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 4

뭉크와 나

Beach Landscape, Edvard Munch, 1889(출처: bofransson.tumblr.com) 모니카 봄 두첸의 책 을 다 읽은 것이 2주 전이고 간단하게 리뷰를 올린 것은 지난 일요일이다. 몇몇 작품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지만, 그걸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최근 올라가는 글들 대부분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긴 블로그에 올리는 글들 대부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만 그 글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흔적마저 내 기억에서 사라질 책과 그림에 대한 단상들을 메모해두는 용도랄까. 고료를 받고 쓰는 글과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전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나는 전업 블로거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 올리는 글들은 종종 아주 형편 없다. 어제 퇴근길, 바람 속에서 글 제목 하나를 떠올렸다. '그러나 뭉..

바티칸 박물관 전, 한가람 미술관

바티칸 박물관 전 Musei Vaticani - 르네상스의 천재화가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12. 12. 08 - 2013. 03. 31 대체로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 전시는 실망스럽다. 일반에게 잘 알려진 대중적인 소재- 인상주의나 바로크, 르네상스 등과 같은 단어가 들어가는 - 로 진행되는 기획 전시의 대부분은 복제화임을 밝히지 않는 작품들과 해외 미술관에서 대여하기 쉬운 유명 작가의 평범한 작품들로만 구성되고, 떠들썩한 매스미디어 홍보와 강남이라는 지리적 장점을 살린다. 그러나 이는 미술 전문가의 입장일 뿐, 일반 대중의 입장은 아닐 것이다.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모든 전시를 본 것이 아니기에 전시를 보러가지 말라는 의미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좀 더 좋은 전시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오래 전에 포스팅한 글이다.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린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미학이나 미술사를 공부하게 되면, 거의 매시간 듣게 되는 단어이지만, 그것을 가슴으로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는 극명한 지적 차이를 드러내게 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고전주의에 대해서 젊은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 첫 머리를 떠올리면 된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 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이런 시대에 있어서 모든 것은 새로우면서도 친숙하며, 또 모험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결국은 자신의 소유로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무한히 광대하지만 마치 자기 집에 있는 것처럼 아늑한데, 왜냐하면 영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