며 핀잔만 일삼는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통용되지 않을 유일한 OECD 국가일 것이다. 그러니 실패하면 안 된다. 


이 책은 창업가, 혹은 창업 기업이 어떻게 투자를 받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은 중요한 지점을 매우 정확하게 짚어준다고 할까.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너무 기본적인 내용인가. 



- 투자자도 실패하기 싫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이 성공하는지 여부를 단계별로 체크한다. 그래서 한 번에 그 기업에게 필요한 모든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 성장의 단계를 나누고 단계별로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했는가의 여부에 따라 2차 투자, 3차 투자를 진행한다. (시리즈 A, 시리즈 B 투자는 여기서 나온 것이다) 


-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50% 이상의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기업 성장에 있어 창업자들의 의지와 역량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 창업자들은 그들의 기업이 성공할 것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증명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단계별로 목표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 투자자들은 아직 성숙하지 않는, 그러나 장차 어마어마하게 클 시장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렇게 큰 시장에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게 될 기업을 찾는다. 초기 투자자들은 보통 10배의 투자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매출이익률이 높은 회사를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대체로 IT/SW 회사가 많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무척 실제적이다. 창업 기업의 가치 평가나 여러 번의 투자 과정 속에서 지분 희석이나 창업진 일부의 이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투자자들 사이의 갈등이나 여러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되어 있었다. 창업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 


기업이 어떻게 시작되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인생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강력 추천한다. 





스타트업 펀딩 - 10점
더멋 버커리 지음, 이정석 옮김/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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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려주신 좋은 글 덕분에
    지난 날의 실패를 되돌아 보고 있습니다.

    혜안은 없고 무모한 자신감만 있던 시절이었어요.

    • 실패를 되돌아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능력이기도 하지요. ~... 댓글 감사합니다. ^^

  •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창업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 멋있는 표현입니다. 저는 창업하시는 분들에게만 추천했었는데^^ 직장인들에게도 추천해야겠네요.

    • 의외로 어렵지 않았고 내용도 알찼습니다. 아마존에서의 평점도 꽤 높더군요. 그리고 스타트업에겐 정말 도움이 될 만한 책이기도 했고요. ~ .. ^^;; (e비즈북스에서 댓글을 달아주시니.. 미안함이.. ㅡ_ㅡ;;; 예전에 사무실까지 갔던 적이 있었던 터라...)

  • 2015.04.08 14:08

    비밀댓글입니다

    • 앗..^^;;~ 감사합니다. 시간은 쏜살같고 뭔가 해보려고 해도 여유가 되지 않더군요. ~ 좋은 책이 나오더라도 읽지 않는 세태가 많이 불만스럽지만, 그래서 좋은 책이 나오면 읽는 이는 있기 마련이죠. ~ ^^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Good Strategy Bad Strategy 

리처드 루멜트 Richard P. Rumelt(지음), 김태훈(옮김), 생각연구소 






전략을 야심, 리더십, 비전, 기획, 경제적 경쟁 논리와 동일시하는 관점들이 있다. 그러나 전략은 이러한 것들과 다르다. 전략적 작업의 핵심은 주어진 상황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찾아내고 거기에 대응하는 행동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파악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일관된 접근법을 세우는 것이다. 

- 6쪽 



원제인 <<좋은 전략 나쁜 전략>>이 의미하듯이 많은 기업들이 오늘도 기업 경영 전략을 세우고 발표하지만, 대부분은 전략이 아니거나(야심, 비전 등등과 같은 것일 뿐), 전략이긴 하지만 형편없이 나쁜 전략이라고 루멜트는 말한다. 



좋은 전략은 진단, 추진방침, 일관된 행동으로 이루어진 '핵심요소'라고 부르는 논리적 구조를 가져야 한다. 조직이 직면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진단한 다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접근법을 담은 추진 방침을 만든다. 이 추진 방침은 교통표지판처럼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지만 세부적인 여정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이 일은 타당한 방법론과 자원 할당을 결정하는 일관된 행동이 맡는다. 

- 12쪽 



루멜트는 좋은 전략이란 어떤 것이며 좋은 전략의 사례, 좋은 전략을 수립, 실행하기 위해 리더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기술하고 있다. 



나쁜 전략은 대개 계산 착오가 아니라 좋은 전략을 수립하는 어려운 작업을 회피하는 데서 나온다. 

- 71쪽  



전략 수립은 어렵다. 특히 제대로 된 전략 수립은. 그리고 그것의 실행은 또 다른 문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전략을 수립할 때,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정치적 수준에서의 전략을 수립하곤 한다. 그리고 그 전략에 맞추어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전략에서 선택은 필수다. 모호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전략을 가지려면 다른 길을 버리고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 76쪽 



사람들은 언제나 영리한 방법만 찾으면 상충하는 목표들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략은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를 결정하고 거기에 자원과 행동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목표를 포기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 104쪽 


모호성을 제거하고 목표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전략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성공적인 전략 추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항목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요즘 자주 경영 전략 서적을 읽는다. 이번 책은 조금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가 중반 이후부터 정독을 했다. 의외로 내용이 빡빡했다. 월마트의 사례나 롤 인터내셔널의 사례는 무척 흥미로웠다. 


"어떤 사업이든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여 고유한 입지를 구축해야 합니다." - 스튜어트 레스닉(롤 인터내셔널 CEO) 

- 181쪽 재인용 



좋은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수립하고 실행하는 경우,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만들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경쟁우위란 '경쟁자보다 낮은 비용에 제품을 생산하거나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경쟁우위가 창출하는 가치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중 최소한 하나는 이루어야 한다. 


- 경쟁 우위의 수준 심화

- 경쟁 우위의 범위 확대

- 경쟁 우위에 바탕을 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 촉진

- 경쟁자들의 모방을 막는 격리 체제 강화(* 격리체제: 특허나 지적 재산권 같은 것)



책의 후반부는 경쟁 우위와 전략 실행의 실제적인 접근을 다루고 있다. 경영 전략 실무를 담당하거나 기업 경영에 관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가 될 것이며, 특히 경영 전략 수립에 있어 좋은 지침을 얻을 수 있다.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 10점
리처드 루멜트 지음, 김태훈 옮김, 이동현 감수/생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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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리서치 Kate Leggett의 'Trends 2015: The Future Of Customer Service' 리포트 소개 자료를 한 번 정리해보았다. 고객 서비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IoT, 인공지능, 분석, 예측 등은 고객들의 새로운 디지털 채널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과 함께 깊이 고민해볼 부분이라 여겨진다. 원래 포레스트리서치의 리포트 가격은 꽤 높긴 하지만, 해당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어쩔 수 없이 구입하게 된다. 아래는 소개 자료를 읽고 간단하게 포스팅해 보았다. 




Trend 1. 

Customers Embrace Emerging Channels To Reduce Friction.(고객들은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받아들인다) 


기존의, 전화 중심의 고객센터 대신 웹사이트를 통한 셀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바로 전화부터 하는 대신 웹에서 찾는 것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채널이나 다양한 새롭게 등장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줄고 있는 것이다. 



Trend 2. 

Companies Will Explore Proactive Engagement.(기업들은 고객을 향한 사전 예측된 개입을 연구할 것이다)


Proactive engagements anticipate the what, when, where, and how for customers, and prioritize information and functionality to speed customer time-to-completion. (사전예측된 개입들은 고객을 위해 무엇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리고 정보와 기능을 우선순위화하여 고객들의 완료시간(구매완료)을 촉진시킨다) 



Trend 3. 

Insights From Connected Devices Will Trigger Preemptive Service. (연결된 기기들로부터 나오는 통찰들은 선점 서비스를 촉발시킬 것이다)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는 현실이 될 것이다. Connected Devices가 현재는 폰, TV 정도인데, 자동차, 세탁기, 주택, 건물 등등 거의 모든 사물들이 Connected될 것이고 각종 센서들은 해당 기기/사물로부터 각종 정보들을 받아 분석하여 사람이 알아차리기 전에 '지금 X를 교체하세요'(Preemptive Service)고 할 것이다. 



Trend 4. 

Knowledge Will Evolve From Dialog To Cognitive Engagement. (지식은 문답 방식에서 인지적 참여로 진전될 것이다)


They will start to explore cognitive engagement solutions - interactive computing systems that use artificial intelligence to collect information, automatically build models of understanding and inference, and communicate in natural ways. 구글에서 cognitive engagement solution을 검색하면 IBM Watson이 맨 위에 올라온다. 즉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정보를 모으고 자동적으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모아 분석, 제공하게 될 것이다. 



Trend 5. 

Predictive Analytics Will Power Offers, Decisions, And Connections. (예측 분석은 제안들, 결정들, 그리고 연결들을 활성화시킬 것이다)


고객에 대한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여 제안하고 결정내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예측 분석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게 될 것이다. 



Trend 6. 

The Customer Service Technology Ecosystem Will Consolidate. (고객 서비스 기술 생태계는 통합될 것이다) 


고객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이 하나로 융합될 것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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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The Everything Store 

브래드 스톤(지음), 야나 마키에이라(옮김), 21세기북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고 내 삶과 더불어 다른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될수록, 고민도 늘고 마음은 무거워지고 심지어 의사결정마저 드뎌지고 우유부단해진다. 나는 확실히 보이지 않는 어떤 태도나 정신적 신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하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하지만 이 책, 제프 베조스와 그의 아마존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마음 속에서는 두 개의 상반된 생각이 서로 부딪혔다.  


하나는 기업의 환경이나 조직의 분위기가 내 신념과 어긋날 때, 나는 그것을 밀어붙일 수 있는가?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상처 입힐 것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각오할 수 있는가? 내 신념이나 태도가 극단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킬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동시에, 다른 하나, 과연 아마존은 좋은 기업인가? 고객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한다고 하지만, 실은 유통업체로서의 아마존은 공급 업체의 납품 단가를 깎고 윽박지르며 그들이 말하는 바 '고객 지향적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파트너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진 않는가? 과연 그들은 그들의 우월적 지위로 협력 기업을 거친 황무지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들은 나쁜 고객을 만들고 나쁜 기업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뭔가 기업 경영이라든가 리더십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기 보다는 도리어 고민만 늘었다(아이고!). 하지만 이 책,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는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시사적이며 가치 있다.  



“원칙적으로나 수학적 계산으로 보면 우리가 옳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일찍부터 이 회사는 원칙과 수학 계산을 따르면서 참을성을 갖고 끈기 있게 일하면 결국 승리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 제프 월크 (217쪽)



우리는 구글이 '수학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페이스북도 마찬가지고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실은 아마존은 이를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그들의 온라인 플랫폼에 국한되지만, 아마존은 온-오프를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오프라인 물류 센터를 공학적으로 개선시켰다. 지금은 아마도 물류센터로만 따지자면 세계 최고일 것이다. 한 때 월마트가 가지고 있었던 명성을 이제 아마존이 가지게 된 것이다. 실은 제프 베조스가 월마트에서 사람 빼오기로 유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 아마존이 물류센터를 짓기 시작했을 때, 아마존은 최악이었고, 최악의 상황에서 시작했다. 최초, 그들은 재고 창고 없이 시작했고 주문이 들어오면 여기저기 연락을 하는 식이었다. 더 큰 문제들은 물류센터가 생기고 난 다음부터 시작되었고 크리스마스 시즌은 최악이었다. 이 책에는 이러한 과정이 매우 상세하게 기술된다. 


그들이 거대한 물류 센터를 다 짓고 공개했을 때, 많은 IT 전문 기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이 비아냥거리던 것을 떠올리면, 제프 베조스는 그를 제외하면 모든 세상과 싸우고 있었던 셈이다. 제프 베조스의 성향 때문일까, 아니면 무엇이 그로 하여금 끈질기게 자신이 믿는 바를 몰아부칠 수 있게 만든 것일까? 


