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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게리 위노그랜드Garry Winogrand(1928 ~ 1984) 




현대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르가 있다면, 그건 사진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적절한 작가가 있다면 바로 게리 위노그랜드가 될 터. 





예술에서의 모더니즘Modernism은 도시와 함께 시작한다. 보들레르는 근대 도시 파리를 걸어다니며 모더니티를 이야기하고 익명성에 주목했다. 그 도시의 산책자는 파리를 지나 뉴욕에 와 자리잡는다. 





거대 도시에서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전화를 거는 사소한 일상도 드라마가 되고 어떤 사건의 시작이거나 종결, 또는 클라이맥스가 되기도 한다. 모든 것들이 의미를 가지며 의미들 속에서 한 없이 가벼워진다. 거리에 나서면 발가벗겨지는 기분과 함께 그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희열에 들뜬다. 





길을 가다 아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만, 그건 매우 드문 일이다. 정해진 길로만 다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도시에서는 모든 것들이 모험이 되고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도시적 삶이 익숙한 당신은 천성적으로 모험가이면서 탐험가다. 

 



이제 안전한 사랑이란 없다. 도시에서는 사랑마저도 모험이며 탐험이 되고, 사랑을 찾기 위해 도시에서의 밤은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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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etmuseum.org/collection/metcollects/feature 

http://www.metmuseum.org/collection/objects?pkgids=279&feature=nineteenth-century-exhibition-pistols 



사진 이미지를 확대해서 보면, 그 장식의 정교함에 놀라게 된다. 그런데 이는 장식품이 아니라 실제 권총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전시 중인데, ~ 왜 요즘에는 이런 물건이 나오지 않는 걸까? 인건비 때문일까. 


하긴 이 권총을 주문하여 가지고 있었던 사람의 재력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라는 건 상상하고도 남을 일이긴 하지만. 





Roses

Vincent van Gogh (Dutch, 1853–1890)

1890



반 고흐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내 가슴을 후벼파는 듯하다(했다). 그의 정신적 고통, 혼란이 고스란히 페인팅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종종, 반 고흐를 좋아하세요? 얼마나 좋아하세요?라고 묻곤, 아, 반 고흐 시대였다면 '당신은 정신병자예요'라고 말한다. 너무 잔인한가. 하지만 알 건 알아야 하니까.


이것도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있는 작품이다. 


두 사진 이미지 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옮겨왔다. 

https://www.facebook.com/met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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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자 적다가 지우고 만다. 오랜만에 포티쉐드Portishead를 듣는다. LP도 있는데, 듣지 못하고 있다. 이런 밤, 구석진 까페, 옆 자리의 끊이지 않고 허공을 채우는 담배 연기 속에서 맥주 한 병 마시는 것도, 지친 인생의 대단한 위안이 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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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화가 단색회화(모노크롬)와 텅 빈 캔버스를 지나쳐서, 더 이상 사유하기(thinking & meditation)를 그만두었다면, 이제 사진과 비디오가 그 사유와 명상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회화는 계속 사유하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

* 빌 비올라의 비디오 아트가 비디오로 명상하는 경우를 보여준다면, 김아타의 저 사진은 사진의 명상을 보여준다.

*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의 범위는 비주얼 콘텐츠 뿐만 아니라, 그 콘텐츠를 담고 있는 TV 브라운관이나 낡은 TV 외장까지도 포함시켜야 한다. 백남준 이후의 비디오 아티스트들은 비디오를 사유의 매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였으나, 백남준은 그와는 달리 비디오/TV 라는 그 매체 자체에 매료당했다. 그래서 정신없고 현란한 백남준의 비디오 콘텐츠는 그 자체로서의 매력보다는 비디오/TV와 함께 결합될 때, 제대로 된 작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김아타의 기존 작품들을 떠올려볼 때, 위 작품은 다소 생뚱맞다. 하지만 저 아이디어는 너무 매력적이고 작품은 깊이있고 우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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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Michel Basquiat(1960~1988), Oct.12-Nov.12, 2006, Kukje Gallery






“장, 마약 좀 그만 해.”

그는 마약을 너무 많이 섭취했고 그의 육체는 액체 상태의 마약과 함께 뉴욕 거리를 유영했고 가루 상태의 마약들은 그의 영혼을 밝게 빛나는 저 세상으로 인도했다. 그의 영혼에 축복이 있기를.

청춘의 힘

청춘의 힘은 그 자신이 무슨 이유로 인해서인지도 모른 채, 고통스러워하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끝내 헤어나지 못할 수렁의 구렁텅이로 빨려 들어가 망가지고 있음을 끝까지 숨겨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더 나아가 몇몇 예술가들은 그러한 상태를 예술성으로,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로, 양식의 혁명으로 드러내기도 하며, 고통과는 무관한 지식들로 무장한 평론가들과 키치에 사로잡힌 대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일약 스타로 등극하기도 한다. 하긴, 장, 넌 너무 마약을 많이 했어.

낙서 속에 담긴 양성애, 또는 연애의 혼란

아무렇게나 그리지만, 그 속에 담긴 청춘의 힘은 원시적이며 제의적이다. 거친 대기와 건조한 시선 속에서 자신의 상처와 과거를 하나 둘 버려내며, 과거 이전의 과거, 아주 먼 곳으로 향하는 열망의 표상이다. 그것은 비워내는 힘. 하지만 모든 것을 비워내었을 때의 고독은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못한 채, 기름처럼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것. 원시성에의 추구는 성적인 차원에서의 빈곤을 수반하는 것은 아닐까. 생의 본질적 두려움 앞에서 벌벌 떨며, 영혼의 빈곤을 채우기 위한 사랑의 행각은 이 남자에서 저 남자로, 저 여자에게 이 여자로 그렇게 휩쓸려 다닌다.

내 사랑, 앤디

하지만 앤디는 사랑스럽기는 해. 그렇지 않니,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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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지음), 한기찬(옮김), 뉴욕 삼부작 The New York Trilogy, 웅진출판, 1996 초판2쇄.






어둠 속으로 나의 몸과 마음을 밀어 넣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게 되었을 때,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완전히 잊어버렸을 때, 내 실수와 과오, 내 조그마한 상처, 또는 내 고귀했던 사랑마저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을 때, 그렇게 되었을 때, 왜 누군가가 날 찾는 것일까.

소설은 누군가를 계속 찾아 다니다 그 누군가를 잊어버리는 방식을 택한다. 실은 오래 전부터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졌고 그것을 그 스스로 선택했으며 그렇게 남은 생을 보내기로 결심했는데 말이다.

그러니, 이제 날 찾는 따위의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래 전부터 세상은 나의 것이 아닌 타인들의 것임을. 그러니 불필요한 사람은 사라지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그 사람 대신 언어만 남아 허공을 떠돌게 된다.

노트에 빼곡히 쌓인 언어들이 스스로 자신을 지우고 자신을 감추고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할 땐 쓰레기통에 들어가버린다. 그렇게 자신을 지우는 것. 어쩌면 상처 입은 우리들의 목적이 아닐까. 이미 상처 입은 채로 태어났으므로 적어도 우리에겐 우리 자신을 지울 권리가 있는 건 아닐까.

참 재미 없는 소설을 읽었다. 팬쇼만 마음에 들고 나머지들은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제 꿈을 꿀 시간이다. 나를 지우는 꿈을 꿀 시간. 이 소설을 다 읽고 눈을 감고 나를 지우는 꿈을 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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