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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옥토버 

2017.12.8 - 2018.1.31. 

아르코미술관 제 2 전시실 




몇몇 작품들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대단한 느낌은 없었다. 결국 설치작품들은 규모와 공간의 문제일까. 스펙터클이 중요한 것일까. 꼭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작품을 보기 전에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거나 들어야 한다는 것은 작품의 해석과 수용에 치명적이다. 결국 조형 예술이 활자언어에 종속되어 그것의 해석/비평에만 의지하게 된다. 무채색의, 별 감흥없이 서있다가 설명을 듣거나 읽었을 때야 비로서 '아'하고 반응한다면, 그것은 독립적인 조형작품이 아니다. 대체로 이 전시의 작품들이 그랬다. 


현대 미술은 너무 자주 비평적 언어에 종속되어, 먼저 개념적 어젠다를 설정한 후, 마치 개념의 설계도를 따라가듯 작품이 만들어지거나, 그렇게 전시된다. 러시아 혁명에 대해 살펴보면서 한국 현대를 이야기하고자 한 이 전시는 실패했다. 애초에 '러시아 혁명'은 우리로부터, 일반 대중으로부터 너무 멀리 있다. 즉 관객과 공감하기 어려운 주제다. 프랑스 혁명의 귀결이 '나폴레옹'이듯 러시아 혁명의 귀결은 '스탈린 체제'와 '냉전'이다. 차라리 혁명이 아니라, 혁명을 부르게 되는 상황에 주목하고, 그 상황에 대한 보다 나은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밀하게 말해 예술가의 역할로 보긴 어렵거나 제한적일 것이다. 


이상엽의 사진이나 양유연, 이우성의 작품은 이미 보았다. 양유연의 최근 작품은 처음이었으나, 그 변화가 나쁘지 않았다. 페인팅에서의 스타일의 변화는 사각 평면에 담긴 것 뿐만 아니라 사각의 평면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페인팅이 담기는 매체, 또는 형태도 중요하다. 이상엽의 사진은 잘 알려져 있는 작품들이다. 



전시 팜플릿에 이번 전시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옮긴다. 



- 지금도 자본주의는 여전히 지배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다른 체제로의 이행은 역사적 필연일 것이다. 비록 지금은 존속하지 않지만, 100년 전 인류의 한 사회는 자본주의와는 다른 길로 사회주의 혁명을 관철했다. 러시아혁명이라 명명되는 이 사건은 인류의 역사에 내재되어 있던 본성을 끄집어낸 사건이었으며,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라와 같은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이 전시 <<옥토버>>는 1917년 10월 러시아에서 일어났던 러시아혁명에 주목하면서도 한국사회에서의 계급투쟁과 계급적대를 한국의 근현대사와 당대의 운동을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 이처럼 <<옥토버>>는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지배/피지배 계급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계급적대와 계급투쟁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하며, 더 나은 사회와 체제를 이성적으로 열망하고 희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사회의 진보적인 힘에 대해 예술언어는 어떻게 응답하는지를 담아내고자 한다. 




양유연, 얼룩, 장지에 아크릴릭, 198x138cm, 2017




이상엽, 자본주의_모스크바, 종이에 잉크젯, 100x150cm, 2004



이상엽_울란우데, 부랴트공화국_Epson 9800 K3 ink, Hahnemuhle paper, monochrome_17×17 _2006


이상엽_모스크바, 러시아_Epson 9800 K3 ink, Hahnemuhle paper, monochrome_11×14 _2007 



이상엽의 사진 작품 몇 개 더 찾아 올린다. 사진이 좋은 점은 실제 보는 것과 모니터로 보는 것과의 차이가 다른 장르보다 덜하다는 것이다. 양유연이나 이우성의 작품은 실제로 봐야 하지만.. 