저자는 제프 베조스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면서 특별했던 그의 학창 시절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음악을 사랑했던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이나 '아이튠즈'를 만들고 서비스했듯이 책을 사랑한 제프 베조스는 온라인 서점이었다고 말한다. 


베조스는 그저 책을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책을 완전히 들이켰고 꼼꼼하게 세부사항을 다 소화시켰다. 스튜어트 브랜드의 저서 가운데 <<건물은 어떻게 배우는가 How Buildings Learn>>라는 책이 있다. 그 작가는 1995년 베조스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그 책을 보여주었을 때 깜짝 놀랐다. 페이지마다 베조스가 조심스레 끼적인 메모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286쪽)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사업에 탁월한 수완을 발휘한다거나 놀라운 리더십이나 전략가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끔 회사에서 내가 팀원이나 가끔 같이 하게 되는 인턴에게 강조하는 바가 있는데,그건 '읽기'와 '쓰기'다. 나는 (매우 강하게) 직장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여기는 덕목이 '읽기'와 '쓰기'라고 믿는데, 실은 보고서를 제대로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이들을 꽤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초에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읽을 수 없으니, 쓰기는 더욱더 안 되고. 읽을 수 없으니, 회의 시간 다른 이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정리하지도 못하고 보고서를 내지도 못한다. 그런데 아마존은!! 



아마존의 사내 관습은 매우 특이하다. 회의에서 파워포인트나 슬라이드 프레젠테이션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직원들은 자신이 발표할 내용을 여섯 페이지짜리 산문 형식으로 써야 한다. 베조스는 그러한 방법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언론 보도용 기사 스타일로 서류를 작성한다. 이 기획 제안서에는 고객이 제품을 처음 접할 때 듣게 될 만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 첫 신제품 회의는 모든 사람이 조용히 기획제안서를 읽는 것으로 시작해 토론으로 이어진다. (17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무릎을 치며,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 형편없는 슬라이드들을 보면서 도대체 이게 뭔가 하는 한숨을 자주 쉬는 나로선, 도대체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될 지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바로 이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나를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제프 베조스는 이를 실행했다. (나는 진짜로 이걸 하고 싶다) 



베조스는 최고로 똑똑한 인재만 채용하는 것이 아마존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여겼다. 수년 동안 그는 지원자 면접을 직접 보면서 그들에게 대학입학시험인 SAT 점수를 물었다. (58쪽) 



제프 베조스는 먼저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뽑았다. 그리고 지금도 이를 멈추지 않는다. 아마 이는 모든 기업의 덕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채용한 다음에는? 



“당신이 무능하면 제프는 당신을 잘근잘근 씹어서 뱉을 거예요. 하지만 유능하다면 그는 당신의 등에 올라타서 쓰러질 때까지 마구 부려먹을 거예요.” (166쪽)



이 책은 직장을 다니는 나에게 꽤 불편한 진실들을 알려주는데, 하나는 내가 참 편하게 회사를 다녔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일에) 아마존에서 나를 뽑겠다고 할 경우, 나는 주저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속된 말로 '단물 쪽쪽 빨아먹고 난 다음 지쳐 그만 나오게 할' 정도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이 직원에게 요구하는 바는 내가 경험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은 제프 베조스의 기준이 회사의 기준이 되었을 것이니, 다른 이들이 따라 가기 어려운 것은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 제프 베조스는 벌게진 얼굴로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온 채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네만 자네들은 완전히 잘못 짚었네.” 그는 이어서 말했다. “대화는 역기능의 증거야. 즉 사람들이 함께 유기적인 방법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부서 간에 서로 연락하는 것을 줄이는 것이지 늘리는 것이 아니네.” (210쪽) 



그리고 종종 제프 베조스는 상식을 깬다. 부서간의 협업이 잘 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대화 없이 일이 잘 진행되는 것이다. 잦은 대화로 일이 잘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하지만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경험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고 제프는 이를 강하게 요구한다. 



그러나 그는 ‘스티브 잡스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가장 수익성이 높아지는 선에서 아이폰의 가격을 책정해버렸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이 피 튀기는 각축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독특한 사업 철학을 반영하는 말이었다. 베조스는 마진이 높으면 경쟁자들이 연구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하고 경쟁자들을 더 많이 끌어당기지만 마진이 낮으면 고객을 더 많이 끌어당기는 한편 경쟁을 방어하기도 쉬워진다고 생각했다. (275쪽)



심지어 낮은 마진으로 회사를 유지하는 것이 경쟁 우위라고 믿는다(다른 기업들이 높은 마진을 꿈꾸고 있을 때). 실은 마진을 볼 수 없는 비즈니스 구조에서 마진을 확보하는 것이 아마존의 경쟁력일 테다. 다른 기업에선 이는 불가능할 것이고 결국 마진을 남기게 될 텐데, 이 때쯤 되면 이미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높을 테니, 경쟁력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높은 마진을 남기는 경쟁 기업들은 애초부터 가격 경쟁력이 없으니 문 닫는 날만을 기다리는 기업들이 된다. 

 

 

이 책은 (놀라울 정도로) 제프 베조스, 그리고 아마존에 대한 흑과 백을 모두 보여준다. 그리고 이 책이 아마존 홍보실을 거쳐 나왔다는 것은, 아마존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들(무수히 등장한다)에 대해서, 그리고 제프 베조스 자신의 행동이나 결정에 대해 후회가 없음을 뜻한다. 동시에 그것들은 모두 옳은 결정이었으며 그런 결정들이 쌓여 현재의 아마존이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그건 정말 쉽지 않다. 


아마 한국에서 이런 기업이 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 웃긴 소리다. 한국은 반-기업 정서가 정치권에서부터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고루 퍼져있으면서 동시에 삼성의 순익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실은 좋은 기업이 된다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한국은 애초에 좋은 기업이란 없었던 탓에, 이런 정서가 고루 퍼져 있는 건 아닐까? 정치인들에게 잘 나가는 기업은 '돈줄'이고 시민들에겐 '월급을 주는 곳'이거나 '부를 독식하는 탐욕자'로 여겨지는 건 아닐까. 


그렇다고 하더라 아마존은 한국에서는 전형적인 나쁜 기업이 될 것이다. 그러니 프랑스 출판사 아쉐트는 대놓고 싸운다. 다른 출판사들이 마지못해 고개를 숙이고 아마존과 협의를 할 때. 


하지만 나는 아마존이 부럽고 제프 베조스를 보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결단력, 추진력, 신념과 확신에 기반한 막무가내다.  



베조스는 선구적인 컴퓨터과학자 앨런 케이를 우러러보았으며 “관점의 차이는 IQ 80점의 차이에 준한다”는 그의 말을 종종 인용했다. 이 말은 새로운 각도로 사물을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29쪽) 



관점의 차이란 내가 보고 행동하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을 읽은 지 한 달이 지났는데, 그 사이 내 신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고 앞으로 생길 것이다. 이 책은 적절하게 힘이 되었다. 그것이 옳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가 아직 해보지 않은 어떤 변화가 나에게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그것은 어쩌면 나를 벗어나야 함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다섯 가지의 핵심 가치에 동의하고 회의실 화이트보드에 써내려갔다. 1. 고객중심, 2.절약정신, 3.즉각 실천, 4.주인 의식, 5.인재발굴, 이후 아마존은 여섯 번째 가치로 ‘혁신’을 추가했다. (114쪽) 



아마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 책 속의 아마존은 아슬아슬했던 시절이 있었고 아마존의 본업인 유통을 벗어난 듯한 최근의 신규 서비스들은 어느 정도 운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운을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리고 이 책 끝에는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 경영에 도움 받은 책 리스트가 있다. 이 리스트도 매우 유용하다)  


** 


책에 대해 제프 베조스의 부인 매켄지의 평은 아래와 같다. 솔직히 기분 나쁘다는 것. 즉 이 책에는 의외의 내용들이 많다.  



매켄지는 4일 올린 글에서 스톤이 아마존의 문화와 사람들에 대해 쓴 책이 “편향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썼다. 20년 동안 제프와 함께 산 자신이 보기에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매켄지는 “나는 디이쇼(D.E.Shaw)에서 제프와 일했었다”면서 “거기서 그가 사업 계획을 짤 때 곁에 있었다”고 썼다. 이어 “그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개조한 차고, 지하 창고의 벽장, 바베큐 냄새가 나던 사무실, 크리스마스 때 붐비는 유통 센터, 도어 데스크로 채워진 회의실 등 아마존 초창기의 역사를 함께 했다”고 썼다. 메켄지는 평점을 별 다섯개 만점에 하나를 줬다.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1051152341&code=970100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브래드 스톤저 | 야나 마키에이라역 | 21세기북스 | 2014.03.24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몇 개의 리스트를 더 찾아 넣을 것이다. 먼저 아래 포스팅은 제프 베조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의 독서 리스트 그리고 그의 경영 철학


아마존의 수장인 제프 베조스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14개의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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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갈수록 데이터(data)는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화와 함께 Information Technology의 발달로, 1990년대 후반부터 CRM, Loyalty 등의 단어로 포장되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만큼 Data의 중요성이 실감난 적도 없는 듯 싶다. 특히 Big Data에 대한 다양한 기술 인프라, 분석 기법 등의 개발과 적용 등은 기업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런데 이는 정보와 관련된 부서들이 기업 경영에 중심에 서게 되는, 일종의 중앙(집권)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며칠 전 읽은 짧은 아티클 - Dealing in Data - 는 영업 사원의 가격 재량권은 본사와 멀리 떨어진 지역 고객의 정보를 알 수 없었던 시절은 유용했으며, 특히 영업 사원의 가격 협상력에 의지했고 그런 환경 속에서는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업 사원의 영업/협상력은 개인적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었고, 이를 관리하거나 제어하기 어려워 별도의 프로세스가 필요했다. 특히 고객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영업 사원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요즘은 대부분 고객 정보를 본사에서 가지고 이를 분석하며 민감한 부분들까지 전략 방향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에, 본사에서 가격 정책을 수립하고 영업 일선에서의 가격 재량권에 대해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The Verdict: the benefits of a skilled sales force in earning maximum profits for firms may be diminishing in an increasingly data-driven world. This may explain why many industries, including hotels and retail, have moved away form local price discretion to centralized pricing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가격 뿐만 아닐 것이다. 대부분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책들이 본사의 데이터 분석가들과 의사결정권자들에 의해서 정해지고, 일선 접점에서는 이 정책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다. 


(* 참고사이트: http://www8.gsb.columbia.edu/ideas-at-work/publication/1673


과연 그럴까? 나는 다소 부정적인데, 데이터로만 파악하기에는 고객의 결정은 비논리적이기 때문이다. 컨텍스트를 벗어난 데이터는 아무 의미 없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결론이 논리적이고 올바르게 보일 지라도, 시장이나 실제 구매 협상이 이루어지는 현장은 비논리적이고 종종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특히 B2B 시장에서는 더욱 더.


또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마진을 포기하고 덤벼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나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질수록 기업 의사 결정의 중앙 집권화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분권화된 의사결정은 위험 요소를 줄여주지만, 낮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고, 중앙집권화된 의사결정은 위험은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높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래서 CEO의 연봉은 해가 갈수록 높아만 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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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훔치는 사람들 (The Brain Sell) 

데이비드 루이스(지음), 홍지수(옮김), 청림출판





내가 강연을 통해 뇌 설득 판매 기업의 위력과 기술에 대해 설명하면 청중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광고, 마케팅, 소매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큰 기대를 하면서 흥분을 금치 못하는 사람들이 그 중 한 부류다. (...) 또 다른 부류가 보이는 반응은 충격과 분노다. 이들은 수많은 주요 기업들이 갖고 있는 개인정보의 규모에 거의 신체적으로 능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이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 상품을 사도록 '세뇌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경각심마저도 느낀다. (341쪽)


정말 오랜만에 꼼꼼하게 책을 읽었다.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과 관련된 보고서들을 여럿 읽기는 했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와 같은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뇌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으며, 실제로 적용 사례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뉴로마케팅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마케팅 기법이 아니라는 것, 심지어 기업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전혀 관련 없는 소비자를 세뇌시킬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차가운 이성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 기억, 마음을 움직여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 다 읽은 후에는 아마 다들 충격과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나같이 마케팅 업무를 보고 있는 이들은 다소 다르겠지만. 저자는 도덕적 기준과 법적 제약으로 인해 충격과 분노를 일으킬 만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 이건 세월만이 알 문제다)


이 책을 읽어야 만한 하는 이유를 3가지 측면에서 적어본다. 

