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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세계의 박물관 미술관 예술기행 - 유럽편 - 

차문성(지음), 책문(성안당), 2013년 초판/2015년 장정개정판 


좋은 책이다. 비전문가인 저자가 전문가가 되어간 과정이 녹아있다. 성실한 내용과 애정이 담긴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박물관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나,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특히 유럽 주요 도시에서 가기 쉬운 미술관/박물관을 선정해 보여주었다는 점도 이 책이 꽤 실용적임을 증명한다. 


내가 이 책을 읽은 목적은 유럽의 여러 도시에 흩어진 미술관, 박물관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이 책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책 제목 그대로 예술기행이다.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생페테르부르그 등의 도시에 있는 미술관/박물관에 대한 소개와 그 곳에 대한 간단한 느낌이나 감상, 그리고 소장 전시되고 있는 주요 작품들에 대한 짧은 안내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내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매우 부러웠다. 한 달 이상 파리에 체류하면서, 일 드 프랑스와 생-제르맹 거리를 오가며, 갤러리에만 있었던 건 아닌가 후회를 한다. 누구나 다 가는 루브르와 오르세만 간 걸 이제서야 후회하다니. 다시 가게 되면 꽤 오래 머무르며 작품들을 보고 와야 겠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작품들 대부분은 이미 여러 미술 관련 서적에서 본 내용들인 탓에, 빠르게 읽었다. 서양미술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유럽 여행객들이 미술관 관람이 목적이 아닌 만큼, 이 책에서 언급된 도시에 가게 될 경우, 이 책은 꽤 유용할 수 있겠다. 



렘브란트, <예루살렘의 멸망을 탄식하는 예레미야>, 1630,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Rijksmuseum)


구약의 선지자 예레미야를 그렸다. 렘브란트가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이런 깊이를 가진 작품을 그렸다는 건 놀랍기만 하다. 아마 그만큼 신앙심이 깊었을 것이다. 예레미야의, 고통을 지긋이 누르며 곤혹스러워하는 얼굴 옆으로 불타는 예루살렘이 보인다. 바로크 특유의 명암법은 화면 전체를 감싼다. 한 쪽은 밝고 한 쪽은 어둡다. 하지만 밝은 쪽은 슬픔으로 가득하고 어둠 속으로는 절망감이 감돈다. 그리고 팔을 괴고 있는 모습 아래로 성경이 보이고 그 밑으로는 바빌론의 왕 느부갓네살로부터 받은 금은보화로 보이는 것들이 놓여져 있다. 전체적으로 사선으로 비스듬하게 기대고 있는 예레미야의 모습을 통해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바로크의 고민이 보인다. 확실하 바로크는 과거를 향하지 않는다. 미래로 열린 양식이다. 한 쪽은 밝고 한 쪽은 어둡다. 그러나 우리 시선은 어두운 쪽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래서 저 반짝이는 금속물질의 물건은 참 흥미롭기만 하다. 


이 책에선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을 소개하면서 이 작품을 언급했다. 위 설명은 내가 별도로 작성한 것이라 책 내용과는 다소 다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작품이 눈에 들어왔는데, 마네의 베르트 모리조 초상화와 렘브란트의 위 작품이었다. 마네와 베르트 모리조의 관계에 대해선 다음에 한 번 언급하기로 하자. 혹자는 19세기 미술사 가장 아찔한 로맨스라고도 하니 말이다. 대체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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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rino Respighi 

- The Pines of Rome (Pini di Roma)

- The Birds (Gli uccelli)

- Fountains of Rome (Fontane di Roma) 


London Symphony Orchestra 

Istvan Kertesz 



이스트반 케르테츠 박스 세트에서 시디 한 장을 꺼내 듣는다. 어디선가 들어본 선율이라 여겼지만, 확신할 순 없었다. 다만 무척 극적(dramatic)이다라는 느낌. 부드러우면서도 굵은 선율의 흐름이 지나가며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아마존의 어떤 이는 그 스스로 레스피기의 팬이라면서, 이 앨범이 최고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하긴 나는 레스피기를 잘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바로 이 음반에 빠져 며칠 째 이 음악만 듣고 있으니까. 



데카에서 나온 박스세트. 이스트반 케르테츠의 런던 필 시절 주요 음반들을 모아 낸 것이다. 한창 전성기였던 1973년 불의의 사고로 요절한 지휘자라, 아는 이들만 알지만, 20세기 후반 최고의 지휘자들 중의 한 명이었다. 


박스세트 10번째 시디에 오토리노 레스피기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http://www.bandinlunis.com/front/product/detailProduct.do?prodId=7474286 



아마존에서는 해당 음반을 구할 수 있다. 

http://www.amazon.com/dp/B000025UK9/ref=cm_sw_su_dp 



아래 유튜브는 본 음반에서 세 번째 연주된 <로마의 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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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미술 수업 - 8점
최선희 지음/아트북스


런던미술수업
최선희(지음), 아트북스




매우 실용적인 책이다. 그러면서 재미도 있다.

수필 식으로 정리된 그녀의 글은 쉽게 읽히고, 또한 일목요연하다. 깊이 있는 내용이 담긴 책이라기 보다는 그녀가 어떻게 미술계로 들어오게 되었는가, 그리고 미술계에서 어떤 일들을 했는가에 대한 책이다.

미술 전공자가 아닌 저자가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어떻게 미술계로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미술계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어떤 활동을 하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읽기에 따라서는 다소 신변잡기적이라고 여기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되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미술 종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해외에서 미술 전시나 미술 시장 종사자가 되기 위해 요구하는 여러 역량이나 스킬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국내에 나온 여러 책들 중에서 미술계에서 일하고 싶은 젊은 이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책 중의 한 권이다. 








Comment +4

  • wooyeons 2008.03.19 23:39 신고

    오! 읽어봐야겠어요!

    • 재미있게 읽었어요. 깊이 있는 책이라기 보다는 진솔하게 쓴 수필집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쓴 게 좋은 것같아요. : )

  • 드디어 읽었어요.
    읽고나서 써주신 댓글을 다시 읽어보니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사실 그대로만 쓴 게 마음에 들었어요. 이렇게 힘든 걸 나는 이렇게 했다.. 이런 식의 글이 아니어서 참 마음에 들었어요. ^^

    • 글 쓸 때, 욕심 부리면 글 모양새(문장)가 이상해지고 내용도 억지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아요. ㅎㅎ. 그런데 너무 욕심 부리지 않으니까, 재미있고 유쾌하게 읽히는데, 두고두고 다시 읽어야 하는 종류의 책은 아니죠. 글 쓰는 이 뿐만 아니라, 뭔가 창작하는 이들이 늘 부딪히는 문제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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