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의 (문학동네, 1996년 초판)을 꺼내 읽는다. 그리고 늘 생각나는 시 한 편을 옮긴다. 우리에게는 단종으로 알려진, 노산군이 17세 지은 시(詩)다. 원통한 새가 되어서 제궁을 나오니외로운 그림자 산중에 홀로 섰네밤마다 잠들려 해도 잠 못 이루어어느 때 되어야 이 한 다 할꼬두견새 소리 그치고 조각달은 밝은데피눈물 흘러서 봄꽃은 붉다하늘도 저 애끓는 소리 듣지 못하는데어찌하여 시름에 찬 내 귀에는 잘도 들리는고- 노산군(魯山君), , 1457년. 17세의 사내가 지은 시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1996년 이 시를 읽고 한참 울었다. 문득 이 시를 읽으며, 그 때의 상념에 젖는다. 이 시를 짝사랑하던 여대생에게 보내주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무모한 짓이었구나. 시인 오규원 선생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