 

1.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거의 모든 정보를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다. 이 정보들은 이제 Big Data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분석되고 기업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로 재가공되고 있다. 사람들은 아마 이 '정보'라는 게 도대체 어느 정도의 수준이길래 그러나 싶을 텐데, '세계 5대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언Raytheon에서 개발한 RIOT(Rapid Information Overlay Technology) 프로그램은 트위터, 페이스북같은 웹사이트들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GPS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의 위치까지 알아낸다. 세계 어디든 사람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미래 행동까지도 예측한다'.(325쪽) 


이미 우리들의 모든 정보들은 그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는 주민등록번호 수준이 아니다. 주민등록번호는 이미 보안이 요구되는 비밀정보라기 보다는 누구든 원한다면 돈만 구할 수 있는 정보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개인정보라고 함은 두 가지 이상의 정보를 연결지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말한다. 따라서 연관을 맺어서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다면 그건 개인정보가 아니다. 하지만 빅 데이터 분석이란 연관이 없는 무수한 정보를 연관 맺고 분석해서 특정 개인이나 특정 개인 그룹을 만들 수 있고, 이들의 다양한 성향을 분석하여 이를 기업 경영이나 영업이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민등록번호만이 개인정보의 다가 아니다. 실은 주민등록번호 없이도 내가 누군인지 그들은 알고 있다.  


2. 

소비자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그 정보를 기반으로 하여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소비자를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TV CF다. 그런데 우리는 TV의 영향력을 너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괜히 TV를 '바보상자'라고 하는 게 아니었다. 그건 정말로 바보로 만드는 상자였다. 


제리 맨더Jerry Mander는 1978년엥 출간한 책 <<TV를 없애야 하는 4가지 이유Four Arguments for the Elimination of Television>>에서 단순히 TV를 시청하는 행위 만으로도 최면 상태와 비슷한 정신 상태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태는 TV를 보는 어둑어둑한 환경과 오랜 시간 시선을 고정시키는 상황으로 인해 더욱 강화된다. 근육의 긴장은 이완되고 심장박동수와 호흡은 느려진다. 이는 최면을 걸었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방송이 조성한, 실제 세상과 나란히 존재하지만 실제 세상과는 사뭇 다른 세상에서 일어난다. (281쪽) 


즉 TV를 볼 때는 우리는 비판적 사고는 정지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인쇄매체를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TV의 영향력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지형을 형성하고 태도를 변화시키고 여론을 만들고 소비자의 선택을 조종하는 힘이다. TV의 힘은 너무나도 막강해서 사실상 천하무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265쪽) 


공중파 TV든, 종편 TV든, 이 방송채널들이 특정 단체를 옹호하거나 특정한 방향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것을 막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미 정치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종편 채널을 틀어놓고 보는 순간, 우리는 특정 정치적 의견에 편향된다. 아무리 비판적 의식으로 무장해 있다고 하더라도 오래 보면, 그렇게 변한다. 종편의 위험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TV 뿐만 아니다. 커피숍에서 무심코 흘러나오는 음악, 공간 내의 색깔, 테이블, 의자 등 가구들의 배치 등은 신중하게 배치되고 운영된다. 그리고 그 전에 소비자들이 진짜 어떻게 여기는가를 소비자들의 말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뇌, 표정, 행동을 통해서 감지한다. 예전처럼 종이 설문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로 소비자의 마음을 떠보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3.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장소와 시간에서 우리의 마음을 노출시킨다. 그리고 그것들은 어딘가에 모이고 쌓여서 분석되고 가공되어 우리 마음의 미래가 예측되고, 예측된 그 자리에 신기하게 어떤 사건, 어떤 물건, 어떤 서비스가 놓이거나, 반대로 어떤 사건, 어떤 물건, 어떤 서비스를 위해 우리의 마음이, 우리의 감정이 예정되지 않았던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쉬지 않고 뇌과학의 연구 성과들과 기존 심리학자들의 연구들이 모아져 우리의 마음과 감정은 조작가능하다는 점을 끊임없이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전부가 아니라, 그 일부를 보여줄 뿐이다. 


감정은 의식을 압도할 수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상 현 시점에서 보면 뇌의 연결구조는 감정 체계로 부터 인지체계로의 연결이 인지체계로부터 감정체계로의 연결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 George Loewenstein 교수 (211쪽) 



많은 브랜드들이 감성적 표현과 언어적 술수를 동원해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조작한다. 감성적 상태는 최면에 걸린 상태와 같다. 어떤 상태에 놓였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기억이 결정된다. 따라서 광고전문가들이 특정 브랜드와 실제의 사건을 엮어 특정한 감정을 유발시켜면 소비자들은 똑같은 감정이 들 때마다 그 브랜드를 떠올리게 된다. 이는 일종의 자기 암시autosuggestion다. - Dan Jones(최면술사) (224쪽)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은 갈수록 교묘해지며, 능수능란하게 소비자들의 호감을 끌어낸다. 분명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쉬운 일이 되어가고 있으며,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적절한 도덕 의식이 없었다면 이는 정말 쉬운 일이 될 것이다. 


기업들은 대대적인 노력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무의식적 습관, 구매 결정과 사고처리 과정을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은 대부분 소비자들의 잠재의식을 겨냥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이들의 소구appeals는 은밀하게 숨어 있다. (9쪽) 



이 책은 단순한 뉴로 마케팅 책이 아니다.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번역서의 제목 - '뇌를 훔치는 사람들' - 이 정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내용들이 서술되고 있다.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하면서, 한편으로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으며, 동시에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는 이로서 이 책의 내용은 부분적으로 기업의 실무에 적용해 볼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하거나 적절한 가이드를 제시해주고 있었다. 


어쩌면서 데이비드 루이스는 뉴로마케팅이 보다 논란이 되기를 바라는 지도 모른다. 뉴로마케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위험하며, 동시에 적절한 수준으로 제어되어, 도덕적으로 무리없게 실행되더라고 우리들 대부분은 쉽게 넘어가, 누군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소비하게 될 테니 말이다. 뉴로마케팅은 이제 시작이고 그 가치는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듯 보인다. 


데이비드 루이스의 <<뇌를 훔치는 사람들>>은 올해 읽은 책들 중에서 단연 최고 수준이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뇌를 훔치는 사람들

데이비드 루이스저 | 홍지수역 | 청림출판 | 2014.07.15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데이비스 루이스의 웹사이트 : http://www.doctordavidlewis.com/  


영국에서는 2013년에 출판되었으며, 미국/캐나다에서는 올해 4월에 나왔다. 정말 신간인 셈이다. 



Link: http://amzn.com/185788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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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길 지하철에 헨리 민츠버그의 <<전략 사파리>>을 펼쳐 뒤적였다. 


서두에 코닥의 사례가 나오는데, 전략 경영 관련 부서들 - 전략기획실, 경영기획부 등 - 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리서치, 시장 자료를 바탕으로 경영 전략 등을 수립해 보고하다 보니, 어느새 현장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책상에서 작성된 근거들로만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코닥 같은 회사가 망하게 되는 이유라고. 이걸 읽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이들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보고만 받으려고 한다. 실은 상당수의 보고서는 믿을 것이 못 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기업의 잘못된 의사결정의 80%가 보고서 탓이라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결국 사업 추진자는 반드시 현장으로 몸으로 부대끼면서 경험해야 한다. 


하지만 나도 그러기 어려운데, 다른 이를 탓해서 뭐하겠는가. 그렇게 공멸하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어제 날아온 Web 관련 잡지를 보니, 광고의 상당수가 웹에이전시 구인 광고였다. 웹 에이전시 외부에 있을 때, 그게 참 이상하게 보였다. 실은 내부에 있는 지금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상시 채용 공고'는 정말 이상한 짓이지만, 이게 이상하다는 걸 내부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는 채용 공고를 올릴 때 무조건 마감이 있고, 한 번 정도 마감 연장을 하였다. 이렇게 세 번 공고를 올려 한 명 채용했다. ㅜ_ㅜ;; 


이번에 1-2명을 뽑기 위해 채용 공고를 올렸다. 그런데 왠 일, 이때까지 했던 공고보다 좋은 인력들이 많이 지원했다(하긴 아직 면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떨진 모르지만, 객곽적인 경력 사항만 놓고 보면, 가장 좋고 가장 많다). 


그리고 이럴 땐 정말 속이 쓰린다. 별 다른 HR 브랜드가 없는 상황에서 지원해준 이들이 고맙고,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이들은 다 채용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좋은 사람에 대한 한 없는 욕심!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4월15일)




나이가 들면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뭐든 시원시원해지리라 여겼다. 그런데 반대다. 알기 때문에 신중해지고 고민이 늘고 의사결정이 늦어진다. 사무실 불을 끄고 나오는 월요일 퇴근길, 본격적으로 업무 시즌이 시작되니 마지막에 나오는 날이 역시 많아지는구나 하는 한숨과 함께 어떤 책임감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새벽 끝내 잠을 설치고 만다. 

(4월 15일)



내가 경험한 바 최악의 경우는 출근해서 담배 피러 나가 1시간 후에 들어오고 점심 식사 후에도 다시 담배와 1시간, 그리고 퇴근 길에는 동료 직원과 꼭 술을 마시는 이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인정'받았다! 황당했지만, 다들 그랬으니 ... 내가 나서서 뭐라고 할 일이 되지 못했다. 실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4월 14일)

 


HR 브랜드가 강력하게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도 회사가 탄탄한 상황에서 가능한 것이겠지.

(4월 4일) 



사람을 채용한다는 건, 참 무섭기도 하고 참 어렵기도 하고 참 무거운 일이기도 하다.

(3월 26일)

 


나는 회사의 직원들이 이 만화의 은주였으면 좋겠다. 현실은 싸우는 것이고 이상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즉 싸워서 만드는 것이 이상이다. 하지만 이런 은주를 나는 만난 적이 없다.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언제라도 달려가 데리고 오고 싶다. 상황과 여건만 된다면.

(3월 23일)



말하기와 글쓰기는 모든 일의 근본이다.

(3월 15일) 


 


오후엔 2개의 미팅이 있다. 하나는 구로. 하나는 서울역. 나가기 전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책에서 한 구절 옮긴다. 


메이지 시대의 정치인 사이고 다카모리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관직은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하며, 공을 세운 자는 봉록으로 상을 내리고 아껴야 한다." 

-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142쪽 


가끔 회사 같은 조직에서 큰 공을 세운 이에게 '승진'이라는 포상을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자리(직위)는 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을 앉히는 거다. 아니면 그 자리에 적합하도록 키우든지. 알면 알수록 경영이라는 건 참 어려운 거다. ㅡ_ㅡ;;

(3월 7일)




1명의 직원을 채용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미래에 관여하고 그와 그의 가족의 물질적 부분 일부를 책임진다는 것을 뜻한다. 1명의 직원을 채용한다는 것의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겁고 신중한 의사결정이며 기대 이상으로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너무 많다. 그래서 사람을 아무렇게나 뽑고 아무렇게나 관리하다가 아무렇게나 해고한다. 그리곤 그 사람 탓으로 돌린다. 실은 회사 탓이고 회사의 경영진 탓임에도 불구하고.

