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턴테이블이 두 개 있을 때의 지저분한 내 방의 일부 어제 방 청소를 했다. 방청소라고 해 봤자 특별한 것도 없다. 이리저리 널린 책과 음반을 한 곳으로 모아놓고 방바닥을 한 번 쓸고 한 번 닦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것도 두 시간이 걸리니, 방 위에 놓인 게 책과 음반뿐만 아니라 몇 달 동안 쌓인 잡동사니까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가 크리스마스가 있다는 사실을 며칠 전 TV 뉴스를 보고 알았다. 시간 감각이 없어진 탓이다. 하긴 크리스마스야, 아이들 세상이니 아주 어정쩡하게 끼인 나이에 크리스마스에 대한 감흥 따위를 기대한다면 그건 무리다. 방에 앉아 척 멘지오니의 산체스의 아이들과 케니 드류의 피아노, 벨앤세바스티안의 초기 앨범을 오가며 듣다가, 아예 작정을 하고 꺼낸 것이 베트벤 교향곡..