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3

용유역 바다

9호선을 타고 김포공항에서, 다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그리고 다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용유역으로 가면 바다를 볼 수 있다. 큰 건물의 회센터가 있고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고 작은 배들을 떠있는 얕은 바다와 마주할 수 있다. 그냥 전철 타고 가서 회 한 접시 먹고 와도 좋을 것이다. 바로 옆엔 네스트호텔이 있으니, 하루 밤 보내고 와도 될 것이다. 아무런 계획 없이 훌쩍 떠나고 싶은 요즘이다.

김포공항을 날아오르는 베토벤

커다란 유리창, 여름의 열기와 도시의 먼지가 덕지덕지 붙은 흐릿함 너머로 김포공항이 한 눈에 들어왔다. 수 년 전 국제선이 사라지면서 김포공항은 예전의 땅을 상당수 잃어버렸다. 실은 하늘에서 내려앉는 비행기 속에서 바라보는 김포공항은 초라할 정도로 너무 작다. 수심 얕은 바다 옆에 바로 붙은 인천공항과 비교한다면, 김포공항은 집들로 둘러싸인 고립된 섬과 같다. 창 너머로 김포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보였다. 하나, 두울, 세엣... ... 1분, 2분, 3분, ... 13분, 14분, 15분, ... ... 가벼운 옷감의 운동복이 다 젖도록 나는 달렸다. 맨 처음 런닝 머신 위를 달렸을 땐, 꽤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세 번만에 적응했다. 나는 의외로 적응력이 좋다. 공중으로 자신..

출근길 풍경

늘 안개가 낀다. 한 계절이 가고, 한 계절이 오고. 강서구 방화동의 집에서 삼릉공원 사거리에 위치한 사무실까지 보통 1시간 반이 걸린다. 이건 지하철의 경우이고, 그냥 시내버스를 타면 2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몸이 피곤하거나 지각을 했을 경우에는 김포공항으로 가서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간다. 옆에서 보는 김포공항은 꽤 커보이지만, 하늘에서 보면 너무 작기만 하다.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 바다 건너 온 사람들과 함께 공항 버스를 타고 가는 출근길은 피곤하고 쓸쓸하다. 며칠 전, 드립 포트를 하나를 장만했다.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사무실 책상은 언제나 깔끔하게 사용하려고 한다. 결국 내 생의 긴장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다. 웃기 위해 노력한다. 낙천적인 성격이라 믿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