(3월 5일) 



내 욕심은 단순하다. 그냥 미친 척하고 '세계 최고가 되는 것', 아니면 '나는 세계 최고다'라고 선언하고 은퇴할 때까지 세계 최고인 거 하나 만들고 사라지는 것. 뭐, 인생이 꽤 피곤하긴 하지만.

(3월 4일)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 책에서 인용된 격언. '종기는 커지면 터지고, 중소기업은 커지면 망한다.' ... 기업이 성장하면 기업의 구성원들도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이 반대도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서 리더는 가장 중요하다.

(3월 4일) 




간만에 신입 사원 면접을 봤고 면접 결과가 좋지 않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면접 이후 담당 팀장과 주고 받은 이야기, 내 의견들을 덧붙여서 어떤 부분을 노력하면 좋을지 알려주었다. 앞으로 면접을 보고 난 다음, 내 의견을 메일로 적어보내줄 생각이다.

(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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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쁘신것같은데.. 독서열을 닮고싶네요
    전자책으로 보면 좀 읽으려나 하는 .. 일단 시작할때 사놓고보는 버릇이 나옵니다

    • 저도 책을 사는 속도가 책을 읽는 속도보다 더 빠르기 때문에, 집에는 읽지 못한 책들이 쌓여있습니다. 그런데 읽지 못한 책들은 언젠가를 읽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읽지 못한 책들이 계속 생기긴 하지만요. ^^ 전자책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종이책을 추천합니다. 늘 눈에 띄니깐요. ~. 그래서 손에 집어 들게 되더라고요. ㅎㅎ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지음), 김정환(옮김), 서돌 




강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주저하게 된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말처럼 내 인간성과 인품이 과연 강한 회사,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되는지 고민하는 탓이다. 그렇다면 이나모리 가즈오는 경영자란 어때야 하는가 걸까.



그렇게 하려면 경리, 회계 업무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귀하의 매력, 즉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인간성과 인품으로 그들의 믿음을 얻어야 합니다. (26쪽)



사원들 위에 군림하는 경영자가 아니라 실력과 실적을 쌓아 존경받는 경영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121쪽)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을 묻는 이들이 많은데, 세상에 그런 비결 따위는 없습니다. 귀하가 부단히 배우고 노력하여 얻게 된 경영철학을 사원들과 공유하려면, 모든 부서를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128쪽)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일본 최고의 경영자들 중 한 명인 이나모리 가즈오 - 교세라와 KDDI의 창업자이며 얼마 전 위기에 빠진 JAL에 들어가 성공적으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 가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 세이와주쿠 경영 아카데미(일종의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일본 전역으로 확대되었다)의 여러 사장들이 경영에 대해, 사업에 대해, 사람에 대해 던진 질문에 대해 답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실제 회사의 경영자가 되었을 때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질문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는 솔직하게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책 내용은 마치 도덕 교과서 같다. 경영 전략에 대한 책도 아니고 처세술에 대한 책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기업이란 곳도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임을 이나모리 가즈오는 밑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공동체인 셈이다.


그래서 그는 리더라면, 사장이라면 어떠어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세전 이익이 매출액의 10%를 넘지 못하면 사업이 아니"라고 단언하며, "중소기업의 이익은 미래의 임금 인상을 대비하는 자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한 "회계를 모르면 뛰어난 경영자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경영자는 직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그들과 정신적인 유대감으로 강하게 맺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짧지만, 강력한 어조로 회사가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바로 사장의 태도, 인품,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이야기한다. 먼저 모범을 보이고 수치로 설득하며 "기업의 목표와 계획에는 경영자의 강렬한 의지가 담겨" 져야 한다고. 


혹시 미래에 사업을 꿈꾼다면, 또는 지금 사업을 하는 경영자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다.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저 | 김정환역 | 서돌 | 2012.05.21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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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업의 조건 Seeing What's Next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스콧 앤서니, 에릭 로스(지음), 이진원(옮김), 비즈니스북스 





세상이 책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면에선 경영 서적도 마찬가지다. 경영학대로 기업을 경영하고 사업을 할 수 있다면야, 너도나도 성공했을텐데.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경영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2004년작인 <<미래기업의 조건 Seeing What's Next>>를 다 읽고 든 생각은, 탁월한 개념화와 접근이 돋보지만, 그의 말대로 '데이터는 과거에 관해서만 유용하'고, 그의 이론은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종잡을 수 없는 시장Market과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경영 전략 수립 모형 하나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들 - 크리스텐슨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자 파트너들인 스콧 앤서니와 에릭 로스 - 은 '핵심적 혁신이론'을 제시하면서, "혁신 이론이라는 렌즈를 통해 전체 혹은 세분화된 산업을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바라보는 과정이,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강력한 통찰력을 가능하게 한다'(13쪽)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 읽은 나 또한 이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실은 내가 지속적으로 경영 서적을 읽는 이유이기도 한다. 


그들이 제시하는 혁신 이론은 크게 세 가지이고, 책 서두에서 이 이론들을 설명하고 각 산업별로 해당 이론이 어떻게 적용되고 기업가들은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 혁신 이론은 '파괴적 혁신 이론', 'RPV(Resources - Process - Value, 자원-프로세스-가치) 이론', 'VCE(Value Chain Evolution, 가치사슬진화) 이론' 등이다. 


파괴적 혁신이론에서는 로엔드 시장에서의 혁신, 즉 기존 제품과 서비스가 너무 좋기 때문에, 초과 만족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저비용의 단순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기존 시장을 흔들어놓는 혁신과 신규시장에서의 혁신, 기존 제품의 특성이 지닌 한계로 인해 잠재 소비자가 제한되거나 불편하고 집중화된 상황에서 '비소비자nonconsumer'나 '비소비적 맥락nonconsuming context'의 소비를 이끌어내는 혁신을 이야기한다. 


RPV이론은 자원-기업이 사거나 팔거나, 이용하거나 파기할 수 있는 물건 또는 자산(인재, 기술, 제품, 도구, 정보, 현금, 브랜드, 유통채널 등), 프로세스 - 자원을 제품이나 서비스로 바꾸기 위한 기업의 정해진 방식(고용과 훈련, 제품개발, 제조, 계획수립과 예산 편성, 시장조사, 자원할당 등), 가치 -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비용구조, 손익계산서, 고객 수요, 기회의 크기, 윤리 등)를 통해 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게 한다. 


VCE이론에서는 고객에게 중요한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가치 사슬 내에서 단-복수의 활동을 통제할 것을 제안한다. 통합과 상호의존성을 파악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가치 사슬의 변화를 도모한다. 


이 이론들은 이 책 전반에 고루 펼쳐져 하나의 통합된 관점을 제시하고 각 산업들과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예증된다. 독자는 각 사례들 - 교육산업, 항공산업, 반도체산업, 건강관리(Health Care)산업, 국가, 전기통신산업을 통해 혁신 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오래 전에 내가 그랬듯이 이런 류의 책 - 이론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이론적 정합성을 따지기 위해 딱딱하고 논리적인 문장들(그러나 전혀 철학적이지 않은!)로 이루어진 - 에 익숙치 않다면 책 읽기가 꽤 오래 걸리고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기업을 경영하고 경영을 꿈꾸는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할 만하다. 그만큼 기존 산업을 바라보고 혁신의 방향을 세우는데 있어 유용한 틀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동기와 기술의 불균형 파악하기 표를 인용해보고자 한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신규로 진입한 신생 기업들에게 알면서도 당하게 되는데, 이는 일종의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가 될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는 우습게도 십수년전에 나온 개념이고 서비스다. 즉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라 진입 시점, 서비스 최적화의 문제였지만, 이는 기존 기업들은 이를 너무 쉽게 생각했고 기존 기업들이 영위하고 있던 영역과 충돌났기 때문에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기업의 조건

클레이튼크리스텐슨외저 | 이진원역 | 비즈니스북스 | 2005.05.25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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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전략이나 아이디어보다도 '사람'이 중요하고 기업의 모든 것들은 기업 내 '사람'에게 맞춰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짐 콜린스의 의견 대로, '적합한 인재'를 찾고 '적합한 인재'가 회사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사업 계획이나 전략에 소홀해졌고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런 건 필요없어'라는 생각까지.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사람과 전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실은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사람에 대한 노력은 참 어렵고 그 노력이 기업 문화로까지 확장시키기 위해선 적지 않은 출혈도 감당해야 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마치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 노력이 과연 옳은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경쟁력 = 사람"이지만, "사람"에 대한 노력만으로 회사는 성장할 수 없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전략이다. Rita Runther McGrath의 책, <<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How to Keep Your Strategy Moving as Fast Your Business>>에서는 "경쟁 우위란 참 덧없고, 그러니 지속적인 혁신(continuous innovation)은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종한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도 이렇게 이야기한다.  



"바로 정말로 중요한 차별성이라는 것도 덧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이다. 모든 경쟁 우위는, 또 그 조건들은 궁극적으로는 변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필요성이다. 어떤 조직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필요성. 그래서 그 조직이 5년, 10년 후에도 중요하게 남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가 전략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 기업, 시장 수요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목격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또 이런 모든 상황 속에서 정말 중요한 기업으로 남아 있으려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통했던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그리고 내일 지속적으로 남아 있기 위한 전략이 필요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바로 리더십의 문제다.  



"따라서 전략이란 어떤 분석을 통해서 곧바로 나오는 게 아니다. 리더가 제시해야 하는 어떤 것이다. 전략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조직에 퍼져 가야 한다." 



최근까지 나는 구성원에 대한 관심(HR)과 전략을 연결짓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전략과 사람은 하나의 문제이고, 리더십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기업 문화로까지 확장될 것이다.


늘 내가 저 자리에 있으면, 내가 모든 책임을 감수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가정하고 움직였지만, 생각만으로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를 해야 하고, 그 누군가들은 아주 성공적으로 했으니 말이다. 


가야 할 길은 멀고 걸음은 느리고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는 아래의 질문을 던졌다. 참 학자다운 질문이라 생각되지만, 실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를 향해 던지고 있을 때야 비로소 기업도, 기업의 구성원도 성장한다. 그리고 나는 그렇다고 여긴다. 



"오늘 우리 회사가 문을 닫는다면 어떤 차이가 누구에게 일어날까? 어떤 고객에게 우리 회사가 중요했을까? 이런 것도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솔직히 말하면, 델이 망하면 누가 슬퍼할까? 누가 이에 대해 상관을 할까? 어떤 고객들이 델이 사라진다면 슬퍼할까? 마찬가지로 어떤 고객들이 여러분의 기업에 대해서 생각할까?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바란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의 글 -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해야 하나?" 전략가는 의미, 본질을 담당하는 사람 

http://www.dongabiz.com/Business/Strategy/article_content.php?atno=1203101901&chap_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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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을 채용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순간, 비즈니스의 모든 것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것이 바로 채용이다. 채용에 대한 많은 책을 읽었지만, 해답은 없었다. 있다면 "기업 문화와 원칙"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리고 그것을 기존 구성원들이 얼마나 따르고 지키고 있는가. 


그 점에서 회사 설립이 꽤 되었으나, 이직율이 높고(이를 업계의 문제라고 치부하는 관리자들이 다수 있는), 그리고 모든 부서의 문화와 원칙까지 혼자 장악하고 선도하기 어려운 구조에서의 채용이란, 끝없이 미루고 싶은 일 중의 하나다. 


결국은 내가 편하고자 하는 일이고, 내 미래를 도모하고자 하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 -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겐 내 시행착오의 경험을 전하면서 함께 성정하고 함께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어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조금 과한 욕심일까. 


실은 아직도 내가 누군가 위에 서는 것이 편하지 않은 탓에, 늘 채용은 어렵고 곤혹스러우며 꺼려지는 일이다. 