이우성의 아르코 전시 작품 이미지는 구하지 못했다. 대신 학고재 전시 풍경을 학고재 웹사이트에서 일부 옮긴다. 학고재






2009/02/09 - [예술의 우주/리뷰] - 그림 좋다 展 과 Propose 展 - 순수와 상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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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지 않아요?"라고 묻는다. 매서운 바람이 어두워진 거리를 배회하던 금요일 밤, 그림Grim에 가 앉았다. 그날 나는 여러 차례 글을 쓰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가끔 내가 글을 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지만 대답할 수 없다. 적어도 그것이 해피엔딩은 아닐 것임을 나는, 어렴풋하게 안다. 마치 그 때의 사랑처럼. 


창백하게 지쳐가는 왼쪽 귀를 기울여 맥주병에서 투명한 유리잔으로, 그 유리잔이 맥주잔으로 변해가는 풍경을 듣는다. 


맥주와 함께 주문한 음악은 오래되고 낡은 까페 안 장식물에 가 닿아 부서지고, 추억은 언어가 되어 내 앞에 앉아, "그녀들은 무엇을 하나요?"라고 묻는다. 그러게. 그녀들은 무엇을 할까.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할까. 콜드플레이가 왔다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나이는 시간을 먹고 나는 청춘을 먹었다. 게걸스럽게 먹는 사이, 많은 것들을 잃고 얻었다. 노트 한 장을 찢어 길게 반으로 접어, 한 쪽에 내가 잃은 목록을, 한 쪽에 내가 얻은 목록을 적는 사이, 계절이 가고 계절이 오고, 너무 하얀, 그녀의 창백한 볼을 닮은 눈이 내린다. 반쯤 마신 맥주 잔 위로 하얀 눈이 내린다. 하얀 눈이 쌓인다. 쌓인 눈 위로 서로 손을 마주 잡은 그들이 잔 위로 걸어나와 대학로 거리 어둠 사이로 사라졌다. 그렇게 취해가던 금요일 밤, 다행히 나는 그녀들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실은, 전화번호도 알지 못했다, ... 그리고 죽을 때까지 그녀들과 만나지도 못할 것이다. 


이 만날 수 없음은 얼마나 큰 행복인가. 적어도 나는 앞으로 그 찬란하던 고통을 받지 않아도, 그렇게 투명하던 눈물도, 끝없는 저주의 언어를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다시 볼 수 없을, 하얀 잔 위로 그 발자국처럼, 그 쓸쓸하고 아름다웠던 청춘의 발자국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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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서 '하나 둘' 짐싸는 예술가들…'예술의 거리'에 무슨일이? 이라는 SBS의 뉴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진실 한 가지를 보여준다.  대학로를 만든 것은 지금은 이전한 서울대학교와 무수하게 많았지만, 지금은 얼마 남지 소극장들이었다. 인사동을 만든 것은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화랑들과 갤러리들이었다. ... 높은 임대료와 문화예술에는 별 관심없지만, 유흥에는 관심 많은 대중들로 인해 사라져갔다. 그리고 이제 홍대로 넘어가나.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곳을 특색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은 정부도, 돈도, 기업도 아니다. 가난한 예술가들과 문화를 사랑하고 예술을 흠모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머무르는 곳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자신들의 화법과 표현 방식으로 그 곳을 채색해 나간다. 아마 십 년, 이십 년이 걸리는 일이겠지. 

그리고 쫓겨난다. 그 사이 예술가들은 계속 가난하고, 애호가들은 그들을 도와줄 만큼 넉넉하게 변한 것도, 엄청난 규모로 늘어난 것도 아니다. 대신 뭔가 보기 좋은 것들이 있는 것같이 보여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모여든 사람들 앞에 가게가 하나 둘 늘어났을 뿐이다.

쫓겨나는 풍경 속에서 부동산 소유주는 돈을 벌고 그 안으로 소비와 유흥만 꿈을 꾼다. 아마 문래동도 그렇게 되겠지. 지금이야 나름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지만, 그 곳을 아지트로 삼았을 때 얼마나 많은 공격들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런데 이건 장소를 옮겨가며 반복되는 종류의 일이 아닐까. ... 하지만 뭔가 잘못된 것같지 않나. 어딘가 잘못된 듯한 느낌이 들지는 않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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