최근 두 개의 기사를 읽었다. 하나는 'Super-Successful Enterpreneurs: 6 Best Hiring Questions', 나머지 하나는 '4 Ways to Avoid a Bad Hire'이다. (이 두 기사 모두 유정식님의 페이스북에서 보았다. 그가 가진 인사/조직에 대한  여러 생각은 늘 나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첫 번째 기사는 여러 기업가(창업가)들에게 면접할 때 가장 좋은 6가지의 질문을 인용한 것들인데, 매우 실천적이라는 점에 도움이 될만 했다. 


1. What's the biggest misperception people have of you? - Tony Hsieh, Zappos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2. How do you unplug? - Arianna Huffington, The Huffington Post. 

당신은 당신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죠?


3. What's most important to you in your work? - Evan Williams, Twitter 

당신의 일에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4. Why wouldn't I hire you? - Bobbie Brown, Bobbi Brown Cosmetics. 

왜 내가 당신을 채용하면 안 되나요? 


5. Describe a recent project and how you could have done it 10 times better - Aaron Levie, Box 

최근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당신이 그 프로젝트를 10 배 더 좋게 끝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6. What have your parents taught you? - Jason Goldberg, Fab

당신의 부모님들은 당신에게 무엇을 가르쳤나요? 



특히 1, 2, 4 질문은 내가 채용 면접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질문인 듯 싶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되고, 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a light violoncello -  FishEye ver.
a light violoncello - FishEye ver. by toughkidcs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 해답은 두 번째 기사에서 구할 수 있었다. 


이 기사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One jerk can ruin an entire office.(한 명의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가 전 사무실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No Jerks" Policy가 회사의 인사 규칙의 첫 번째를 차지해야 된다고 강변하는 이 기사는 한 명의 잘못된 채용이 불러오는 불상사에 대해서 경고한다. 특히 


It is equally important to avoid hiring someone who might be a great person but simply doesn't fit into the company culture you have established. (대단한 사람이 될 수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당신이 세워놓은 회사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피하는 것도 이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의 채용을 피하기 위해서 4가지의 규칙을 말한다. 


 

1. Be inclusive. 

채용되었을 때 일하게 될 지도 모르는 모든 사람들을 면접 인터뷰에 포함시켜라. 


2. Listen to everyone. Really everyone. 

모든 사람들에게 들어라. 진짜 모든 사람들에게서. 하지만 사람들은 인터뷰만 하고 그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아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들어야 한다. 


3.  Look outside the interview. 

인터뷰 밖을 쳐다보라. 인터뷰가 전부가 아니다.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고 난 다음. 그리고 인터뷰를 둘러싼 모든 외부 과정들 모두가 중요하다. 


4. Trust your gut. 

당신의 직감을 믿어라. 한 명을 채용하기 위해 최대한 자신의 감각을 끌어들이고 노력해야 된다. 자기 내부의 사소한 목소리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팀원 구하기에 나섰다. 채용 공고는 올렸으나, 지원자는 많지 않다. 혹시 관심이 있다면 지원을 부탁드린다. 내가 생각하는 기업 문화에 대한 노트는 아래에 있다. 그 외 기업 자체, 기업 전략, 기업 문화에 대한 내 생각은 종종 이 블로그에 정리했으니, 지원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2013/05/30 - [Business Thinking/조직/리더십] - '사람이 전부'인 회사 - 기업 문화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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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접할 때 면접관의 예의도 중요합니다. 또한 압박면접이라고 해서 상대방을 너무 몰아 세워도 안됩니다. 지금은 면접보는 사람으로 내 앞에 있지만 이 문을 나서는 순간 그 사람은 고객이 될 수 있습니다.

    • 제 스스로가 '압박면접'을 싫어해서 그런 건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어떻게 하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춥니다. '입사하면 끝'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이야기하는 구직자를 여럿 본 탓에 말이죠. 그리고 면접관의 예의를 지키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지요. ^^ 하지만 작은 기업이라고 지원해놓곤 면접에 오지 않는 이들도 많고 출근하고 하루 이틀만에 그만두는 이들도 많습니다. 실은 인터뷰만 대여섯번 하고 싶은데, 아마 그러면 다들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유능한 관리자 - 10점
마커스 버킹엄 외 지음, 한근태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유능한 관리자 (First, Break All The Rules)

마커스 버킹업, 커트 코프만(지음), 한근태(옮김), 21세기북스, 2006년 초판(2011년 5쇄)



이 책도 참 오래 읽었다. 작년에 펼친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최근에서야 완독했다. 중간 정도 읽다가 업무가 많아져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잠시 덮어두었는데, 그게 몇 달을 된 것이다. 


몇 해 전부터 경영 관련 책들 중에서도 손이 가는 것들은 조직 관리나 리더십 부분이다. 맡고 있는 업무 탓에, 사업 전략이나 마케팅 서적에 손이 갈 듯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도리어 알다가도 모를 사람 관계 탓에 HR 관련 책들을 자주 읽게 된다. 


이 책은 리더십 분야에서는 꽤 유명한 책이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에서 약 10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물을 모아 낸 책이다. 그리고 이렇게 출간된 책의 원제는 ‘먼저 모든 규칙들을 부셔라’(First, Break All The Rules)이다. 


‘모든 직원들에게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직원들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의 단점을 교정하는 것이다. 너희가 대접받고자 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라.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우하면 편애한다는 비난을 모면할 수 있다’는 전통적 관념을 부셔라고 주문하는 책이다. 왜냐면 유능한 관리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 사람들은 별로 변하지 않는다.

- 그 사람에게서 없는 것을 있게 하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면 된다.

-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 



고 여긴다. 전통적인 관념에 따르자면, 



- 직원선발: 경력, 지능, 판단력을 근거로 선발한다.

- 기대치 설정: 적절한 단계를 규정해 준다.

- 동기 유발: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자기계발: 교육과 승진을 도와준다.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무수하게 실패하는 방법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 유능한 관리자는 이렇게 접근한다. 



- 직원을 선발할 때는 (단순히 경력, 지능, 판단력이 아니라) ‘재능’을 보고 결정한다.

- 기대치를 설정할 때는 (적절한 단계가 아니라) 적절한 ‘성과(목표)’를 규정한다.

- 동기를 부여할 때는 (취약점이 아니라) ‘장점’에 초점을 맞춘다.

-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승진 준비가 아니라) 적절한 ‘역할’을 찾아준다. 



특히 유능한 관리자에게는, 위에서 언급된 ‘재능’은 천재적인 어떤 능력이라기 보다는, ‘생산적인 사고, 감정 또는 행동의 반복적 양식’으로 이해된다. 가령 ‘고객의 선택을 유도하는 웨이터의 능력, 간호사의 상냥한 태도, 판매원의 설득력 있는 말씨, 관리자의 개별화능력 등은 모두 재능에 속한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유능한 관리자가 된다는 보장을 못하겠지만, 적어도 전통적인 관념 하에서 저지르는 실수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 기업에서는 조직 관리는 ‘군대가 최고’라는 생각이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실은 하는 일의 종류나 모인 사람들의 성향을 따져 그 조직에 맞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조직에 속한 직장인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꽤 흥미진진하기도 하다(후반부에는 다소 느슨해지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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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해놓은 아티클 하나를 읽었다. 포스코 사내전문코치인 앙정훈의 글로,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렸던 케이스스터디이다. 

'직원 기대 관리(Employee Expectation Management)'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중간 관리자로서 저런 단어를 보면, 솔직히 가슴이 턱~하고 막힌다. 왜냐면 중간 관리자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명확하고, 대체로 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더 받기 때문이다.

이 글은 포스코의 고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씌여졌다. 그리고 아래는 하나의 일화. 


1968년 포철이 1기 공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애쓸 때 세계은행 전문가로 일하고 있던 자페는 한국의 융자 신청을 거절하고 브라질의 제철소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세계은행에 권고했다. 그리고 약 20년 후인 1986년 자페는 박태준과의 대화에서 "그 때 나는 틀리지 않았다. 종합제철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고려해야 할 내수규모, 기술수준, 원자재 공급 가능성, 기업과 신용 위험, 시장성 등 여러 가지 용인들을 분석했을 때 내 판단을 틀리지 않았다. 단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면 박태준 당신 하나 뿐이다."라고 인정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마음의 연대를 고민하라.", 양정훈.동아비즈니스니리뷰. 2012년 102호



조직이 수평화되고 의사결정구조가 간단해지면, 시스템적으로 움직여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리더십의 필요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도리어 리더십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더구나 CEO 리더십. 


이 글에는 포스코에서의 여러 사례를 언급하며 직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리고 만족할 수 있겠금 리더가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다. 가령, '한 발 앞서 읽어내고 움직여라', '솔선수범이 제일이다'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너무 익숙한 문장이지만, 실은 이게 얼마나 어려운 지는 경험해 본 이라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나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메모했다. 


오전 아홉시삼십칠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의 고요하고 축축했던 대기가 순식간에 도시 사람들의 부산스럽고 경박스러운, 하지만 삶에 대한 열정, 혹은 끌려다니지만 포기하지 않으려는 신념에 찬 동작들로, 그리고 4월 태양과 지구 사이를 오가는 햇빛으로 인해 봄 특유의 온화함으로 갈아입는 시간, 문득, 아직 내가 가야할 길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십이라든지, 문제 해결 능력이라든지... (4월 5일)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 짧은 글이었지만, 이 글은 리더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일깨워준 글이었다. 아마 조만간 한국의 기업인들이라는 책이 나오지 않을까? 출판사 관계자라면, 다른 나라의 CEO 케이스 스터디는 많이 있지만, 한국에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이를 모아서 한 번 펴내도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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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멘토링 & 코칭
니콜라스 니그로(지음), 임태조(옮김), 위즈덤하우스, 2006


팀장 멘토링 & 코칭 - 8점
니콜라스 니그로 지음, 임태조 옮김/위즈덤하우스



되도록이면 이야기하게끔 하고 귀담아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명령을 내리기 보다는 듣고 그대로 하라고 한다. 심지어 작은 잘못이 들어간 결정에 대해서도 그대로 하라고 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며 하게 되는 여러 업무들 속 작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나가는 편이 '그건 이렇게 해야지' 라든가, '이건 잘못되었어'라고 해 강제적으로 개선시키는 것보다 더 낫다고 믿는다. 심지어 관리자처럼 행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한다.

하지만 자기 것을 먼저 챙기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고 적절한 명령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래서 종종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상처만 입고 수직적 위계 질서에 의지해 문제 해결이 시도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조직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기에 <<팀장 멘토링 & 코칭>>이라는 이 책은 읽어둘만 한 것이 된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 이것을 깨우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리고 관리자나 경영자에겐 조금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런 인내 끝에도 더불어 살아가지 못할 때는 적절하지 못한 인재이거나 조직 전체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람을 관리하는 일에는 인내와 선견지명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감정이입과 개인의 독특하고 다양한 능력을 이해해야 할 책임이 따른다. 성공적인 리더십은 일종의 예술이다.
- 5쪽



이 책은 팀장을 위한 멘토링과 코칭에 대한 지침서다. 이 책의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너무 좋은 이야기만 담겨 있다는 것이 될 것이고,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현실의 팀장 중에 이 책에 나온 내용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같다는 것, 그리고 이 책대로 한다고 해서 따라올 팀원도 많을 것 같지 않고, 도리어 배려심 많은 팀장이 먼저 상처 입지 않을까. (너무 시니컬한가)

언제 회사를 그만두게 될 지도 모르고, 외부에서, 내부에서 끊임없이 경쟁에 내몰리고 단기 실적 압박을 받는 우리의 관리자들에게, 너무 좋은 말로 이루어진 멘토링과 코칭을 바라는 건 너무 심한 짓은 아닐까.


무엇보다 멘토링과 코칭의 3P, 즉 사람(People)과 업무 성과(Performance)와 긍정적인 결과(Positive Outcome)을 명심하도록 한다.
- 38쪽



하지만 책은 책, 현실은 현실이라고 구분해버리기에는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동료와 함께 보낸다. 서로 도와가며 일을 해야 하고 실적도 올려야 하고, ... 누군가는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한 편으론 불편하면서도 한 편으론 이렇게 하는 편이 좋구나 하고 중얼거리게 된다.
 

유능한 코치는 다음과 같은 멘토링과 코칭의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 첫째,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직원을 관리한다. 둘째,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한다. 셋째, 자신에 대한 직원과 회사의 신뢰도를 높여 긍정적인 결과를 거둔다.
- 36쪽


결국 책을 다 읽었고, 읽은 지 몇 주 뒤에야 이렇게 리뷰랍시고 올리긴 하지만, 글쎄다. 이 책이 현실의 팀장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 지는 알 턱이 없다. 그저 읽을 뿐이다.


유명한 미식축구 코치 루 홀츠(Lou Hotz)는 자발적인 동기 부여에 대해 흥미로운 견해를 밝혔다. “내 임무는 선수들에게 멋지게 경기하라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동기에 충만해있다. 내 목표는 그들이 동기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68쪽


사람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지만, 그걸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팀장 멘토링 & 코칭>>이라는 이 책은 팀장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가이드를 제시해주고 있지만, 다소 이상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팀장 멘토링이나 코칭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조직의 철학이나 문화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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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경영 Managing with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in Organizations
제프리 페퍼 Jeffrey Pfeffer (지음), 배현 (옮김), 지식노마드


권력의 경영 - 10점
제프리 페퍼 지음, 배현 옮김/지식노마드



제프리 페퍼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손에 들진 않았을 것 같다. 제프리 페퍼의 명성과는 무관하게, 나는 그의 책을 거의 읽지 않았고 이번 기회에 한 번 읽어보자는 생각에 든 책이 바로 이 책, '권력의 경영'이었다. 그러나 저자도 지적하듯, '권력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이 책은 순전히 제프리 페퍼가 저자였기 때문에 손이 갔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의 명성 그대로, 리더십과 조직 운영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야 하는 꽤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책의 초반부터 (정치적) 권력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해 혈액 수혈을 통한 에이즈 감염을 예로 든다. 그리고 그 사례 - 혈액 수혈과 에이즈 감염의 연관관계, 과학적인 규명이 아닌 지리한 정치적 결정의 과정, 그 사이 약 12,000명이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하긴 미국이라고 다를까.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 바로 정치적 권력의 차이라고 말하는 제프리 페퍼는 그래서, 왜 권력이 중요한가를 이 책을 통해 따지고 묻는다.

해당 사례를 다시 부연하자면 아래와 같다.

1981년 3월, 에이즈 감염자 혈액의, 최초로 알려진 수혈이 이루어지고 그 해 7월 역학적 증거로 볼 때 ‘게이암’으로 알려진 후천성 면역결핍증 에이즈의 혈액 전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지지만, 과학적 근거와 확신은 정치력 앞에 무능하기만 했다.(토마스 쿤의 ‘패러다임’이 생각나는 구절이다)

2년 후인 1983년 1월, 돈 프랜시스(질병통제센터의 전염병 연구자)는 미국 공중 위생국의 임시 자문위원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합니까? (중략) 얼마나 많은 목숨이 필요하단 말입니까? 몇 명이나 죽어야 이걸 믿을 건지 말해보시오. 그때가 되어야 다시 회의를 열어 뭔가 시작할 수 있는 모양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1983년에도 아무런 결정이 내리지 않은 채 계속 에이즈 감염자의 혈액으로 수혈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한국의 어떤 그룹 사람들은 지금도 찬양하여 마지않는) 미국에서! 그리고 1984년에까지. (지금도 이와 유사한 일들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혁신과 변화에는 정치가 개입한다. 조직적 권력과 영향력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고, 목표를 관철시키는 기량이야말로 문제를 파악하는 기량만큼이나 중요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조직은 추락하고 뒤처지기 마련이다.
- 25쪽



결국 정치, 또는 (정치적) 권력의 문제였던 셈이다. 권력을 통한 강력한 실행력의 확보!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제프리 페퍼는 여러 사례를 거론하며 조직 내에서의 권력Power이 왜 중요하며 그것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목표를 관철하는 방법으로 위계적 권위를 동원하거나, 강력한 공유 비전이나 조직문화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전자의 방법으로 ‘권력’을 주목한다.


존경, 경쟁력, 지적 능력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세부적인 사항까지 수행하기 위해서는 친구나 자기편을 필요로 한다. 혼자 하기엔 무리이기 때문이다. 또 라이벌과의 권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도 친구가 필요하다. 자원을 발굴하여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자기편을 만드는 것 역시 필수적인 활동이다. 자기편과 자원은 중요한 권력의 원천이다. 그렇기 때문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 158쪽



여러 사례와 분석, 참고연구들을 바탕으로 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가를 자세하게 파헤치는 이 책은 ‘권력’에 대한 탁월한 연구서이며, '권력'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반감까지 가지고 있던 나에겐 꽤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그리고 이 책은 처세적 관점에서의 권력 탐구가 아니라 권력의 조직적이고 학술적인 측면이 더 부각된다(또는 처세적 관점을 학술적으로 풀어낸 것일 수도 있다).


나의 경험과 연구, 관찰에 의하면 조직 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 특히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중요하다.
1. 에너지, 지구력, 신체적 스테미나
2. 에너지를 집중하고 노력의 낭비를 피하는 능력
3.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잃고 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
4.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것과 관련된 융통성
5. 필요한 때 분쟁과 대결 구도에 기꺼이 끼어들 수 있는 과감함
6. 일시적으로라도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훌륭한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거나 팀플레이어가 되어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
- 232쪽


과연 우리는 제프리 페퍼가 이야기하는 특징들을 다 갖출 수 있을 것인가?

구조적 권력을 키우는 비결은 자원, 정보, 공식적 권위 등이 풍족한 단위 조직에 대한 통제권을 얻음과 동시에, 적수들이 구조적인 권력 기반을 얻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 388쪽



그러면서 적수들을 구분하고 그들이 권력 기반을 얻지 못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논리에 의해 설득되지만,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 그래서 우리가 성공적으로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우쭐한 기분이 늘게 하는 언어, 상징, 의식 및 배경들을 섬세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399쪽)



하지만 이 책은 권력을 얻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가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정말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대해 시선조차 주지 않으면서도 권력에 대한 암묵적인 부러움이나 동경을 경계하며, 권력을 목표를 달성하는 실행력의 핵심임을 강조하며 권력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예로 드는 권력을 통한 실행력은 레이건 대통령과 같은 경우도 포함된다.

레이건 대통령은 세금의 적으로서는 세계 챔피언이라는 자신의 타이틀을 고수하면서도 집권 기간 동안 온갖 세금 인상 법안을 제정했다 ... ... 정치인들이 그에게서 배울 점은 세금을 인상하지 않는 듯이 말함으로써 세금 인상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Herbert Stein, 'Confession of a Tax Addiction', The Wall Street Journal (October 2, 1989) (404쪽에서 재인용)


그런데 이 책에서는 실패 사례로 종종 등장하는 스티브 잡스는 정말 흥미로웠다. 애플 초창기 시절의 스티브 잡스와 픽사 시절의 스티브 잡스, 아이팟 이후의 애플에서의 스티브 잡스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여기에 대해선 아마 다른 연구 서적이 나오지 않을까.  

(관련 포스트: 조직에서의 언어의 중요성: 스티브 잡스의 탁월한 연설 )


*

간단하게 리뷰를 적고 난 다음, 아마존에서 확인해보니, 의외의 혹평이 있었다. 한국에서의 온라인 리뷰 평점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문화적인 차이일까? 하긴 한국은 (내가 보기에 너무나도) 형편없는 책에도 좋은 평점이 매겨져 있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보는 터라 ...

  Managing with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in Organizations


낮은 평점의 이유들 중 언급해볼 만한 의견은 아래와 같다.

1. 너무 학구적이어서 실제 적용하기 어렵다.(나는 이것을 높게 평가했는데..)
2. 몇 개의 사례들로 전체를 설명하고 있다(책을 읽어보면 실제로 몇 개의 사례들이 반복되어 나온다). 
3. 직장 생활 5년 이상 해보면 다 아는 사실을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있다.(미국적 상황일까, 아니면 리뷰어의 개인적 상황일까? ... 하긴 5년 정도 해보면 다 아는 사실일 수도 있겠다)

몇 개의 낮은 평점을 매긴 리뷰가 있었고 대다수는 높은 평점이었다.

나는 이 책의 평점을 줄 수 있을 만큼 주었을 정도로 무척 좋았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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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 이 세미나를 듣고 정리 노트를 만든다는 것이 벌써 2달이 흘렀다. 관련 자료도 찾아보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도 적용해볼 요량이었으나, 내 힘만으로는 역부족인 듯싶다. 실제로 많은 이들을 설득해 추진해본다고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구나 CoP 참여에 대한 유무형의 인센티브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자, 정리 노트 만들기를 계속 미루지 않았나 싶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서 주최한 7월 정례세미나 주제로 ‘성과 중심의 학습조직[CoP] 추진 방안’을 한국투자증권의 김명수 팀장의 강의로 듣게 되었다. 사무실 근처라 택시 기본 요금만으로도 세미나 장소에 갈 수 있었다. 젊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였고 회사에서 실제 의사결정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진으로 여겨졌다.

KMS는 IT시스템으로만 접해본 나로서는 조직 문화와 구성원의 업무 태도로 연결되는 KMS는 생소했지만, 무척 바람직해 보였다. 실은 업무와 관련된 모든 IT시스템은 도구Tool일 뿐이라서, 아무리 좋고 비싼 걸 구축해놓는다고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태도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이다. 반대로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만 있다면, 간단한 게시판 하나만으로도 대부분의 의사소통과 업무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강의 자료에는 ‘학습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하며 따라서 모든 학습 자원과 학습 활동을 업무와 연계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학습의 결과는 성과로 연결되고, 이 성과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선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된다고 언급되고 있다.

업무 프로세스 과정 속에서 문제 해결, 업무 처리, 이슈 해결을 위한 학습 과정이 소규모 학습 조직 주도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성과가 축적되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 때의 학습 조직은 CoP라고 한다. CoP는 Community of Practice의 약자다. 

CoP의 구성은 회사 내에서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구성된다. 비공식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CoP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으나, 어학이나 자격증, 혹은 취미와 같이 회사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예가 많다. 대신 공식적으로 구성되는 경우에는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 의지가 약한 경우가 있어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강의 대부분은 CoP 활성화와 실제 추진하였을 때의 어려움, 그리고 실제 사례로 모아졌다. 기억에 남는 것은 CoP의 리더가 중요하다는 것, CoP 구성원들 간의 적극적인 의사소통 활동, CoP 활동에 대한 기업의 금전적/비금전적 지원 프로그램 등이었다. 특히 대웅제약의 CoP 사례는 매우 흥미로웠다. 이 사례는 국내 KMS 사례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례들 중의 하나여서 검색 사이트에서의 검색만으로도 충분한 자료를 구할 수 있을 정도다. 대웅제약 영업 파트에서는 최고의 영업 성과자들이 자신들의 분신을 만드는 CoP를 운영했다. 즉 최고의 영업사원들이 자신들의 영업 방법론을 자신들의 분신들에게 전수해주었고, 다시 이 분신들이 최고의 영업 사원으로 성장하였고, 이들이 다시 분신들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CoP 활동 이후, 대웅제약의 영업 실적은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미나를 다 듣고 난 다음, KMS는 유형의 지식이 아닌 무형의 지식(암묵지)를 조직 구성원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전파하는 ‘문화 시스템’라는 생각을 했다. 이는 IT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아니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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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Facebook 노트에 적어놓았던 것을 블로그에 옮긴다. 회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기업의 경쟁력과 성공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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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울에 있었던 BSC(균형성과표)의 개념을 만들고 이끈 로버트 캐플란 교수(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강연 내용 중 기억해둘 만한 내용을 노트해둔다.

실은 회사 내에 회의가 많다는 의견도 있고 보고서 작성이 많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업무의 공유와 이해, 그리고 관리를 위해서는 회의와 보고는 필수적인 것이다. 아니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몇 번의 회의과 어떤 종류의 보고서가 필요한 것일까? 회사마다 나름대로의 조직 문화와 관리 기법이 있을 터이지만, 기업 내의 회의에 대해서 로버트 캐플란 교수는 '운영 회의와 전략 회의를 분리해야 되며, 운영회의는 일주일에 두 번, 임원 전략 회의는 매달 한 번, 그리고 1년에 한 번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전략이 제대로 됐는지 테스트하고 더 정교하게 만드는 회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결국 회의는 주 2회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회의와 보고만 잘 해도 그 기업의 성패가 결정되는 건 아닐까 싶다.

IBM의 회의 방식을 뜯어 고쳐, 위기를 극복한 루 거스너의 사례는 다시 한 번 되새겨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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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영회의와 전략회의를 나누어서 하라는 말에 동감합니다. 효과적이면서도 충분한 회의를 하는게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 요즘 '회의'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참 어려운 일인 것같아요. 회의만 잘해도 기업은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 회의 참 어렵다는 생각을 계속 드네요. 흐흐..


지난 달에 스크랩해둔 기사를 오늘 꺼내 다시 읽었다. 재무나 회계 관련 강좌도 여러 번 듣고 책도 읽었지만, 역시나 정리하기 어렵다. 담당 업무가 아니다 보니, 관련 책이나 자료를 읽을 수록 헷갈리기만 한다. 더 꼼꼼하게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튼 지난 달 매일경제신문에 실렸던 칼럼인데, 매우 유용했다. 이에 기사 일부를 옮긴다.


- 최근 이슈가 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회계방식이지만 기업의 자율성이 강조되다 보니 같은 업종에 속하는 기업조차 비교하기 어려워졌다.

- 혼선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일단 영업이익에서 발생한다.

- 예를 들어 해운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선박 한 척을 매각했다. 선박을 파는 건 해운 회사 본연의 업무가 아니다. 회계 용어로 설명하면 유형 자산을 처분한 것인데 과거엔 영업이익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KSS해운은 이 선박 매각 대금을 영업이익에 포함시켰다. 그래서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30.7%나 증가했다. 기본적으로 해운회사가 가지고 있는 선박은 자산에 속하고 이는 장부상 얼마라고 기재돼 있다. 그걸 팔았는데, 장부가보다 높게 받으면 이익이고 낮게 받으면 손실이다.

-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같은 항목을 다르게 처리했다. 삼성전자는 외화 환산 손익을 영업 이익에 포함시킨 반면, LG 전자는 이를 영업 이익에서 배제했다. 이런 걸 모르고 영업이익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면 곤란하다.

- IFRS에서는 영업 이익이라는 게 없다. 기존의 회계 처리에서 영업이익, 영업외이익, 특별이익 이런 식으로 이익을 구분했으나 이제 이걸 다 뭉뚱 그려 이익으로 처리한다.

- IFRS 도입으로 재무제표는 간단해지고 이를 보충 설명해주는 주석 쪽수는 크게 증가한다. 이 주석 사항에는 환위험 관리와 같은 매우 유용한 정보가 들어있다. 그리고 회계 기준을 바꾸면서 항목을 어떻게 조정했는지도 나와 있다.

손덕현 증권부장(매경), ''난수표 IFRS 재무자료 읽는 법'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305220 



IFRS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에서 별도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http://ifrs.fss.or.kr/fss/ifrs/main.jsp 


회계와 경영의 연관관계, 그리고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아래의 책을 추천함.
2010/06/28 - [Business Thinking/북리뷰] - 회계와 재무전략의 중요성 - '숫자로 경영하라', 최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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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년이면 내 나이도 마흔이니, 중년의 시작이다. 여러 번의 도전, 그리고 실패, 새로운 영역을 향한 모험으로, 다들 평온한 직장 생활로 보내는 30대를 질풍노도와 같이 보내고 이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뭔가 기여해야 될 시간이라 여기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험했다고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알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과 그 제약 조건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방점이 찍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만 늘고 이것도 내가 못하는 거구나 하는 자괴감만 늘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 회사 업무에, 그리고 앞으로의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글이라면 빠짐없이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으니…



그런데 얼마 전에 읽은 이 잡지, ‘IGM Business Review’,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내용이 좋다. 계간으로 발행되는 이 잡지는 IGM 세계경영연구원에서 발간한 것으로, 잡지 치고 다소 비싼 가격(권 당 25,000원)에 비슷한 잡지(동아비즈니스리뷰)를 이미 정기 구독하여 읽는 것이 있어, 서점에서 잠시 뒤져볼 뿐, 구입하여 읽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한 권 사서 읽었고, 이렇게 리뷰까지 올리게 된 것이다.

이번 봄호의 특집은 ‘죽어있는 데이터를 돈으로 바꿔라’이다. 최근 이슈가 되는 Big Data에 대한 최근 동향과 경영 시사점에 대한 글들이다. 비즈니스 Data에 대한 중요성은 IT의 발달과 함께 끊임없이 이야기되어 온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Data 수집에 포커스가 맞추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도 Data 수집에 중심을 둔 CRM으로 진화하였지만, Data 수집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하지만 이제 Data 수집에 대해 그 누구도 흥분하여 말하지 않는다. 이제는 기업 내의 수집된 Data는 넘쳐나기 때문이다. 도리어 수집된 Data를 어떻게 분석하고 가치 있는 정보로 만들고, 이를 실제 경영과 비즈니스 현장에 어떻게 반영하고 실행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Data는 일반적인 수준의 기업 비즈니스 Data를 벗어나, 도대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거대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기존 자연언어 분석과 문법에 의한 번역은 비슷한 어족끼리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한국어와 영어처럼 상이한 언어의 번역에서는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초 IBM은 아예 인간이 번역한 문서를 통계적으로 비교해 의미가 비슷한 문장과 어구를 대응해 번역 결과를 내는 방법을 시도한다. IBM은 여기에 영어와 프랑스어로 함께 작성되는 캐나다 의회의 공문 수백만 장을 이용해 이 서비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수백만 장으로는 유의한 번역이 불가능했다. 반면 2000년대 들어 구글은 유럽연합(EU)에서 유럽 20여 개 언어로 함께 작성되는 공문과 각종 번역 작품에서 추출한 수십억 건의 문서를 활용해 이를 다시 시도했다.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이 성공적인 번역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처럼 빅 데이터에 따라 전혀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지기도 한다.
- 채승병(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지금 기업이 ‘빅 데이터’를 챙겨야 하는 5가지 이유, 24쪽



구글의 번역 서비스 탄생 배경에는 ‘빅 데이터’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런 빅 데이터에 대한 접근, 분석,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Data 분석과 활용에 기반한 경영을 분석 경영Business Analytics이라고 한다.

분석 경영 프로세스 3단계
  1. 데이터 수집과 분석
  2. 데이터의 정보화
  3. 실행 및 검증과 개선
- 김지유(IGM 주임연구원), 괜히 카지노 1위가 아니다 - 하라스의 데이터 경영, 28쪽



분석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Data의 수집과 분석이다. 분석 경영을 하기 위해 기업 내에 수집된 Data를 분석해보면, 의외로 필요없는 Data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은 구체적으로 어떤 Data가 어떻게 필요한지에 대한 정의 없이 무차별적으로 수집된 Data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집된 Data들이다 보니, 두 번째 단계인 Data의 정보화까지도 나가지 못하기 일쑤다. 따라서 많은 Data가 아니더라도 작지만 구체적인 Data 수집, 즉 목적을 가지고 Data 수집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Data를 가지고 분석하여 경영 시사점이 있는 정보로 가공하여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에 도입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분석 경영 전문가인 토머스 데이븐포터(국내에는 ‘관심의 경제학’이라는 저서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은 분석 경영에 대한 주저, ‘Competing on Analytics’, ‘Analytics at work’를 가지고 있다)의 “리더가 직접 챙겨야 할 분석 경영 5계명”는 새겨 들을만 하다.

1. 데이터에 왜곡이 없도록 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라. (Accessible High Quality Data)
2. 중앙으로 통합되지 않은 데이터는 쓸모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Enterprise Oritentation)
3. 리더의 분석적 역량을 먼저 높여라. (Analytical Leadership)
4. 막연하게 ‘분석 경영하자’ 구호는 No! 구체적인 과제 해결을 목표로 하라. (Think Big, start in the middle)
5. 최고의 분석가 군단을 만들어 최고로 대우하라 (Care of Analysts)
- 정문원(IGM 객원연구원), 리더가 챙겨야 할 분석 경영 5계명’, 34쪽 ~ 35쪽





‘청소 경영’이라는 기사도 눈길을 끈다.

“부자의 책상과 빈자의 책상을 보라. 부자의 책상엔 절대로 너저분한 서류 더미가 없다.” ? 브라이언 트레이스
- 최미림(선임연구원), 청소 경영<개인편>, 55쪽



청소나 정리정돈에는 젬병인 탓에 나는 늘 정리 정돈에 대한 글은, 사소한 글일지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곤 한다. 최미림 연구원의 ‘청소경영’에서는 기업이나 조직에서 청소가 사소해 보이더라도 실은 매우 중요한 기업 문화의 기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몇몇 국내외 기업의 사례와 함께 일본 마츠시다 정경숙에서도 ‘청소’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많은 글들이 실려있으니, 기업 경영에 참여하고 있거나 중간 관리자급 이상의 직장인이라면, 이 잡지는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글 일부를 옮긴다. 애플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여 왜 애플과 삼성이 뛰어난가를 이야기하는 보기 드문 글이었다(‘왜 삼성은 애플이 될 수 없는가’라는 관점이 대부분인데 반해).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전략. 이것이 미래를 장악하는 핵심임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최근에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마저 애플의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2등 전략이다. 1등을 연구해 1등이 제시한 제품의 질적 표준을 준수하되 대신 차별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성공에는 절대적인 법칙이 없다. 애플이 잘 나간다고 그들의 사업 방식을 똑같이 쫓아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차별화가 중요하다. 애플이 가지지 못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다. 삼성은 자체적으로 부품을 생산하고 하드웨어 제조에 뛰어나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제품을 양산하는 능력이 있다. 갤럭시탭을 통해 삼성은 그들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의 추구하는 방향과 장점이 다른 만큼 혁신의 애플과 제조의 삼성이 시장에서 승자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설프게 애플을 흉내냈던 회사들은 애플과 삼성 사이에서 샌드위치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 김정남(IT칼럼리스트), 쫓는 삼성과 쫓기는 애플이 던져주는 교훈?, 167쪽




* 정리정돈에 대한 책으로, 이 기사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스테파니 윈스턴의 ‘성공하는 CEO들의 일하는 방법’(http://intempus.tistory.com/768)을 추천한다. 정리정돈의 중요성은 이제 직장을 넘어 가정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정리 컨설턴트’라는 신종 직업이 등장했다. 한 정리 컨설턴트의 블로그를 방문해보면, 청소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정돈 컨설턴트 나영주 : http://blog.naver.com/soldi365
관련 기사: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388985


IGM Business Review 2011.봄 - 10점
IGM Business Review 편집부 엮음/IGM세계경영연구원(월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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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독서모임을 시작한다. 요즘 ‘독서경영’이라는 단어가 유행이기도 했고, 보스와 여러 번의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실제 시작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혼자 팀원 몇 명과 작게 시작해볼 생각은 가지고 있었으나, 이것도 또 하나의 일이라 시작 시점을 계속 뒤로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첫 모임으로 약 7년 이상 회사에서 직원들과 책 읽기를 해온 협력사 사장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영의 관점에서 ‘독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던 탓에 그 분의 이야기는 의미심장했고 새로웠다. 이에 오고 간 이야기를 간단하게 요약해본다.

사내에서 독서 모임을 하고 싶다면, 아래의 관점을 고려해보도록 하자.

1.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반 강제적으로 시작하여,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얻어야 하는 가치를 알게 되었을 때, 그 독서모임은 정착될 수 있다. (정착의 징표로 직원들이 책 내용으로 농담을 할 때이다)

2. 세상에는 형편없는, 쓰레기 같은 책들이 난무한다. 하지만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은 있고, 이는 아예 목록으로 정리되어 공유되고 있다. 그러니 책을 고르는 기준 같은 것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3. 이랜드는 독서 경영의 대표적인 회사로, 승진 시험으로 ‘독서’가 활용될 정도다.

4. 최초 독서 모임의 반응은 이랬다. “다 아는 내용 아니예요”, “어딘가에서 본 듯한 내용인데요.” 였다. 즉 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지지 못한다면, 책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5. 발제자를 정해야 된다. 그리고 발제자는 발제 자료를 준비해야 된다. 발제 자료가 없으면 농담만 하다 모임이 끝나기 일쑤다.

6. 독서모임은 1년에 1권 읽는 사람을 기준으로 기획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인다.

‘요즘 같은 스마트 시대에 책을 왜 읽을까’하는 질문에 너무 얽매이지 말자. 책을 ‘정보의 원천’으로만 받아들일 때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단편적인 정보는 책보다 인터넷이 낫다. 하나의 정보는 다른 정보와 연결되어 있거나 두 개, 세 개 이상의 또 다른 정보로 쪼개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정보들의 관계다. 질서이고 문화다. 한 사람의 지식이 아니라 그 지식을 이루게 된 배경과 가치관, 세계관이 더 중요하다.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생각하지 않는 대학생들에게 생각 좀 하고 살아라’고 훈계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생각이 위대한 철학자들이 했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게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책 읽기는 사고력을 길러주며, 분석과 통찰을 가져다 준다. 이는 책에 담긴 내용 때문이 아니라 책을 읽는 태도에 달려 있다. 좋은 책을 고르고 그 책을 깊이 있게 읽으며 서로 다른 주장들에 대해 심사숙고할 수 있으며,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기르는 것이다.

이는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고 받아들이며 서로 이해하려는 태도,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실행하고 추진하며 팀웍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도 책을 읽는 과정과 비슷한 것이다. 너무 심한 비약일까.



읽을 만한 기사
토픽-독서경영으로 불황 뚫는다 http://er.asiae.co.kr/erview.htm?idxno=200901020757085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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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리더가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직장 생활 초기 전략과 아이디어가 사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여겼다. 그리고 조금 더 경험이 쌓이고 난 다음에는 전략과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실행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쌓이자, 결국 모든 일들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적합한 사람을 골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것. 그리고, 

그 전에 나는 적합한 사람일까? 또는 적합한 사람을 고를 안목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과연 나는 사람들에게 열정을 불어넣고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으며,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하여 성공시킬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을까?

이런 의문들이 마치 새벽 호수의 물안개처럼 펼쳐졌다.

최근에 내 마음에 들었던 문장 하나를 이메일 서명에 붙여놓았다. 래리 보시디 Larry Bossidy의 글, "At the end of the day, we bet on people, not strategies."을.

하지만 오늘 존 G. 휘티어의 문장으로 바꾸었다. "For all sad words of tongue and pen, The saddest are these, 'It might have been'." (혀와 펜에서 나오는 모든 슬픈 단어들 중에서 가장 슬픈 것은 ‘그렇게 될 수 있었을 텐데..’이다.)

때늦은 후회도 좋다. 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었을 텐데’를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월요일 오전, 내가 다시 ‘It might have been’을 주절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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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업용 블로그 검색중에 지나갑니다.

    자신이 바라는 우상에 그 사람을 맞추려고 하는게 리더쉽이 되어가는 요즘입니다.

    자신의 능력이 리드당할 수 있도록 그걸 표현하고 노력하는 것도 리더쉽에 하나겠죠.


오랜만에 좋은 리포트를 읽었다. 가령 이런 언급...


따라서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원인으로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놓은 직무 기술서와 같은 것은 버리는 것이 좋다. 즐겁고 자율적인 직장 분위기, 다양한 기질과 연령, 재능,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환경은 창의성 발현의 좋은 토양이 될 수 있다.


종종 직무 기술서를 작성하거나 업데이트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어떤 이는 나의 업무는 정확하게 어떤 것이며, 어떤 명령 체계로 움직이는가를 정의내리기(내려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직무기술서에 대해 부정적이다. (직무기술서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그 이유는 어떤 직무를 정함으로서 해당 업무만 수행하기 때문이다. 테일러주의 시대의 기업이라면 직무 기술서는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서비스 기업이라면 직무 기술서는? 

그동안 내가 읽었던, 창의성에 대한 많은 책들과 아티클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바로 기업 경영에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하지만 노용진 연구위원의 리포트는 꽤 현실성 있고 시사적인 지적들로 이루어져 있다.


비록 보상이 어떤 상황에서도 잘 통하는 도구이긴 하지만, 불행히도 창의성의 경우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만들어 창의성을 감소시킨다는 분명한 증거들도 있다. 창의성 연구의 대가인 테레사 아마빌(teresa Amabile)은 보상이 아동, 예술가 그리고 과학자 모두에게서 창의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매수해 봤자 효과가 없다'라고 한 피터 드러커의 말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아이디어를 물질적 보상으로 환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동기 부여다. 나도 그러한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보니, 손쉬운 물질적 보상으로 기울게 된다. 하지만 그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옳은 방법처럼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보상의 기준이 대해 잡음이 나올 수 있고 보상 자체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 리포트에서 노 연구위원은 기업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동기 부여 포인트로 아래의 것들을 이야기한다.


1. 직무 기술서를 버려라.
2. 자율을 부여하라.
3. 다수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하라.
4. 다양성을 포용하라.
5. 즐거운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라.


이 5가지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다. 하지만 그것을 기업에 적용하기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이런 고민을 한 두 번쯤 해본 이라면 100% 공감할 것이다.


* 해당 리포트는 아래의 주소로 들어가면 읽을 수 있습니다.

기업 창의성 경영하기
노용진 연구위원(LG경제연구소)
http://www.lgeri.com/management/organization/article.asp?grouping=01020200&seq=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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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점심 식사 대신 짧은 휴식을 취하면서 주말 신문을 읽다가 전적으로 공감가는 말이 있어 옮긴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의견이다.


브랜드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는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유통이 중요합니다. 팔아야할 곳에서 팔고, 팔아야 할 때를 알아내 적기에 팔아야 합니다. 언제 정가에, 언제 할인해 팔아야 할지 알고, 값을 할인해 줄 땐 어느 채널에 물건을 내놓아야 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유통 채널을 관리한다는 건 곧 브랜드 이미지를 섬세하게 관리한다는 말과 같아요. 또 브랜드 이미지를 잘 유지하려면 마케팅을 잘해야 합니다. 가령 우리 제품을 팔려면 소비자에게 무엇을 알려줘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

브랜드 비즈니스를 하는 CEO는 브랜드 이미지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해외 비즈니스를 한다면 외국어에 능통해야 겠죠. 무엇보다도 원칙에 입각해 판단하는 능력이 긴요합니다. 브랜드 비즈니스는 원칙이 무너지면 브랜드 자체가 붕괴하고 맙니다. 그런 점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 자체가 곧 브랜드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죠.

-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중앙Sunday 제188호)





유통이란 판매 채널 이상의 단어이다. 유통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손에 닿는 전 과정이며 최종 접점을 의미한다. 결국 브랜드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이다. 해당 브랜드를 구매하고 사용하면서 느끼는 경험의 전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해당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동안 고객이 느끼는 타인의 시선까지도 포함된다.

이러한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브랜드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다. 참 어려운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CEO나 브랜드 총괄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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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미래 - 10점
게리 해멀, 빌 브린 지음, 권영설 외 옮김/세종서적


경영의 미래
게리 해멀, 빌 브린(지음), 권영설 외 (옮김), 세종서적



 

익숙한 것에서 탈출하기, 관습과 싸워라, 고정관념 뒤집기, 핵심과 상반되는 가치, 새로운 원칙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원칙이 주는 힘, 경영 게놈을 밝히다, 경영 게놈의 재정립, 새로운 원칙의 실현, 변두리에서 배우기, 새로운 시각, 긍정적인 일탈자, 변두리를 주목하라, 주변부를 핵심으로 끌어들이다.



‘3장 경영의 미래를 상상하라’의 소제목들을 옮겨보았다. 나는 이 부분을 옮김으로, 이 책의 성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리 해멀은 기존 경영 전략이나 이론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현대의 경영방식은 왜 점점 더 시대착오적으로 보일까?



기존 방식의 경영을 고수하는 기업들과 경영자를 향해 새로운 방식의 경영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경영을 탈피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모두 패러다임의 죄수들이다. 관리자들은 목표를 달성하기에 앞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술이나 전략에서의 우위보다 리더십, 조직, 문화에 더 우선 순위를 둔다.


맥그리거 녹스와 윌리엄슨 머리가 저술한 ‘군사혁명의 원동력(The Dynamics of Military Revolution)’과 같은 책을 통해 전쟁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기술 우위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 전쟁에서 전술적, 전략적 우위는 단지 짧은 순간일 뿐이다. (...) 녹스와 머리는 장기간에 걸친 리더십이 군사학 이론과 조직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기업 경영은 책을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가령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


1. 회사의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덜 관리하면서 직원들의 자유를 넓힐 방법은 없을까?
2. 직원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커뮤니티 정신을 가진 회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3. 직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놀라운 헌신을 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목적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참 명확하게 답을 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이 책의 장점은 종종 이런 질문들과 이것을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이진 않지만, 대략적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 하다. 그리고 게리 해멀은 그 나름대로 경영혁신을 아래와 같이 정의 내린다.


경영혁신
- 창조적 사고방식을 제약하는 낡은 경영정설에 도전하기 위한 단련된 과정
- 접근 방법을 새로 밝혀주는 설득력 있는 새로운 경영 원칙
- 긍정적 괴짜들의 통찰력을 이용하는 엉뚱하지만 효과적인 경영 실무를 갖춘 조직



읽은 지는 몇 달이 되었으나, 이제서야 정리해서 올린다. 도전적인 기업 경영자이거나 부서의 책임자, 혹은 리더라면 이 책을 한 두 번 읽는 것은 단기적으로보다는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보다는 앞으로 경영이 어떻게 변할 것이고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변화하고 준비해야 되는가에 방점이 찍힌 책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한 부분을 인용해본다. 사람들은 최근 나온 책들을 좋아하지만, 게리 해멀은 오래된 책에서 지금 읽어도 생생한 시사점을 끄집어 낸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최신의 이론 보다는 오래 되었지만, 언제나 새로운 것이 아닐까 싶다.



프레드릭 W. 테일러와 동시대를 살았던 그녀(메리 파커 폴레트Mary Parker Follett)는 이미 탈공업화의 기초가 되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1924년에 출간된 저서인 ‘창조적 경험Creative Experience’에서 그녀가 제시한 몇 가지 관점을 살펴보자.

- 리더십은 권한의 행사가 아니라, 추종자들이 권한의 의미를 이해하는 정도를 증가시키는 능력이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더 많은 리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 의사결정을 내릴 때, 승패를 가름하는 적대관계는 당사자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논쟁의 여지가 많은 문제는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여 한 가지 관점을 강요해서가 아니라, 모든 이해 당사자의 다양한 시각을 통합하는 뛰어난 해결책을 얻기 위해 노력할 때 가장 잘 해결된다.
- 대기업은 지역 사회가 모인 곳이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은 이 공동체가 스스로 결정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때, 극대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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